<그리스인 조르바> 서평

Posted at 2009. 9. 16. 21:03// Posted in 책을 쓰자

진정한 자유를 추구한 야생마 - <그리스인 조르바>

그리스인 조르바/니코스 카잔차키스/이윤기 옮김/열린책들, 2008년 신판

 

“카잔차키스가 그리스인이라는 것은 비극이다. 이름이 카잔초프스키이고 러시아어로 작품을 썼더라면, 그는 톨스토이, 도스토예프스키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콜린 월슨, 영국 문예비평가

 

'그리스인 조르바‘의 저자 니코스 카잔차키스는 현대 그리스 문학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거장으로 평가받는다. 그의 작품은 ’끊어오르는 활력과 열정적인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통찰력’으로 인간 본성에 대한 높은 예술적 경지를 보여준다. 1883년 그리스 크레타 이라클리온에서 태어난 그는 소년 시절 수도승이 되고자 하였다. 하지만 ‘육체를 부정하는 고행을 통하여 천국에 이르려는 수도승’의 이기적인 모습을 목격하고 새롭게 ‘육체적 쾌락의 중요성’을 긍정하면서 삶의 태도가 달라졌다. 이 후 그의 일생은 ’신과 인간, 천사와 악마, 육체와 영혼, 물질과 정신, 보이는 존재와 보이지 않는 존재, 내재적인 것과 초월적인 것, 사색과 행동 등등의, 영원히 모순되는 반대 개념에서 하나의 조화를 창출하려는 끊임없는 투쟁‘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그의 독특한 행적은 그의 작품에서 잘 나타난다. 그의 작품 중 대표작 ‘그리스인 조르바’는 희곡 및 안소니 홉킨스 주연의 영화로도 유명하다. 또한 이 작품은 그를 세계적인 소설가의 반열에 올려놓는데 결정적인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소설의 주인공 조르바는 야생마와 같은 자유인이다. 실존 인물이기도 한 조르바는 틀에 박힌 속세의 도덕의 기준을 초월하여 삶의 진정한 즐거움을 누리는 위대한 자유인이었다. 결혼은 공식적으로는 한 번만 하였으나 비공식적으로는 천 번 아니 수천 번을 하였으며, 질그릇을 만들기 위해 물레를 돌리는 데 거치적 거린다며 왼손 새끼 손가락을 잘라버리고, 도 닦는데 방해된다고 그걸 잘라 버린 수도승에게 그것은 장애물이 아니라 열쇠라고 일갈하였다. 조르바의 행적을 통해서 우리는 단순한 육체와 영혼의 이분법에서 벗어나 새로운 조화와 통합을 배울 수 있다.

 

현대의 소설들은 대개 개인의 사사로운 욕망과 감각적인 묘사에 치중한다. 이러한 흐름에 벗어나 근원적인 인간 존재의 본질을 전 일생을 통하여 치열하게 탐구한 카잔차키스의 가르침은 당신이 새롭게 세상을 바라볼 수 있도록 훌륭한 길잡이가 될 것 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