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_체호프 단편선

Posted at 2011. 3. 26. 12:37// Posted in 이 책 읽어 보세요
체호프단편선(세계문학전집70)
카테고리 소설 > 러시아소설
지은이 안톤 체호프 (민음사, 200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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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 의사의 고단함, 러시아 민중의 일상, 미녀, 평범한 등장 인물 & 평이한 사건

문체: 극작가 답게 장면, 장면을 잘 묘사했다. 쉽게 쉽게 속도감 있게 읽힌다.

주제: 작품마다 달라서 전체를 간통하는 작가의 주제는 잘 모르겠다.

감상: 하나의 작품마다 하나의 이야기가 있으니 이해하기가 쉬웠다. 나의 글도 이것저것 쓰려고 하지 말고 하나의 이야기, 하나의 주제에 집중하도록 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하나의 주제가 선명하게 드러나는 단편 소설 장르의 특징이 선명하게 드러난 책. 세계 3대 단편 소설가 라는 체호프의 10개의 단편 모음.


도스트에프스키 등의 러시아 소설처럼 지리하고 어려운 심리 묘사가 없는 편이라 비교적 쉽게, 잘 읽혔다. 하지만 여전히 소설 장르는 나에게 사회 분야 책 보다는 어려운 편이다. 실제 감응도 크지 않다. 아직 나에게 '소설읽기'는 여전히 많은 공부가 필요하다.

 

 p.108 (베로치카) 그가 그 고백을 그다지도 서툴고 무뚝뚝하게 <거절>했다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았다.... 상식 있는 진실한 인간도 자신의 선의에 반하여 가까운 사람에게 까닭 없이 가혹한 고통을 줄 수가 있는 것이다.

 

p.113 (미녀) 그 순간 내 머릿속으로 휘익 불어오더니 권태며 먼지와 같은 오늘 하루 동안의 찌거기들을 한꺼번에 날려버리는 것이었다... 당신은 푸른 갈대밭이 고요한 강물에 어울리듯 그녀의 검은 곱슬머리와 눈썹이 그 이마와 볼의 부드러운 하얀빛에 어울린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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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는만큼성공한다김정운교수가제안하는주5일시대일과놀이의심리학
카테고리 자기계발 > 성공/처세 > 자기혁신/자기관리
지은이 김정운 (21세기북스, 200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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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
 여가, Work-Life Balance

문체 : ‘논다는 것의 정의도 잘 모르는 우리 나라의 평균적인 독자를 고려하여 친절하고 평이하게 서술함심리학을 전공한 저자답게 임상 사례도 풍부하게 다룸.

주제 우리 나라가 2만 달러 시대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건전한 여가 활동 장려가 필요함.

감상 : 반가운 주장그러나 별다른 깨우침은 없는 평이한 수준만약 그것이 이미 내가 충분히 여가를 즐기고 있어서라면 참으로 다행이다.

 

아쉬운 점 : 왜 노는 걸 경제 성장생산성 향상을 위한 창의성 발달에 결부시킬까노는 거즐거운 거행복한 거는 그 자체로 신성 불가침의 영역인데출판사의 판매 전략 상 어쩔 수 없는 요소이겠지만 아쉽다.

 

한 줄 평가

그저 폭탄주 마시고 노래방 가고 단란주점 가고 명품 쇼핑하고 골프 치는 것만이 여가 활동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심리학으로 풀이한 건전한 '여가활동 정의에 관한 보고서

 

#0 안식년 1

모든 유태인은 6년을 일하면 1년의 안식년을 가진다고 한다그러기에 그들의 생산성이 뛰어나다나는 7 9개월을 일하고 4개월의 안식기간을 가졌다. (비록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앞으로 5년을 더 일하면 나도 1년의 안식년을 가지겠다.

 

 1년 동안 여행을 가고 여행을 다니며 유성용의 '여행 생활자'와 같은 책을 쓸 것이다.

 

아무튼 모든 계획들은 세우고 나면 기분이 좋아진다비록 또 하나의 공수표 남발이지만.

 

#1

p.61 그럼 도대체 어떻게 해야 오버씽킹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까정말 중요한 일에 몰입하면 된다여기서 정말 중요한 일이란 자기가 정말 재미있어 하는 일을 뜻한다이렇게 이야기하면 많은 사람들이 당황해한다재미있는 일이 중요한 일이라니이렇게 묻는 이들에게 나는 되묻는다아닌가자기가 정말 재미있어하는 일만큼 중요한 일이 또 어디 있겠는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건 내가 가장 재미있어 하는 일을 찾는 것이다그리고 그것을 끊임없이 해야 한다이 때 중요한 건 '끊임없이찾아야 한다는 것이다사람의 환경은 계속 변화한다만나는 사람들이 달라지고 사는 공간이 변화한다그에 따라 사람의 마음이 진화하는 건 불문가지다따라서 재미있어 관심사도 끊임없이 변화한다그 변화를 거부하지 말고 받아들여야 한다.

 

그 변화에 따라 끊임없이 자신이 원하는 일을 찾고 또 그것을 실행하자그러면 세상이 살만할 것이 될 것이다당연한 거 아닌가매 순간이 재미있다면 전체 인생이 어찌 즐겁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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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참석한 저자 강연회.




강의 내용과 강사님 스타일이 나랑 코드가 잘 맞았다.

무언가 아카데믹하게 촘촘히 따지기는 싫다, 그래도 아는 척은 조금하고 싶다. 먹물근성 혹은 허영심 - 잘 충족시켜 주었다.

통상적인 유럽의 철학사와 역사를 뒤집는 해석들이 흥미로웠다. 

'개인의 발달' 이라는 관점에서 1415년 Hus 이 후 전체 유럽 사회의 철학 흐름을 역사적 사실과 함께 연계해서 쭈욱 훑어 주는데 쏘옥 빨려 들어갔다. 특히 교과서에서 찬양 일색이라고 배웠던 1789년 프랑스 혁명을 그냥 깔아 뭉개는데 참 속 시원했다. 그뿐만 아니라 19C 전체를 니체가 의미한 사생아 같은 시대(?, 적절한 표현인가)라고 걍 퉁치고. 

개인주의를 '긴장'에 주목한 게 특히 공감이 갔다. 세상과 나와의 긴장이 없다면 진실을 추구하는 진정한 개인주의는 발달할 수 없다는 니체의 해석을 명쾌히 설명해 주었다. 나 역시 내 속의 불만이 없었다면 '집단의 혐오', '자유의 옹호'는 생각하고 살지 않았으리라. 아마도 내가 지금 이민을 꿈꾸는 호주, 뉴질랜드 등에 살았다면 집단이니 개인이니 이런 어려운 개념은 생각도 안 하고 그저 편하게 살았겠지. 그런데 고맙게도 우리 사회 그것도 명바기 밑에 살아가니 이런저런 분개도 하고 그 분개를 없애려고 철학 공부도 하고 그러는 것 같다.

이런저런 측면에서 내 마음에 드는 강의다. 내가 나를 표현하는데 왜 '개인주의'인지 조금 설명이 될 것 같기도 하고. 저자분과 페이스북 친구도 맺고 앞으로 계속 만날 수 있을 것 같아 흐뭇하기까지 하다. (@bangmo77)

그런데 굳이 딴지를 걸자면.... ^^ (절대 악의는 아니고)

우리 사회가 돈, 성공, 웰빙의 가짜 개인주의가 아니라 자아, 진실을 추구하는 진짜 개인주의가 탄생하기에 적합하다는 저자의 주장은 '오바'라는 생각이 든다. 군대가 엄연히 존재하고 북한이라는 현실적인 적이 폭탄도 던져주는 마당에. 그리고 학연, 지연 말하는 건 이제 식상할 정도로 뿌리 깊은데. 

개인이란 '입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성급한 생각이 드는데 혹시 저자님도 과거의 운동권 경력에 대한 너무 과도한 자기 비하, 자기 합리화가 아닐까 라는 의심도 살짝. 이재오, 김문수에서 느낀 불쾌함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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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이라불리는기적집단을벗어나참된개인으로비상하라
카테고리 인문 > 인문학일반 > 인문교양
지은이 박성현 (들녘,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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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 : 개인주의
문체 : 역사를 서술하는 방식, 잦은 니체 발췌
주제 : 개인주의 옹호. 단, 여기서 개인주의는 개인의 돈, 성공, 웰빙 등의 단순 쾌락 추구가 아니라 자아와 진실을 추구하는 존재로서 개인을 의미.
공감 : 니체가 말한 낙타, 사자, 아이의 개념에 맞게 집단의 굴레를 벗어나서 개인을 옹호하는 것은 충분히 공감이 간다. 하지만 이재오, 김문수처럼 자기 반성을 넘어서 자기 비하를 하는 것 같은 운동권 어투가 거슬린다. 그래서 그런가? 전반부 유럽의 철학 역사를 서술하는 부문에서 잘 읽히는 책이 갑자기 후반부 한국으로 넘어오면서 논리의 비약으로 이어진다. 마치 영화 '아이들'처럼 책을 2권 읽는 듯한 불편한 느낌이다.

발췌
 p.48 - 공포와 질투 : 떼가 개인을 조종하는 강력한 방법이다. 우리 사회의 만연한 공포와 계급 투쟁을 보라. 한숨이 나온다. 하지만 개인의 원동력은 용기다. 불안이 아닌 용기야 말로 개인이 진정한 자아로 재탄생 될 수 있는 밑거름이다.
불개와 장군, 악마와의 거래 p.101 프랑스 혁명 1789은 광기에 사로잡힌 집단의 마수로 끝나다. 나폴레옹은 유럽에 국가의 힘을 보여주고 유럽은 근대 국가가 탄생하는 시기로 접어들었다.
두 명의 예언자 p.120 오직 키에르케고르, 니체만이 개인을 긍정하였다. 진실, 영혼을 강조하였다. 그러나 키에르케고르는 신앙을 긍정하였고 니체는 오직 개인만을 긍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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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소소한일상달달한행복놀이30
카테고리 시/에세이 > 테마에세이 > 포토에세이
지은이 강미영 (비아북,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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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큼한 핑크색 표지만큼 발랄한 책. 한번에 쭈욱 가볍고 경쾌하게 읽히는 맛이 특히 좋다. 
읽고 나면 반복되는 나의 일상에도 재미있는 사건들이 많이 있군!! 라는 신선한 깨달음을 준다.
또한 파브로 곤충기 스타일의 30대 초반 싱글 여성의 일상을 섬세하게 관찰하는 재미도 있다.

"일을 했으면 성과를 내라" 라는 류의 현재를 희생하라는 메세지가 아닌
현재를 즐겨야 미래가 있다 라는 니체의 "영원회귀"를 떠오르게 만드는 좋은 책.

하지만 아쉬움도 있다. 즐겁게 세상을 살기 위해서 왜 꼭 "소비"를 해야 되는 것인지.
물론 우리 사회에서 돈은 곧 자유다 라는 명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겠지만
꼭 무언가를 사서 이쁘게 꾸미고 여행을 떠나야 세상이 즐거워지는 건 아니지 않은가? 

읽고 나서 조금은 허전하였다. 

이 대목에서 제발 그래서 어쩌라구 라며 성급히 대안을 요구하지 않았으면 한다.
무조건 대안을 요구 할께 아니라 자신의 삶이 얼마나 '돈'에 구속되어 있는지
좀 더 천천히 자신의 주변을 돌아보는 여유를 가지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다. 

p.s
최근 철학책을 보고 있다보니 세상이 삐닥하게 보인다.
서평도 굳이 외눈으로 쓰는 것 같아 나 스스로 재수없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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