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혈인 차별은 피해자의 몫?

Posted at 2010. 8. 2. 12:52// Posted in 이 책 읽어 보세요

까만달걀/벼릿줄 지음, 안은진.노석미.이주윤.정지윤 그림 / 샘터사 / 2006년 10월

한 도서관 한 책 읽기 운동의 일환으로 준비하는 독서 토론 모임을 위한 논제 뽑기.

논제 방향

. 차별은 당하는 사람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차별을 하는 사람의 문제이기도 하다. 아니 오히려 심각하다. 먼저 차별을 한다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하기에 그리고 자신도 빈부 격차, 지식의 유무로 차별을 당할 밖에 없기 때문에. 그래서 나는 이번 책에 대한 논제를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에게 초점을 맞추고 싶다.

. 피해를 당하는 사람은 결국 상처를 주는 가해자가 아닌가? 따라서 가해자의 반성 없이는 결코 어떠한 용서도 있을 없다. ‘밀양’의 문제 의식. 과연 누가 누구를 용서한다는 말인가?

책의 문제점

1) 혼혈인도 같은 한국인인데 그들이 피해를 당한다는 관념에 갇혀 마치 우리 민족, 혹은 단일 민족이 우수한 것인 마냥 호도하고 있다. 과연 우리 민족이 사는 대한 민국은 만한 나라인가? 단일 민족으로 지키고 싶고 자랑하고 싶은 가치가 무엇인지 의문이 든다.

출산율 꼴찌, 자살율 1위라는 우리 나라의 자화상. 거칠게 표현하면 태어나기는 싫고 죽고만 싶은 우리 나라이다. 정도면 그대로 지옥 자체가 아닌가?

2) 책의 소설들은 배경(혼혈)-전개, 갈등(편견)-반전(상처)-종결(화해) 도식화 있다. 하지만 갈등의 봉합은 항상 피해자에게 초점이 맞추어 진다. 작가들은 피해자를 타자로만 인식해서 그런지 문제의 원인과 해결이 철저히 그들에 의해서만 이루어진다. 이런 식의 문제 의식이라면 치유는 미봉책에 그치고 상처의 내상은 커져만 가는 아닌가? 과연 누가 누구를 용서한다는 말인가? 아쉽다.

인물소개

필리핀인 엄마를 부끄러워하던 아랑이, 까만 달걀을 가지고 학교에 오신 아빠를 재현이, 아비를 찾아 베트남에서 한국까지 경주, 학교 짱에게 뒤돌려 차기를 날린 경민이, 조센징/쪽발이로 상처받은 달이

논제별 자유 토론

1) 인상 깊은 대목을 발췌하고 한두 문단을 낭독해 주세요. 그리고 책을 읽고 소감을 자유롭게 이야기해 주십시오.

 

2) 책에는 필리핀인 엄마를 부끄러워하던 아랑이, 까만 달걀을 가지고 학교에 오신 아빠를 재현이, 아비를 찾아 베트남에서 한국까지 경주, 학교 에게 뒤돌려 차기를 날린 경민이, 조센징/쪽발이로 상처받은 달이가 등장합니다. 가장 애착이 가는 아이는 누구입니까?  간단히 이유를 설명해 주세요.

 

3) 만약 여러분이 베트남에 딸을 남겨둔 조덕기 씨라면 어떻게 했을까요? 늙어서라도 자식들을 찾았을까요? 아니면 처음부터 베트남을 떠나 한국으로 돌아오지 않았을까요?

 

4) 책에서처럼 우리는 우리 주위의 혼혈인 들에게 단지 혼혈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하곤 합니다. 하지만 우리 역시 미국이나 유럽에 가면 피부색이 노랗다고 김치 냄새 난다고 같은 차별을 받습니다. 차별의 원인이 무엇이며, 원인을 제거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5) 책의 달이 아버님은 일본인입니다. 그는 일본이 저지른 잘못을 사과하기 위해서 위안부 할머니들의 쉼터인 ‘나눔의 집’에서 봉사 활동을 합니다. 과연 우리는 어떻게 일본으로부터 용서를 받아야 할까요? 그리고 일본은 어떻게 용서를 해야 되는 것일까요?

 

6) 유명한 가수 ‘인순이’, 미식축구 스타 ‘하인스 워드’는 존경받는 연예인, 운동 선수 입니다. 피부가 까만 혼혈인 이지만 열심히 노력하여 성공한 케이스 이지요. 하지만 연예인 존경받는 혼혈인 학자, 정치인은 없는 현실입니다. 그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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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태어나길 잘 했다.

Posted at 2010. 8. 1. 11:30// Posted in 이 책 읽어 보세요

9월달부터 시작하는 서울 문화재단 한 도서관 한 책 읽기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각 도서관마다 독서 토론을 한다. 여기에 독서 토론 운영자라는 타이틀을 달고 참여한다. 그래서 준비한 내용.
(독서 토론 전문가란 명함을 달고 돈을 받아야 한다. 엄청 부담이다. ㅎㅎ)

이 세상에 태어나길 참 잘했다
박완서 글/한성옥 그림/어린이 작가정신


논제
. 책의 후반부에 아들은 쓸쓸히 한국 드라마를 보시는 아버지에게 안마를 해 주십니다. 태어나서 제대로 아버지 얼굴도 모른 체 자란 아이가 처음으로 아버지와 진심 어린 신체 접촉을 하는거죠.  그런데 아버지는 묵묵히 보시던 TV만 봅니다. 여러분이 아버지라면 어떻게 했을까요?

. 이 책의 제목은 ‘이 세상에 태어나길 참 잘했다’ 입니다. 작가는 무엇이 세상 살아가는 이유라고 말하고 있나요? 그리고 여러분은 언제 이 세상에 태어나길 참 잘 했다고 생각하나요?

. 주인공 ‘복덩이’는 지 어미를 죽이고 죽이고 태어난 아이입니다. 하지만 다행히 성격이 비뚤어지지 않은 건강한 아이입니다. 어떤 힘으로 가능 하였을까요?

. 이 책에서 이모는 돌아가신 언니를 대신해서 복동이를 키웁니다. 친자식도 아닌 복동이를 정성스럽게 키우죠. 심지어 자신의 결혼도 복동이를 위해서 양보할 정도입니다. 여러분도 이처럼 자신의 핏줄이 아니더라도 잘 키울 수 있을까요?


짧은 감상
. 잘 노는 게 세상을 살아가는 이유이다. 자기 어미를 죽이고 태어난 ‘복덩이’ 이지만 친구들과 잘 어울리기에 구김 없이 잘 살아간다. 사람에게는 가족의 사랑 만큼이나 중요한 게 친구 관계이다.

책의 중간 부에 미국에 아버지 보러 간다고 했을 때 ‘복덩이’는 단지 친구들이 자기 몰래 영어 연수를 간다는 사실에 분해서 자기도 가야 한다고 결정 하였다. 나는 이게 단순히 아이의 짧은 생각, 혹은 작가의 설정이라고 생각되지 않는다. 어른들도 마찬가지. 가족보다 중요한 건 또래 집단에서 따돌림을 당하지 않는 것 이다.

. 불교에서는 윤회설을 믿는다. 하나의 생명은 죽어서도 사라지지 않고 계속 다른 개체로 생명을 이어간다고 한다. 그건 곧 하나의 생명이 태어났다는 건 다른 생명이 죽는다는 걸 의미하기도 한다. 이 책의 주인공 ‘복덩이’도 병약한 자기 어미를 죽이고 태어났고, 브라운 박사는 추운 겨울 날 자기 어미는 동사 했지만 자기가 알몸이 되더라도 어린 갓난 아기를 추위로부터 지켜 주었기에 살 수 있었다.

그들은 모두 자기 목숨을 바꿀 만큼 사랑했던 분들이 있었기에 생존이 가능하였다. 비록 그들의 어린 시절은 어미가 없어서 힘들었지만 그들은 태어날 때 부터 절대 사랑을 받고 태어난 것 이다. 그러고보면 이 세상의 모든 생명은 사랑으로 태어났다. 이 세상에 태어나길 참 잘 한 것이다.

발췌
p.17 예쁘면 머 하나, 아빠를 붙들어 두지도 못한걸. 아빠는 그 때 딱 한 번 나를 보고 나서 미국으로 이민을 가 버렸다.

p.111 나는 암만해도 가족보다도 친구를 더 좋아하나 보다. 그 애하고 친해지고부터는 아버지네 집에서 내가 겉도는 게 조금도 고통스럽지 않았다.

p.151 이 세상에서 아무도 그를 반기지 않고 사랑하지도 않았을 거라는 생각은 소년으로 하여금 이 세상의 아무것도 사랑할 수 없게 만든 겁니다.

p.152 아무렴 달라지고 말고요. 나 같은 게 이 세상에 왜 태어났을까, 하면서 살 때하고 이 세상에 태어나길 참 잘했다, 하면서 사는 세상이 같을 수가 없죠. 앞의 것은 원망이고 뒤의 것은 감사니까요.

p.153 그 아이가 나를 보고 “너 울었니” 하는 걸 보니 내 눈도 글썽한가? 어떻게 안 우냐? 나야말로 어떻게 태어난 목숨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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