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한겨레 21에서 영어 교육 열풍 관련 글을 읽었다. 시사 주간지에서 머리기사로 나올 만큼 커다란 열풍을 가져온

최근 영어 현상에 대해서 나도 나름 할 말이 있다.

사실 나는 2년째 새벽에 일어나 영어 학원을 다니고 있다. 실력은? ~~~ ㅎㅎ 잘 알면서.

 

나는 영어는 곧 우리 사회의 새로운 신분제의 상징이라 생각한다.

영어를 잘 하면 20%의 상류층 못 하면 80%의 서민층.

명박이답게 취임도 하기 전에 확실한 명박이의 성장 비전을 보여주고 있다.

못 사는 사람 더욱 못 살게 하여 잘 사는 사람 더욱 잘 살게 하는 신 자유주의.

 

하지만 영어를 잘하고 못 하고는 영어에 얼마나 돈을 들이 부였느냐? 라는 것으로 좌우된다 생각한다.

즉 가장 큰 요소는 돈이 있고 없음이다.

 

영어 능력, 그 중에서 최근에 중시되는 영어 말하기, 듣기 능력은 영어 환경에 얼마나 많이 노출되었냐에 따라 많이 좌우된다.

우리가 잘 아는 학교 교실이라면 영어로 말하고 영어로 이야기하고 듣고 하는 그런 환경은 불 가능하다.

50명이 넘는 교실에서 가장 큰 덕목은 조용히 하는 것이다. 떠들면 안 되는데 무슨 영어 듣기냐 영어 이야기이냐?

 

우리처럼 학교 교실에서 열심히 읽기만 하였다면 영어로 한 마디만 하려고 해도 울렁되기 일쑤다. (영어 울림증이라 한다.)

어려서부터 사설 영어 말하기 전문 학원에 다니거나 외국에서 살다가 와야 그 나마 영어로 듣기, 말하기에 두려움이 없어진다

한 마디로 집에 돈이 어느 정도 있어서 학원이나 어학 연수를 다녀 와서 자신감이 있어야 한다.

 

얼마 전 신문 기사에서도 부모의 경제적 능력과 성적의 상관 관계가 가장 높은 과목이 영어라고 한다.

실제로 영어 선생님 여자 친구가 안산에서 과천으로 학교를 옮긴 경험이 있는데

과천과 안산은 많은 차이가 난다고 한다. 한 예로 안산에서는 수업 시간에 자기가 영어로 발음을 해도 무리가 없었는데

과천에서는 발음 문제로 수업 시간에 자기가 말하지 않고 꼭 테이프를 틀어 놓는다고 한다.

소위 살다 온애들이 많아서 자기가 말한 발음이 이상하면 학생들이 유창한 발음으로 무슨 말이냐며 질문을 한다고 한다.

 

대략 영어 성적이 더 중요해지면 강남에 살아서 영어라도 잘 했던 아이들은 더욱 유리한 세상이 될 것은 뻔한 결과일 것 같다.

 

학생은 그렇고 항상 짤릴 걱정을 하는 직장인 모습은... 즉 나의 모습은 어떤가?

상시 구조조정 세상에서(우리 회사 창사 이래 최대 흑자인 작년에 5% 명퇴했다.) 어찌되었건 버티어 보려는 불안감으로

나는 나름 열심히 영어 공부를 하고 있다.

그래 열심히 하면 된다, “못 하는 건 니가 능력이 없어서 그렇고 니가 노력을 안 해서 그런거다라는 가엾은 노예 근성 하나로

오늘도 새벽에 일어나 학원을 간다.

 

하지만 어학 연수, 유학 갔다 온 넘 들은 가만히 앉아서도 배낭 여행 한 번 못 가본 나보다 훨씬 유창한 발음을 구사하고 있다.

그리고 내가 영어를 잘 한들 10억이 넘는 아파트가 내 것이 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p.s

10억이 넘는 아파트를 가질 수 있다고 한들, 그 걸로 집 없는 사람들을 착취하고픈 생각도 전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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