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인 151호 리뷰

Posted at 2010. 8. 5. 13:50// Posted in 책을 쓰자
시사인 151호 


내부 고발자 VS 행동하는 양심
이번 호 국정원, 위키리크스는 내부 고발자 혹은 행동하는 양심으로 같이 읽을 수 있는 기사다. 최근 채수창 강북 경찰서장 항명도 같은 범주이고.

난 여기에서 이러한 내부 고발자(다른 긍정적 의미의 단어가 잘 생각이 안 난다.)들의 실제 삶이 궁금하다. 위키리크스 기사의 대니얼 앨스버그는 사진에서 보니 신세가 훤한 것 같다. 79세에 박사까지 사회적으로 존경도 받는 인물인 것 같고. 그에 비해서 우리 나라는 어떨까? 대표적으로 <삼성을 생각한다> 김용철 변호사님은 잘 살고 있을까? 딴지일보 인터뷰(http://bit.ly/9mmPFG)를 보니 그렇게 웃기고 약간은 엉뚱해서 딴지일보스러운 분이 없던데 언론에 알려지기는 이혼남에 정신 이상자로 알려져서 세상의 질타를 받고 있다. 반대로 박종철 고문 사건의 안상수 대표는 잘 사는 것 같고.

우리도 위키리크스 처럼 이런 사이트를 만들 수 없을까? 어디 기부를 받아서 아예 재단 설립을 하면 어떨까? 이 분들 모두 ‘밥은 먹고 다닐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도록. 물론 태생적 연관이 깊은 ‘시사인’이 앞장서면 좋고. ㅎㅎ

음.. 그리고 어떤 말이 좋을까? 부정적인 어감이 드는 내부 고발자, 폭로 이 외 뭔가 다른 단어가 있으면 좋겠는데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우리가 필요한 건 관심 혹은 애정, 실천?
‘최저 생계비 체험’ 이 기사를 쓴 기자의 어려움, 한숨이 아주 잘 느껴진 기사였다. 그만큼 숫자 하나하나가 살아서 내 가슴에 박히고 있다. 8만 7000원 짜리 반지하 방의 곰팡이들, 5000원 짜리 백반 한 번 먹는 것, 달걀 60개. 기사를 쓰고 있는 모니터 너머의 기자의 안타까움이 보이는 듯 했다. 그리고 공감이 많이 갔다. 대학 시절 1000원 짜리 학생 식당 밥도 궁했던 시절에 연애란 사치요 친구들과 돈이 없어서 만나지 못했던 ‘관계 단절’의 힘들었던 기억이 선명히 다가왔다. 잃어버렸던 ‘평등을 향한 연대’가 다시 한 번 떠오른다.

권용선 님의 에세이와 비교되면서 새삼 기자님의 진심에 감사를 표현하고 싶다.

머리 좋은 것이 마음 좋은 것만 못하고,
마음 좋은 것이 손 좋은 것만 못하고,
손 좋은 것이 발 좋은 것만 못한 법입니다.

관심 보다는 애정이, 
애정 보다는 실천이,
실천 보다는 입장이 더욱 중요 합니다.
입장의 동일함 그것은 관계의 최고 형태 입니다.

다시 한 번 떠오르는 신용복 님의 글이다.

‘평범한 중년의 활동가들’
활동가 한 명 한 명 그 한 명 한 명 사람에 주목한 이번 ‘4대강 바벨탑’ 기사 좋았다. 그 순하디 순한 평균 나이 43세의 다섯 명의 중년들, 고소공포증이 있어 답답하게도 30분 넘게 크레인을 올라가야 하는 분들의 진실함이 잘 느껴졌다. 트위터 전문을 기사에 인용해서 그 분들의 실제 목소리를 듣는 것도 신선했다. 다시 한 번 느끼지만 실제 발언권을 누가 가지는 냐에 따라서 전달되는 정보의 진실은 많은 부분 달라진다는 것을 느꼈다. 그들과 같은 평범한 회사원으로 그들의 마지막 멘트인 ‘살아 있습니다. 인간답게 살고 싶습니다.’의 울림은 크게 다가왔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기사에서 그분들의 약력 소개 수준에 그쳤는데 한 분 정도는 따로 박스 기사로 떼어내서 자세하게 소개를 해 주셨으면 어땠을까? 단순 나열식이라 감동을 주기에는 미흡했다.

<하우스 푸어>
이번 호 <하우스 푸어> 책 소개 기사는 아쉽다. 물론 시사인 기자가 아닌 외부 필진의 기사 이지만. ‘하우스 푸어’가 앞으로 ‘블루 오션’, ‘88만원 세대’처럼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개념어가 될 것이다, ‘자가 거주율’ ‘공급 부족’의 오류를 지적하는 것에 내용이 그치고 있다. 필자이신 '시골 의사'님은 다소 현학적인 설명에 그쳐서 정작 이 책의 핵심인 일반 사람들이 실생활에서 겪는 고통, 그리고 그 고통 너머의 사람들의 대박 혹은 자본에 대한 헛된 욕망을 밝히는 것을 놓치고 있다.

많은 일간지와 중복되기는 하지만 실제 주택 대출 비용으로 어려운 일반 월급쟁이들의 어려움을 다시 한 번 소개하는 게 의미가 있었다. 그리고 일본, 미국에서는 오히려 경제 불황 시기를 사람들의 가치관이 변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여기는 사람들도 많았다. 실제 자본, 물질의 가치를 넘어서서 자연과 소박한 일상에서 그동안 잃고 살았던 삶의 대안적 가치를 발견하는 사람들이 늘어났었다. 우리 나라에도 집에 대한 환상이 깨지면서 점차 이러한 가치에 주목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데 이러한 사람들의 실제 이야기에 주목해야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기타
. 편집국장님의 중국 관련 외교 관계 관련 내용이 2주 연속 나오고 있다. 굉장히 궁금하다. 자세한 후속 기사를 중국 특집으로 밝혀 주었으면 한다. 정녕 우리 나라는 1세기 전처럼 다시 한 번 강대국의 꼭두각시가 되고 있는 건가?

. 유장관의 ‘김정일 밑에 가서 살아야지’는 말은 정말 평균적인 우리 나라 기득권 세력의 인식을 대표하는 표현이라 생각한다. 이 분들의 머릿속을 자세히 해부하는 만화 혹은 에세이를 기대한다.

. 이정희 인터뷰는 기자가 던진 질문의 집요한 편향성이 오히려 좋았다. 어차피 주간지에서 바라는 게 일간지의 단순한 정보 전달, 객관성이 아닌 관점이 선명한 의견이기에.

. 사람 in 의 ‘강남 좌파’ 개념이 궁금하다. 과연 ‘강남 좌파’는 무엇을 의미할까? 그리고 그들의 한계 혹은 기여하는 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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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라도 빨리 시사인 라이브에 업데이트를 원하는 다급한 마음에 금요일이 아닌 화요일에 리뷰 올립니다. ^^

# 커버스토리
읽으면서 눈물이 조금 나왔다. 잡지를 덮고 분을 삭였다. 도대체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어떤 나라인가? MB는 괴물인가? 대통령 하나 바뀌었다고 세상이 이토록 달라지나? 

이런 중대한 일이 왜 그동안 언론에 알려지지 않았을까? 정말 세상 사람들이 하루라도 빨리 꼭 알아야 할 기사이다. 시사인도 시사인라이브에 빨리 기사를 올리고 독설(@dogsul)님은 트위터를 통해서 많이 알려야 한다. 이건 반드시 많은 사람들이 꼭 봐야될 기사이다. 경찰 특집으로 이건 철저히 조져야 한다.

이번 기사를 계기로 경찰 내부의 좀 더 많은 양심 선언을 바란다. 아무리 보수적인 경찰 집단이지만 이렇게 동료들이 파면이라는 극단의 조치를 당하는데 같은 경찰로 그냥 넘어가지는 않을 것 같다. ‘시사인’은 아예 새로운 잡지를 창간하지 않았던가?

그리고 우리 사회에는 이런 양심 선언 하신 분들의 근황을 좀 더 많이 알려주셨으면 한다. 어려운 용기를 내신 그러한 분들이 내부 고발자가 아닌 양심적인 사람으로 존경받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커버이미지
파면이라는 메세지가 가장 중요한데 표지에서는 그게 약하다. 추락의 느낌이 강한 이미지가 없을까? 아쉬웠다. 하기야 경찰 마크 자체가 낯설기도 하다. 상대적으로 검찰과 법원의 마크는 기억에 남는데. 반면에 ’경찰 바른말 하면 파면'은 이라는 표제는 입에 착 붙는다. 

#독자위원회의 힘(?)
이번 호는 독자위원회의 의견을 반영한 기사들이 많았던 것 같다. 그 예로 ‘무상 의료’ 편은 이해하기 쉽도록 실제 사례를 들어 친절하게 해설해 주셨다. 염지홍 대표 옷걸이 북스탠드 업 동영상은 친절하게 유투브 링크를 제공해주었다. 직접 보았는데 단축 URL은 주소까지 정확했다.궁금했던 진보대통합 관련 소식은 진보신당, 민노당 대표 분들을 초청했다. 

물론 이게 의도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아무튼 잡지를 읽는 내내 기분이 좋았다.

# 최저 생계비 한 달 나기
최근 한겨레 신문 사 <4천원 인생>을 읽고 충격을 많이 받았다. 보는 내내 가슴이 얼얼했다. 실제로 책을 덮고 조금 울기도 했다. 

기자가 실제로 체험을 하고 기사를 쓰니 머리가 아닌 가슴이 반응했다. 비참한 현실이 생생하게 잘 전달 되었다. 내가 자주 가는 음식점, 대형 마트 그리고 자주 보는 외국인 노동자, 공장 노동자들이 이렇게 사시다니. 우리 어머니도 이렇게 사셨겠지라는 당연한 생각도 들고. 읽고 나서 마트에 가면 그 분들의 얼굴을 보고 음식점에서는 절대 함부로 말하지 않게 되었다. 정말 가슴으로 다가와서 여운이 아주 컸던 책 이었다. 

이번 호 최저 생계비 기사처럼 시사인에서도 이런 체험 기사를 많이 만날 수 있으면 한다. 사람들이 단순히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받아들이도록. 그래서 조금은 내 삶을 변화할 수 있도록. 

#인턴기자
인턴기자 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생활 임금’, ‘치킨 세계화’는 앞의 기사와 연계해서 궁금증을 잘 해소해주었다. 상세한 자료 조사에서는 정성이 느껴졌고 문장도 깔끔하게 잘 읽혔다. 인턴이라는 이름을 빼도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했을 것 같다.

#안희정 인터뷰
안희정 인터뷰는 ‘딴지 일보’와 대비 되었다. (http://www.ddanzi.com/news/19680.html)
안희정 개인의 매력이 딴지 일보에는 잘 나타났다. 읽고 나서 그의 팬이 되고 싶은 충동이 들만큼. 실제로 안희정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이것저것 살펴보기도 했다. 그런데 시사인에서는 그런 매력은 없었다. 조금 차분하게 그를 바라볼 수 있었다. 두리 뭉실하게 현안에 대해서 말하는 그가 조금 의아 하기도 했다. 노무현 서거 시 울분에 차서 MB를 신랄하게 비판하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어떤 부문이 그의 참 모습인지 궁금하다.

그리고 왜 안희정 씨를 인터뷰했는지 배경 설명이 약해서 아쉽기도 하다. 그리고 좌희정 우광재의 이광재씨는 아이디어 뱅크라고 하던데 이광재 씨와 구체적으로 어떤 비화/차이가 있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기타
최근 2030 세대의 창업은 공공성, 나눔/소통이 이전 세대와 가장 큰 차이점이라 생각한다. 이전 세대는 단순히 돈을 많이 버는게 목적이고 성공하기 위해 아이디어는 되도록 숨기려 했다. 이게 핵심 차이점이라 생각드는데 이런 부문이 빠져 아쉬웠다. 그리고 실제 창업을 생각하는 분들에게 조언을 해 주었으면 좀 더 좋았을 듯.

정말 만화 이끼를 꼭 보고 싶게 만드는 인터뷰였다. 그와 똑같이 영화 이끼는 정말 보기 싫게 만드는 영화 평론이었다. 참 선명히 대비된다. 기사의 힘이란 무섭구나 새삼 알게 되었다.

치킨 기사는 정말 자료가 풍부했다. 고재열 기자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트위터를 활용한 그만의 무기이자 시사인의 강점일 것 이다.

진료비가 앞으로 어떻게 줄어드는지 실제 시나리오를 해 보면 좀 더 이해가 쉬울 듯.

나도 TV를 없애야 겠다. 친절히 카페 주소가 나와 있어 실천하기가 쉬웠다. 

강남 좌파 혹은 강남으로 가고 싶은 좌파의 자기 기만을 밝혀주는 기사를 만났으면 한다. 약간 다른 관점이지만 최근 에듀머니 제윤경 이사님 강의를 들을 기회가 있었는데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 정말 섣부른 재테크는 재앙을 가져오고 소비를 줄여야 한다는 걸 잘 알게 되었다. (http://bit.ly/cYmyCa) 시사인에서 이러한 기사를 만나 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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