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려서 컨디션이 영 메롱입니다. 중요한 것 빼 먹은 것 같고  고쳐야 될 것 같은데 걍 갑니다. -__-)

재수없다. 항상 '숫자'를 가져오라는 우리 팀장을 닮았다.
거침없다. 직설을 즐겨하시고 애매한 표현을 쓰지 않는다.
비영리 단체에도 저런 분이 있다니. 여자 분들이 많은 곳이라 비영리는 안 저럴 줄 알았는데.
비영리 말 그대로 돈이 안 되는 일을 하는 곳이다. 근데 저분은 어찌 저리 난리이지?
김재춘 '아름다운 가게' 정책국장 특이한 분 이다.

오늘 강의도 바로바로 지르신다.

아름다운 가게의 미션은 "전문성과 운동성을 겸비한 조직"이다. 비영리 단체라고 단순히 아마추어가 모인 조직이 아니다. 비영리의 순수성에 갇혀서 정체된 활동들 또한 거부한다.  비영리도 끊임없는 경쟁과 자기 발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하긴 개인의 발전이 조직의 발전을 이끄는 법이다.

목표로 삼는 조직이 영국의 옥스팜이다. NGO 업계의 애플이요 구글이다. 영국 국민의 90% 이상이 이 단체를 알고 있다. NGO라고 단순히 풀뿌리 작은 단체만 있는게 아니다. 예산이 7천억이 넘어간다. 이런 큰 기업인데도  역동성이 넘친다. 끊임없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내고 실천에 옮긴다. 발전하는 조직이기에 젊은이에게 인기도 좋다고 한다. 영국에서 취직하고 싶은 기업의 3위 이내에 들어간다고 한다. 

아름다운 가게는 이런 옥스팜이 되고 싶다고 한다. (NGO도 경쟁이 있다니.) 물론 세간에서 말하는 단순한 의미의 경쟁은 아니다. 너 죽고 나 살겠다는 아니고 너도 살고 나도 살겠다라는 정신이다. 혼자가 아닌 둘을 살려야 하므로 더 어렵다. 그래서 더욱 치밀히 고민한다고 하신다.

아름다운 가게에는 독한 정신들이 있다. 예로 "한 사람이 미쳐야 두번째 사람을 미치게 만들 수 있다"이다. 세상을 변화하기 위해서는 이 두명만 있으면 된다. 그대 세상이 더럽고 불합리하다고 욕하고 있는가? 그럼 먼저 니 부터 미쳐봐라. 그래서 옆 사람을 같이 미치게 만들어 보라. 그럼 당신이 욕하던 세상이 변화할 것 이다. 이런 사람들이 많은 곳이라 한다. 여기서 사업이 안 된다고 불평하면 미치라고 조언을 하신다고 한다.

그리고 그물코 정신 - 매장에 걸린 옷 한 벌에서도 인도 농부의 이른 죽음과 아프리카 아이의 목마름, 파키스탄 여직공의 아픔(60~70년대 우리 나라 여직공)이 들어있음을 아는 것이라 한다. 물건 하나 사는 것도 쉽지 않은 세상이다. 세상에 당연히 배워야 할게 참 많다. 그리고 자원 봉사란? 타자화 - 봉사가 어디있어라고 반문한다. 자원봉사가 아니라 자원활동이다.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시민으로 당연한 책임이다. 나로 인해서 잘못되었던 것을 되살리는 최소한의 활동이다 라고 일갈.

아름다운 가게에는 생각보다 엄청 다양한 활동, 상점이 있다. 압구정동의 명품 가게, 어린이 전문점, 웨딩 드레스 대여 사업까지. 활동가들 엄청 쪼았나 보다. 제품도 싸구려가 아니다. 비영리라고 허접한 제품을 취급하지 않는다. 창의적인 디자인, 고급스러운 제품도 많이 있다. (물론 아직은 비싼 것 들이 별로 팔리지 않는다고 한다.) 

아름다운 가게는 또 하나의 삼성, 또 하나의 권력이 되려하는가? 물론 아니다. 무책임하게 양비론으로 싸잡는 건 비겁한 짓이다. 내부 견제만 제대로 작동하는 조직이라면 크게 문제될 것은 없으리라. 김재춘 같은 사람이 설쳐도 거기에 그만 씨부리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넘쳐나는 곳이 아름다운 가게라 한다. 절대 권위가 안 통하는 곳이라 한다. 솔직히 이런 문제제기 하는 나같은 사람은 먼저 자기부터 돌아봐야 한다. 

나는 단순히 NGO를 내가 일하기 싫은 핑계로 대고 있다. 단지 난 게으름에 대한 변명이 필요할 뿐이다. 게다가 나의 소비 수준을 낮추기 싫다. 지난 에듀머니 제윤경 이사님 강의 이후 따져 보니 난 나 혼자 240만원을 쓰고 있었다. 이런 내가 6시간 일하고 120만원만 받는 일자리를 원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하고 있다. 요런 자세로 삶의 질, 일의 보람 운운하면서 NGO로 옮기면 백이면 백 실패한다고 한다. 3개월안에 그만둔 사람이 부지기수다. NGO를 하고 싶다고 하면 단지 봉사를 하고 싶은 건지 냉철히 자문해야 한다. 봉사도 힘든 세상이다.

돈 버는 것 대신에 다른 가치가 있다고 한다. 그 가치란 세상을 바꾸고 있다는 보람 정도로 해석이 가능할 터. 근데 과면 그 희열이란 무엇일까? 나는 과연 그 희열을 느낄 수 있을까? 

생각보다 사람은 돈이라는 외형적 보상에 만족을 크게 느끼지 않는다고 한다. 내적 보상이라는게 주요 요소라는 말씀. 그게 더 중요하단다. 하지만 나에게는 이런 말은 단지 개념일 뿐이다. 그게 먼지 실체는 없다. 과연 그걸 위해서 내 인생을 걸고 죽고 살기로 일할 수 있을까? 연봉 2100만원 받는다고 하는데. 진짜?

오해하지는 마시라. 아름다운 가게 임금 관련 내부 정책은 생존은 보장해준다 이다. 활동가들이 밥도 못 빌어먹고 사는 건 아니다. 소나타는 아니지만 마티즈는 타고 다닐 만큼 신경 써 준다. 그리고 최근에는 갑자기 사고나고 병 나는 것에 대비해서 신용 협동 조합도 고민하고 계신다고 한다. 죽을만큼은 아니다란 말씀. 아니 솔직히 까 놓고 여기서 일하면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4천원 인생> 식당 아주머니, 대형 마트 임시직, 외국인 노동자 등 비정규직 보다  훨씬 풍요롭게 살 수 있다.

기타 
강의 중 잠깐 나온 삼성 보험이라는 말은 참 우습다. <삼성을 생각한다>는 역시 최고의 유머 책이다.

저런 사람 밑에서 일하고 싶을까? ㅎㅎ본인은 비영리 단체, 아름다운 가게가 자기에게 최고의 기회의 땅이라 하신다.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멋진 곳이라고. 치열하게 비영리와 영리를 고민하고 계신다. 매력적인 분인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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