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공포

Posted at 2011. 2. 7. 03:53// Posted in 책을 쓰자
우리 사회의 공포감. 끊임없이 비정규직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사실. 이것이 바로 우리 사회가 발전하는 동력 아니겠는가? 사람의 능력이란 극한 상황에서 어떤 한계를 초월한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일상에서의 지배력이다. 항상 공포에 떨고 있는 사람만이 평소에 나태함에 빠지지 않는다. 쉬운 예로 삼성의 위력이 바로 이것이 아닐까?

삼성은 기본적으로 창의력이 뛰어난 기업이 아니다. 단지 그들은 실수를 하지 않을 뿐이다. 아이패드 보고 갤탭으로 따라잡는 속도를 보아라. 다른 기업들은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 그 원동력은 위에서 말한 공포이다. 일상을 공포로 만들어서 근로자들이 매사에 꼼꼼하게 살펴보도록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물론 그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는 수준이 상상 이상이다. 다른 한국의 다른 LG니 현대니 하는 기업들은 따라 할 수도 없을만큼 촘촘하게 짜여져 있다. 하물며 중소 기업이며 다른 사회의 정상적인 기업들은  말을 해서 무엇하겠는가? 그들은 상상조차 할 수 없으리라.

그 공포를 참을 수 있는 사람만이 삼성의 직원이 될 수 있다. 머 1~2년은 참는다 하지만 그걸 계속 참는 사람들이 신기할 뿐. 머 똑같이 우리 사회는 박정희 이 후 50년을 참기는 했지만.

나는 그 공포를 벗어나고 싶다. 일상은 공포인가? 사람들은 그저 세상에 소풍왔을 뿐이라고 한 시인은 말하지 않았던가?

그 공포의 실상이란 결국 정치 권력의 술수 아니던가? 인간의 본성은 즐기기 위해서 사는 호모루덴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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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몰라요

Posted at 2011. 1. 21. 09:33// Posted in 책을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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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몰라요.
- 하일성

2009년 5월의 어느 날이었다. 어느 때와 똑같이 수원 삼성전자에 회의를 다녀오는 길이다. 회의가 늘 그렇듯 결론은 나지 않고 추가로 자료 조사를 해서 다시 보고하겠다는 수준으로 마무리 되었다. 시간이 점심 때라 같이 간 영업팀 김 모 차장과 가까운 곳에 차를 세우고 만만한 순대국밥 집으로 들어갔다.

가벼운 이야기가 오고 가다 김 차장이 은퇴하신 전 사장님이 응급실에 계시는 걸 아는지 물어본다. 회사 돌아가는 사정에 어두운 편인 나는 두 눈을 동그랗게 뜬다.

“이 대리 그것도 몰라? 지난 2월에 쫓겨난 사장님 지금 삼성병원에 있어. 그것도 영화에서 보던 외부인 일체 출입 금지되고 산소 커튼인가 먼가 하얀 거품 나오는 중환자실 있잖아. 벌써 2달이나 되었데.”

믿기지가 않았다. 얼마전까지 현업에서 건강하게 활동하는 분인데. 삼성 계열사 사장님 이셨던 그 분은 평사원으로 입사해서 사장까지 오른 분이다. 삼성 그룹 임원만 15년 이상 꽤 오래 하셨다. 주변의 전무, 상무 등 높은 사람들에게 어떻게 대하시는지 잘 모르겠지만 일반 말단의 직원들에게는 온화하셨다. 체육 대회 등 전 임직원이 참여하는 행사에서는 늘 트로트로 부르시며 소탈한 모습을 많이 보여 주셨다. 나와 비슷한 사람들에게는 ‘롤모델’ 정도될까? 사돈에 팔촌까지 통들어도 고위층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고 재능도 극히 평범하여도 열심히 노력하면 사장님처럼 될 수도 있지 않을까? 라는 희망을 가지게 만드시는 분이셨다.

그런데 그 분이 지난 정기 임원 인사 이동에서 물러나셨다. 삼성 그룹 내에서 60살 이상의 임원을 정리한다는 뉴스가 나오고 얼마 지나고 나서다. 해마다 삼성은 목 두꺼우신 42년 생 회장이 젊은 조직 운운하면 자기보다 젊은 분들이 우수수 물러 난다. 그건 2008년, 2009년, 2010년 해마다 똑같다. 우리 사장님도 48년생이시니 연세가 꽤 되셔서 명퇴를 당하셨다.  그만두시고 소일하시던 사장님은 3월 어느 토요일에 사모님과 예술의 전당에서 뮤지컬을 보셨다. 돌아오는 월요일은 두 분이 하와이로 여행이 예정되어 있다고 하였다. 모르긴 몰라도 30년만의 두 분 만의 오붓한 휴가이시지 않으셨을까?
 
물론 나도 들은 이야기라 정확하지는 않은데 사장님이 뮤지컬 잘 보시다가 조금 어지럼증을 느꼈다고 하였다. 요즘 나이에 62살이면 젊은 편이니 괜찮겠지 하셨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쓰러지셨다. 그 길로 응급실에 가신 사장님은 깨워나지 못하셨다. 평소에 늘 운동을 열심히 하시는 분이라 직원들에게 늘 건강을 강조하는 하는 분이셨다. 전사 산행을 하면 직원들에 비하여 빠른 걸음으로 산에 오르시기도 하셨고, 늘 기운이 넘쳐 목소리에는 항상 에너지가 느껴지시는 분이었다. 아마도 8할은 퇴임 이 후의 충격이 아니었을까 쉽다.

어안이 벙벙했다. 앞에도 말했듯이 사장님 정도면 평사원들의 롤모델이다. 아마 평범한 샐러리 맨들이 한 번쯤 꿈꾸는 이상형 아닐까? 열심히 일하면 삼성이라는 대기업에서도 임원이 될 수 있다, 임원이면 인센티브가 엄청나다고 하더라, 또 전용 차, 전용 운전사, 전용 비서 등 따라오는 처우가 셀 수 없다고 한다. 소문에 사장님은 오랜 임원 생활으로 강남에서 현금 부자라는 말을 듣기도 하신다고 하셨다. 그런데 이제 막 은퇴하시고 여행 다니시면서 자기도 돌아보면서 조금 여유있게 사시려고 하는데... 너무나도 짧다.

‘샐러리 맨은 아무리 성공한다고 해도 그렇게 행복하지 않을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진을 하고 좋은 부서로 이동을 하고 포상을 받고 그런 것들이 참으로 허망하게 보였다. 그래서 그 끝은 먼데? 라고 묻는다면 별다른 답이 없을 것 같았다. 물론 회사 생활은 승진만이 전부가 아니다. 승진을 조금 미루고 천천히 살아가시는 분들도 참으로 많다. 그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그럼, 회사를 벗어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사장님은 현업에 계속 계셨으면 건강하셨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과연 회사란 놈이 무엇이길래 이렇게 한 사람의 생명을 좌지우지 하는 것일까? 물론 혼자서 망상하는 것일 수도 있다. 퇴직과 크게 관련이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고민이 쉽사리 사라지지는 않았다. 과연 나에게 회사란 내 청춘을 바칠만한 곳인가? 퇴직이라도 당하면 어떡할 것인가?  사춘기 시절은 물론 대학교에서 한 참 놀 때도 고민하지 않았던 것들에 조금씩 발목이 잡혀갔다.

그리고 2009년 5월 23일 토요일. 노무현 대통령이 돌아가셨다. 아마 대한민국 모든 국민이 비슷하였듯이 생각이 많아졌다. 덕수궁 추모 행렬에 선 나의 고민에 ‘죽음’까지 더해졌다. 과연 삶이란 무엇일까? 그리고 죽음이란? 인생의 유한성 등등 정답이 없는 문제들이 나를 괴롭혔다. 그러고 난 후 월요일 출근을 하니 사장님이 5월 22일에 돌아가셨다고 하였다. 그렇게 5월이 깊어졌다.

이러한 일련의 고민들은 나에게 변화를 가져다 주었다. 그 해 10월 삼성에서 다른 회사로  이직을 하였고 다음 해 12월에는 그 회사도 그만 두었다. 평소 관심 있었던 독서 및 글쓰기 관련 수업을 몇차례 들었고 직접 독서 토론 강사로 활동하기도 하였다. 또한 100일 동안 매일 글을 쓰는 프로그램도 참가 하였고 희망제작소라는 시민단체에서 주관한 직장인 강의도 재미있게 들었다.    

그랬다. 그 날 점심 시간의 충격, 그리고 떠올랐던 질문들에 답하기 위해 나머지 시간들이 존재하고 있었다. 비교적 예측 가능했던 내 인생이 어느 야구 해설자의 말처럼 모르는 것으로 바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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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게 시간이란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결국 인간 능력의 차이는 모든 인간에게 동일하게 주어진 그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냐에 따라 달라진다.

이런 의미에서 아래의 삼성의 전략은 참으로 아쉽다. 애플은 1년에 단 하나의 제품을 내놓고 삼성은 1년에 40종이 넘는 제품을 내 놓고. 40종이 넘는 핸드폰을 위하여 빡세게 일하는 삼성 직원들이 불쌍하다. 아마(혹은 필연코) 40종이 넘는 핸드폰 개발자 모두에게 이건희를 비롯한 윗 사람들은 아이폰보다 잘 만들어야 된다고 못을 박을 것이다. 

그러니 당연히 밑에 사람들은 밤세고 일할 것 이다. 조금 과장해서 애플보다 40배 넘게 일 하겠지. 
같은 24시간을 누구는 하나를 철저하게 하고 누구는 무조건 많이만 일하는 차이.

아쉽다.


3.현실에 맞는 전략을 내놓으십시요. (다다익선은 스마트폰 시장에서 그리 좋은 전략이 아닙니다.)
전세계 휴대폰 제조업체 1위인 노키아와 2위인 삼성은 올해 각자 다른 전략을 내놓았습니다. 노키아는 올해 노키아가 내놓을 스마트폰을 20종에서 10종으로 줄인다고 발표했습니다. 다양한 제품들을 선보여 소비자들에게 제품을 고를 수 있는 기회를 넓혀 주기 보다 시간과 에너지를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준점을 세워 제품 하나 하나에 더 집중을 할 수 있도록 결정한거죠. 제품수가 적을수록 개발이나 관리, 그리고 사후 서비스까지 모든 면에서 더 효과적인건 당연할겁니다.
하지만 삼성은 노키아와 반대적인 전략을 내세웠습니다. 휴대폰 생산업체로써 노키아 다음 부동의 2위지만 스마트폰만 따로 이야기할때는 대만의 중소기업인 HTC보다 못하다는게 삼성의 자존심을 건드렸나 봅니다. 그래서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삼성의 위력을 알리기 위해 선택한것이 바로 올해에는 40종이 넘는 스마트폰을 선보인다는것 입니다. 많은 제품을 내놓을수록 더 많이 팔릴 확률이 높은것 당연하지만 1년에 단 하나의 제품만을 내놓고 한 제품에만 모든 에너지를 쏟아 붇는 회사와 1년에 10종만을 내놓고 연구 개발하는 회사, 그리고 1년에 40종이 넘는 제품을 내놓는 회사와의 차이는 무얼까요?  1년에 40종이면 거의 매주에 하나씩 새로운 스마트폰이 등장한다는 소립니다. 매주마다 새롭게 출시되는 제품들은 얼마나 많은 시간을 투자해서 연구하고 개발하고 제조할까요. 그리고 그 사후 서비스로 40종이 넘는 모든 제품들드 골고루 제대로 된 A/S를 받을 수 있을까요? 아이폰 하나만 만드는 애플과 40종이 넘는 스마트폰을 만다는 삼성의 연구및 개발 인력 차이도 40배가 날까요?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스마트폰을 선택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그 전에 내가 구입한 제품이 얼마나 안정적이고 잘 만들어졌고 얼마나 사용하기 좋은지가 우선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40종이 넘는 제품들 모두가 지속적인 펌웨어 업데이트를 보장 받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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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의 지사사항.

머 별것 없어.
회장이던 대통령이던
결국은 사람이 하는 것들임.

아래 말은 유치원 생들도 할 수 있는 것들 아닐까

하지만 현실에서 만약 회장과 대통령과 이야기한다면
서로 토론이 가능할까?

머 아래 정도의 이야기라면 얼마든지 맞짱토론이 될 것 같은데
이래서 선후배 관계의 패거리 문화, 형님 문화가 아니라

서로간의 토론 문화가 필요할 것 같아.

그래 나도 당장 다음 주 전자 놈들 만나면
갑을 관계가 아니라 파트너 관계로
윈윈하는 관계가 되도록 해야 긋다.







"호텔할인권 어떨까, 와인은 문제 안돼"
 반도체는 일본 뒤집었는데, 조선은 왜"
[문건 전문공개] '이건희 회장 지시사항' 공개 파장일 듯...국내외 기업 실명 거론
장윤선 (sunnijang) 김종철 (jcstar21)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지시사항' 문건.
ⓒ 안윤학
이건희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정치인과 판검사, 언론과 시민단체를 상대로 직접 로비를 지시한 내부 문건이 공개돼 파장이 일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 비자금 조성과 사용처를 둘러싼 각종 의혹과 파장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오마이뉴스>는 3일 A4 18매 분량의 '회장 지시사항' 전문을 입수해 공개한다. 우선, 이번 문건에는 정치인을 비롯해 판, 검사와 금융계 인사 등을 상대로 한 로비 내용이 매우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나와있다.


또 문건 내용중 상당 부분은 국내외 기업들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들면서, 인재 스카우트를 지시하는 등  경제계 안팎에서 논란이 될 만한 내용도 있어 향후 상당한 파문이 일 것으로 보인다.


"호텔할인권은 어떨까, 와인 몇병은 문제 안 될 것 "


이와 함께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단체나 비판적 언론에 대해서는 '광고'등을 통해 압력을 행사하거나, 관리하려고 했던 점 등도 잘 나타나 있다.


이 회장은 지난 2003년 12월12일 보광휘닉스 파크에서 "호텔할인권을 발행해서 돈 안받는 사람(추미애 등)에게 주면 부담이 없지 않을까"라며 "금융관계, 변호사 검사, 판사, 국회의원 등 현금을 주기는 곤란하지만, (호텔 할인권을) 주면 효과가 있는 사람들에게 적용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와인을 잘 아는 사람에게는 와인을 주면 효과적이니 따로 조사해볼 것"이라며 "아무리 엄한 검사, 판사라도 와인 몇 병 주었다고 나중에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이 회장은 지시하기도 했다.


이는 결국 국회의원을 비롯해 판검사 등 사회지도층이 이 회장의 지시에 따라 조직적으로 '관리'되고 있는 것을 암시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6월 이건희 삼성 회장이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전경련 회장단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장에 입장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이와 함께 이 회장은 정치·사회·교육·문화·스포츠 등 다양한 방면에 관심을 두고 있으며, 삼성그룹 경영뿐 아니라 한국사회 전반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영국 이튼스쿨 럭비부의 방한에 따른 스폰서부터 반북운동의 거두 황장엽 강연, 일본의 투견산업, 의료기관 지원, 수백억원대의 특정 대학 지원, 과거 10년간 헬기사고 통계조사, 일본의 바이오산업, 외국인학교의 교과목 선정, 스노우보드협회 창설 등까지 아주 다양한 방면에 관심을 두고 있다.  


특히 이건희 회장은 '수퍼급 인사의 삼성 영입'에 주력하라고 지시했으며 각계 요직에서 활동 중인 주요인사에 대한 '헌팅'을 직접 지시하기도 했다.


2003년 10월 9일 메모리 사업현장 보고 때, 이 회장은 "닛산이 도요타에게 진 이유는 기술자의 파워가 너무 강했기 때문"이라며 "기술자가 설계나 공정에서는 100% 고집을 갖고 밀고 나가야 하지만 기술을 벗어난 문제는 경영자의 말을 들어야 하는데, 사장 말을 안 들었고 그래서 망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후 프랑스의 전무급 한 사람이 와서 사람 몇천명을 해고하니 바로 이익이 났다"며 "완전 종신고용제도 완전 미국식도 아닌 우리는 항상 긴장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그는 "책임을 멀리 하는 게 월급쟁이의 가장 큰 약점"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크고 어려운 투자를 빙빙 돌리지 말고, 또 책임이 나중에 자기에게 올까봐 겁내지 말고 경영자로서 결정하면 누가 뭐라고 하는가?"하고, "그게 월급쟁이의 가장 약한 점이고 단점인데, 그걸 초월하면 진짜 경영자가 되고 회장이 필요 없게 되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사업·인사 문제부터 스포츠까지 다양한 관심

 

또한 이 회장은 이 문건(2003년 12월 13일자)을 통해 "한전(한국전력)에서 기술자들을 스카우트 해보되 꼭 윗사람뿐 아니라 밑에 안전관리 잘하는 사람들, 은퇴한 사람들 중에서 고문급 등을 데려올 것"이라며 "인건비는 전혀 아끼지 말고, 안전에 대해서는 150%, 200% 철저히 한다는 정신으로 하라"고 지시했다.

2003년 10월 26일 동경에서는  DVD 기술 관련해서도 일본 마쯔시타 기술자 2~3명을 데려오라고 직접 하명했다.


이 회장은 "DVD Player DENON 것을 밤새도록 사용했는데 문제가 없었다"며 "VTR을 쓰다가 DVD로 넘어오는 과정에서 소비자가 삼성 것을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는데 이런 때가 찬스"라고 강조했다.


이어 "(2003년 당시)삼성 DVD에는 왜 녹화기능이 없느냐"고 묻고, "마쯔시타가 잘한다고 하는데 기술자 2~3명 정도 스카우트 해서 하면 되는데 왜 안 되는지, 내가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매일 하는데 그것 하나도 못하는가?" 하고 꾸짖기도 했다.
 
2003년 11월 13일 휴대폰 사업현황 보고 때도 이건희 회장은 '우수한 인재'의 영입에 상당히 강조해 발언했다. 이 회장은 "금년 내에 사원부터 시작해 상무급까지 우수 인력을 많이 뽑아 연구인력을 강화해 체계적으로 미래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하고 "기존 연구인력에 대해서도 C급은 걸러내고 S급, A급을 중심으로 연구조직을 ▲모토롤라 타도팀 ▲노키아 대비팀 ▲현상유지팀으로 구분해 운영하는 것을 검토해보라"고 하달했다.


또한 이 회장은 "노키아를 이기기 위해서는 디자인, 기술, 조직 등 모든 것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는 사실을 명심하라"며 "광고와 홍보활동 강화가 필요한데, 인기절정의 광고모델을 독점 기용하는 등 대담한 광고활동까지 고려하라"고 주문했다.


  
서울 중구 태평로의 삼성 본관.
ⓒ 오마이뉴스 권우성
삼성

특히 이건희 회장은 삼성중공업의 부진을 책망하면서 "반도체는 20년이 안 되어서 일본을 뒤엎었는데 조선은 왜 뒤집지 못하나"며 "핵심은 아직도 일본이 갖고 있고 순이익도 일본이 좋다, 외형만 커있고 맥은 일본에 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회장은 "일본에 지고 있는 핵심 이유를 사람"이라고 꼽고, "현대, 대우보다 우리(삼성)가 사람이 뒤지고 있고, 조선은 일본 미쓰비시가 강한데 일본은 조선이 사양산업이라 수퍼급 인사 1명을 데러왔지만, 대우에서도 몇 명 못 데려왔다"고 한탄했다.


무엇보다 이 회장은 "인력을 꽉 짜가지고 영업만 잘하면 될 것"이라고 말하고, "2~3년 전부터 내가 떠들어서 겨우 이 정도인데 조선에 조금 빨리 신경 쓸 것을 후회가 된다"고 반성하기도 했다.


"토론장에서는 상하없이 하라"


또한 이 회장은 그룹 내부의 경영기술에 대해 '토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2003년 10월 9일 메모리 사업현장 보고 때 이 회장은 "오래 가야되는 성격의 사업일수록 방심할 기회가 많다"며 "서로 토론할 때 자극하면서 토론장에서는 상하도 없고 심각하게 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재판할 때 판검사가 법의를 입고 들어가는 것은 신분이 다르다는 표시를 내고, 엄한 분위기를 만들려고 하는 형식"이라며 "너무 오랫동안 앞으로 향해 독주만 해온 데는 이런 형식적인 자극이 필요한 지도 모르겠다"고 밝혔다.


한편, 2003년 12월 22일 한남동 자택에서 이건희 회장은 <조선일보> 보도를 인용한 뒤 "보광 정수장 부지에 약 6000평 규모의 외국인 학교가 들어선다며 진행경과를 알아보고 영어와 독일어 이외에도 일본어가 포함될 수 있도록 해보라"고 지시했다. 또한 "배수지를 택(宅) 가까이 하고 학교를 후방으로 배치할 수 있도록 협의해보라"고 주문하고 "필요하다면 운영지원을 해도 좋다"고 밝혔다.

 

2005년 2월 20일자 <세계일보> 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요청으로 건립이 추진 중인 수원 외국인학교는 200명 정원의 유치원과 초중고교 전 과정이 개설되며 조성비는 모두 300억원이다. 정원의 25%는 내국인에게 할당되는데 장기적으로 독일어와 일본어까지 언어영역을 확대, 정원을 500명으로 늘린다는 계획이 발표됐다. 이건희 회장의 지시사항이 관철된 셈이다.


삼성, "인재경영론은 알려진 사실, 일방적 여론몰이"


삼성그룹은 이같은 내부문건의 존재 여부조차도 구체적인 확인을 거부했다. 또 이 회장의 인재 스카우트 지시에 대해서도, "그동안 삼성은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우수한 인재를 발탁해 왔다"고 설명했다.


삼성 전략기획실 관계자는 "이번에 공개된 문건에 대해선 처음 보는 것이며, 그 출처에 대해서도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삼성의 인재경영론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안"이라며 "문건에 나온대로 국내외 특정기업에서 수퍼급 인재를 발탁했는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삼성쪽에선, 일부언론의 내부문건 공개와 함께 전문 내용이 알려지면서 국내외 특정기업들이 언급되고 있는 것에 당혹한 기색이 역력하다.


또 다른 관계자는 "출처도 불분명한 문건을 가지고, 삼성과 국내외 업체사이에 괜한 오해를 살수도 있다"면서 "김용철 변호사쪽의 일방적인 여론몰이에 대해 언론이 신중하게 접근해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다음은 <오마이뉴스>가 입수한 '회장 지시사항' 전문이다.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은 29일 오전 서울 제기동성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 삼성그룹 법무팀장인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비자금 조성에 관한 양심고백 내용을 발표했다. 회견을 마친 뒤 김인국 신부가 기자들에게 둘러싸여 질문을 받고 있다.
ⓒ 권우성
삼성 비자금
회장 지시사항/2003. 11. 12

 

[2003년 8월 20일(수) 한남동]

1. 영국 이튼스쿨의 럭비부가 내년에 한국 방문을 기획하고 있다 함. 약 20여명인데(OOO 회장 아들도 있음) 공장 견학도 시켜주고, 다른 럭비부와 시합도 주선해 주는 스폰서 방안을 검토해볼 것.

 

[2003년 8월 24일(월) 한남동]

1. SONY DVD Player를 써보니 장시간 사용시 열이 많이 나서 디스크가 저절로 Eject 되는 등 오동작이 생김. 우리 제품은 소비전력도 덜 들어가게 하고, 부품 수도 줄여서 열이 발생치 않도록 해볼 것.

 

[2003년 8월 25일(월) 호텔신라]

1. 사장단 회의시 황장엽을 초청하여 이야기 한 번 들어보는 것을 검토해볼 것.

 

[2003년 9월 5일(금) 한남동]

 

1. 분당 플라자는 매각하든지, 위탁경영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것. (노조설립 시도 관련 보고 들으시고)

 

[2003년 9월 16일(화) 한남동]

1. 경남 의령이 금번 수재에서 피해가 큰 것 같음. 선대 생가를 비롯해 피해 정도를 알아보고 지원방안을 검토할 것.

 

[2003년 10월 9일(목) 메모리 사업현장 보고]

 

경영기술이 상당히 중요함.

 

일본이 망한 이유 중의 하나가 경영을 너무 무시하고, 공장과 본사가 떨어져 있을 경우의 문제점을 신중하게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임.

 

사장·회장이 투자하는 것을 회피하고, 투자를 해서 실패를 하면 사장을 쫓아버리니 그 밑 사람이 기가 죽고, 그러니 투자를 안 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임. 그런데다가 사장, 회장이 S급, A급 기술자를 스카우트하라고 고함치는 것이 없었음.

 

미국도 약해지니까 정체를 하고, 인텔도 우리한테 상대적으로 위협을 받고 있고, 마이크론도 우리한테 뒤진 지 10년이 되었음. 7~8년 전에 도시바의 욧까이찌 공장에 가서 지적을 해줬으며. 당시 도시바 공장들이 동경 반경 100㎞ 주변에 10개 공장이 흩어져 있었음. 공장 값이 싸서 욧까이찌로 온 것 같은데, 설계팀은 동경에 있고 생산은 욧까이찌에 있는데 효율에서 얼마나 손해를 보고 있는지 알고 있냐고 하니, 그 말을 못 알아 들었음. 그래서 욧까이찌 공장은 안 되겠구나 하고 생각했음.

 

니산이 도요다에게 진 이유는 기술자의 파워가 너무 강했기 때문임. 기술자가 설계, 공정 등 기술을 맡은 것은 100% 고집을 가지고 밀고 나가야 하지만, 기계를 사고 개발을 하는 것은 기술을 약간 벗어난 경영자의 말을 들어야 하는데 니산은 사장 말을 안 들었음. 그래서 망했음. 그후 불란서의 전무급 한 사람이 와서 사람 몇천명 해고하니 바로 이익이 남. 일본은 종신고용제라서 긴장이 없는데, 우리는 완전 종신 고용제도 아니고 완전 미국식도 아님. 그러니까 항상 긴장을 해야 함.

 

삼성은 단결이 잘 되고, 위에서는 위의 일, 중간에서는 중간 일, 생산에서는 생산 일, 경영자는 경영자 일을 열심히 하면 되는 것임. 자기가 맡은 일만 열심히 하면 얼마든지 희망이 있음.

 

우선 큰 어려운 투자를 빙빙 돌리지 말고, 책임이 나중에 자기에게 올까봐 겁내지 말고 경영자로서 결정하면 누가 뭐라고 하는가? 그게 월급장이의 가장 약한 점이고 단점인데, 그걸 초월하면 진짜 경영자가 되고 회장이 필요없게 되는 것임. 몇천억 손해를 봐도 실수를 인정하고 개선할 점을 찾았다면 박수를 쳐줄 것임.

 

코닝연구소에 재미있는 제도가 있음. 2년 5년 하다 손들었다 그러면 보너스가 깎이든지 하는 등의 제도가 있을 것 같지 않은가? 그런데 오히려 회사에서 빨리 포기해줘서 고맙다고 샴페인 한 병을 줌. 그런 용기가 필요하고, 그런 용기를 인정해주는 것이 경영자다 이런 얘기임.

 

10나노까지 가는데 벽이 두 개쯤은 있을 거라 그랬는데, 벽이 두 개 정도는 있을 예상을 하고 또 기술팀 2개를 만들 것. 디자인·물리학·화학, 이런 팀들이 필요할 것임. 제트 비행기가 초음속을 돌파할 때는 재료부터 연료까지 다 바꿔야 된다고 여러번 이야기했음. 70나노에서 50나노 갈 때, 50나노에서 10나노로 갈 때 한번씩의 벽을 뚫어야 하는데, 벽을 뚫을 개발팀은 지금부터 연구해야 함.

 

기초과학부터 시작해서 팀을 지금부터 만들어, 거기서 노련한 사람은 2~3년 후에 또 뽑아서 10나노팀을 만들고, 거기서 예상을 해서 또 만들어야 함.

 

20년 전에서 10년 전에는 우리가 장사를 했고, 10년 전에서 5년까지는 장사를 하면서 사업보국을 했고, 5년 전에서 지금을 지나 앞으로 5년 내지 10년은 기업도 하면서 사업보국 차원을 넘어 인류에 공헌을 해야 함. 50나노 10나노 차원에 가면 반도체에서만 쓰는 기술이 아닐 것임. 여기저기 다른 분야에서도 유용한 기술, 인류의 삶의 차원을 바꾸는 기술이 될 것 같음. 반도체도 그렇게 가야하고 다른 전자사업부도 반도체를 벤치마킹해서 연구개발도 하며 나아가 인류사회에 공헌해야 함.

 

일본에 투견이 있음. 6개월 넘으면 훈련을 시키는데 챔피언을 하고 은퇴한 견하고 싸움을 시킴. 은퇴한 챔피언은 노련하니 기술을 많이 배움. 잡아서 누를려고 하면 떼어놓고, 절대 지게 안함. 2년간 체력훈련·테크닉한 훈련도 시킴. 그리고나서 한 번도 안 져본 개를 투견장에 내보내는데, 한 번도 안 졌다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감이 있어야 함.

 

토론이 초반에 많은 것이 대형사고를 막아주는 예방주사임. 20년간 이만큼 큰 조직에, 큰 매상, 큰 이익을 내면서 대형사고를 안 내고 가져온 조직이 비즈니스 역사상 별로 없었을 것임.

 

여러분들에게 있어서 앞으로의 대적이 무엇인가. 방심임. 너무 똑같은 일, 똑같은 토론만 하면 긴장이 풀리고, 방심하다가 크게 한번 다치게 됨. 한번 다칠 수도 있는데 문제는 고치는 것임. 방심에서 오는 병은 잘 안 고쳐진다. 왜냐하면 제일 앞서왔고, 고칠 때 지도해줄 사람이 없기 때문임. 내가 꼭 부탁하고 싶음. 삼성이 세계 1등하고 있는 사업부는 다 해당되는 얘기임. 벤치마킹이 안 되는 업무성격을 가진 곳은 방심하게 돼 있음.

 

통신·핸드폰 같이 간단한 것은 끝이 빨리 보이게 되고, 50나노 10나노 같이 벽이 2~3개 있는 것은 좀 오래 가는데, 오래 가야되는 성격의 사업일수록 방심할 기회가 많고, 고치고 배울 데가 더 없고 하니 서로 토론할 때도 자극하면서 토론장에서는 상하도 없고 심각하게 할 것. 재판할 때 판검사가 법의를 입고 들어가는 것은 신분이 다르다는 표시를 내고, 엄한 분위기를 만들려고 하는 형식임. 너무 오랫동안 앞으로 향해 독주만 해온 데는 이런 형식적인 자극이 필요한 지도 모르겠음.

 

[2003. 10. 10(금) 화성반도체 사업장]

 

1. 우리 기술자도 당연히 외부 스카우트 대상이 될 수 있음. 철저한 관리가 필요함. 입사 10년쯤 되면 혼자 기획하고 독자적으로 일할 능력이 있는 기술자가 된다고 하니 10년 이상된 간부들 연봉을 인상해주는 것을 검토해볼 것. 평균 퇴근시간도 9~10시라 하니 특별히 급여나 대우를 좋게 하는 것도 검토하고 주5일 근무제가 도입되어도 반도체는 쉴 수가 없으니 휴일 근무자 특별대우도 검토해볼 것.

 

2. 70나노 4기가 개발자 9명에 대한 특별 보너스 지급안을 검토해보고, 분당에 개발자 포함 우수자에게 좋은 주거 기회를 주는 것도 검토해볼 것.

 

[2003. 10. 13(월) 한남동]

 

1. 서울대 호암생활관 관장(OOO 교수)에게 관련자를 보내서 시설 보수 등 개선점을 들어보고 지원방안을 검토해볼 것.

 

[2003. 10. 17(금). 동경]

 

1. 11월 중 후지 제록스·미쓰이 부동산 시장을 서울로 초청할 것.

 

[2003년 10. 18(토) 동경]

 

1. 한겨레신문이 삼성에 대해 악감정을 가지고 쓴 기사를 전부 스트랩해서 다른 신문이 보도한 것과 비교해보고 이것을 한겨레 측에 보여주고 설명해줄 것. 이런 것을 근거로 광고도 조정하는 것을 검토해볼 것.

 

[2003. 10. 22(수) 동경]

 

1. 쯔네이시 조선소가 우리와 합작이던 다른 방법이던 협력해서 무엇을 해보자 하는데 양쪽에서 대표를 뽑아 협의를 해볼 것. 조선은 현대·기아자동차가 따로 가듯이 우리도 삼성· 대우 따로 가져가는 것도 방법임. 최후에 안 되면 포기하면 되지 않겠나?

 

2. 의료기관에 대한 지원을 늘리는 것을 검토해볼 것. 장기이식·기형수술·지방병원에 MRI 등 비싼 기기는 말고 의료기기를 지원하는 등을 검토해볼 수 있을 것임.

 

3. 대학에 대한 지원도 천몇백억 정도 예산을 세워서 6~7개 대학을 선별해서 기획적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연구해볼 것.

 

4. 참여연대 같은 NGO에 대해 우리를 타겟으로 해를 입히려는 부문 말고 다른 부문에 대해서는 몇십억 정도 지원해보면 어떤지 검토해볼 것.

 

[2003. 10.26(일) 동경]

 

1. DVD 관련
DVD Player DENON 것을 밤새도록 사용했는데 문제가 없었음. 서울에 있을 때 SONY 것 쓰다가 문제가 있어서 열이 많이 나면 오작동 한다고 한번 이야기한 적 있음. 그런데 DENON DVD Player는 뜨끈뜨끈한데도 문제가 없었음. 열에 대한 Bebch Merking Test를 해볼 것.

 

DVD Player의 Rewind, Forward 등 속도조절기능이 있는데, 그런 기능을 써먹으려고 해도 써먹을 수가 없고,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겠음. VTR 같이 못 만들 이유가 무엇인가? 그리고 스틸 기능은 있는데 천천히 Slow로 볼 수는 없는지, 화면이 빠르고 여러 가지 화면이 지날 때 자막을 천천히 보고 싶은데 조절 기능이 없음. 그런 기능(조그셔틀 기능)이 안 되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아볼 것.

 

VTR을 쓰다가 DVD로 넘어오는 과정에 있음. 이 과정에서 소비자가 삼성 것을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는데 이런 때가 찬스임. 삼성제품이 DVD가 VTR과 비슷하게 작동할 수 있어야 소비자가 받아들이는데 똑같지 않으면 다른 제품과 비교하고, Alert하고, 두리번거리게 됨. 그리고 녹화기능이 왜 없는가? 마쯔시타가 잘한다고 하는데 기술자 2~3명 정도 스카웃해서 하면 되는데 왜 안 되는지, 내가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매일 하는데 그것 하나도 못하는가?


VTR 중 M/S가 제일 노퓨은 제품 전부 모아서 기능을 전부 분석해보고 그 기능을 전부 DVD에 반영할 것. 열이 올라서 정전기가 생신다고 그래서 안 된다고 단념해서는 안 되고 연구해야 됨. 다른 제품을 써보니까 잘 되지 않는가? 우리가 안되는 것이 다른 제품에서는 되지 않는가?

 

회장 지시사항/ 2003. 12. 29

 

[2003. 11.13(목) 휴대폰 사업현황 보고]

 

1. 금년 내에 사원부터 시작해서 상무급까지 우수 인력을 많이 뽑아 연구인력을 강화하여 체계적으로 미래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하고, 기존 연구인력에 대해서도 C급은 걸러내고 S급, A급을 중심으로 연구조직을 '모토롤라 타도팀' '노키아 대비팀' '현상유지팀'으로 구분해 운영하는 것을 검토해볼 것. 대졸 또는 대학원졸 신입사원은 일을 시키기보다는 공부를 많이 시켜 5년후에 필요한 인력으로 양성하고 중국 우수 인력에 대한 채용도 실시할 것.

 

2. 노키아를 이기기 위해서는 디자인·기술·조직 등 모든 것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는 사실을 명심하여 먼저 스스로를 재정비하고 나서 도전해야 할 것임. 보다 대담하게 부품을 개발하고 적극적으로 투자도 하고 예를 들면 전기에도 돈을 후하게 줘서 특별한 것을 개발시켜볼 것. 광고, 홍보활동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한데 인기 절정의 광고모델을 독점 기용하는 등의 대담한 광고활동까지도 고려해볼 것.

 

3. 경북대 및 부산대 등과 계약을 맺고 '삼성 특성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방안을 강구해볼 것. 공부하는 밀도를 높일 수 있도록 교수에 대한 비용은 그룹이 지원하고, 상위 50~150명 정도 규모로 운영하되 매년 하위 10%는 걸러내고 입사 시에도 엄격한 심사를 통해 선발함으로써 정예 부대를 만들 수 있도록 해볼 것.

 

경북대와는 무선 분야에 특화된 프로그램을 준비하도록 하고, 규모를 축소해 부산대와는 기계분야에 특화된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것을 검토해보고, 광운대 전파공학에 대해서도 조사해볼 것.

 

4. 중국내 삼성 장학생을 국내로 데려와 국내 상위권 대학에서 교육시킨 후 그룹에 입사시키는 방안을 연구해볼 것. 10% 정도의 고등학생을 국내로 데려와 1년 정도 어학교육을 시켜 서울대·고려대·연세대·경북대의 전기·전자과에서 교육시켜 그룹에 입사시키는 방안을 소니 등 일본의 사례를 검토해서 검토해볼 것.

 

5. S급 인력은 이스라엘·중국·인도·미국 등에서 많이 뽑도록 하되, 러시아는 언어소통에 문제가 있으므로 선발시 주의해서 해볼 것.

 

[2003. 11. 14(금) 한남동]

 

1. DENON DVD Player의 Fast Forward 기능이 삼성과 다른 제품보다 Smooth하게 작동되고 DVD Player 본체의 여러 가지 스위치 위치가 작동하기 편리하게 되어 있음. 또 DVD를 넣고 초기에 작동할 때까지의 시간이 DENON이 빠른 것 같음. 비교조사하여 보고할 것.

 

2. '일본의 바이오 산업관련 동향'(요꼬하마연구소) 보고서를 전문가에게 주고 일본의 바이오산업에 대해 2~3페이지로 요약해서 보고할 것.

 

[2003. 11.17(월) 한남동]

 

1. 과거 10년간 헬기사고에 대해 근·경 사고는 제외하고 전부 조사해볼 것.

 

[2003. 11.20(목) 전자 디지털미디어 보고 및 만찬시]

 

1. 현재 우리 DVD는 지금까지 VTR을 사용하던 사람들이 사용하기에는 불편함. VTR처럼 만들어서 VTR을 쓰던 사람들이 쉽게 쓸 수 있도록 할 것. 기능도 예를 들면 한 장면(Frame)씩 넘어가는 기능은 필요없는 것 같음. 버튼을 수정하고 더 넣어서라도 1장씩이 아니라 5장면씩 넘어가는 기능을 넣어볼 것.

 

2. 지금부터 5개년 게획을 세워서 전자 각 사업부마다 아날로그쪽과 회로 쪽 기술자들을 잘 보고 미리 계산을 해서 요꼬하마 쪽에 이런저런 요건의 사람을 찾아달라고 의뢰할 것. 일본가전이 거의 줄어가고 있으니 지금 안 찾으면 못 찾을 것임.

 

3. 그동안 외국 연구소에 프로젝트별로 과제를 주었는데 이를 우리 성향에 맞게 고쳐야 하는 문제가 있어 모델 표준화를 통해 아무데서나 연구를 해도 상시 24시간 체제로 바로 작동할 수 있게끔 시스템을 갖추려 한다고 하니 표준화 시스템이 완성되면 사람을 50% 더 많이 뽑도록 할 것. 사람이 더 많이 필요해질 것임.

 

4. 무선사업부는 핸드폰, 반도체사업부는 반도체 하나인데 디지털사업부는 프린터, PC 등 현대 전자업의 모든 것을 망라해서 집합해놓은 것처럼 되어 있음. 이 뜻은 부품 1~2개 잘못되면 금방 상품에 영향이 온다는 것임. 물론 다른 것도 다 그렇겠지만, 그래서 표준화 시스템이 완성되면 사람 50% 더 뽑으라 했고, 개발팀이 3600명인데 앞으로 B급은 뽑을 수 있는 만큼 더 뽑고 A급 이상도 열심히 찾아서 Full로 특별히 훈련을 잘 시키도록 할 것.

 

[2003. 12.2(화) 보광]

 

1. 포크레인 기사에게 물어봐서 Volvo, 대우, 현대 기계의 성능을 파악해볼 것.

 

2. 입사 후 나중에 퇴출되는 인력에 대해서는 채용 때 무엇이 잘목되었나 원인을 분석해볼 것.


3. 모직의 인력 중 과거 구태의연한 인물이 Chemical 쪽으로 넘어가 있는 사람은 다 빼내고 대신 스카웃을 많이 해볼 것.

 

4. 공무원 중 일부는 본인 부인이 다단계 판매를하고 있는데 물건을 사주는 조건으로 허가를 해주는 등 부정이 있다 하니, 우리도 전자 각 사업부 중역 중 한 거래선과 3년 이상 거래를 담당하고 있는 사람을 전부 뽑아서 바꾸어 볼 것. 후임이 문제가 되면 지금부터 밑에 사람을 양성토록 할 것.

 

[2003. 12. 9(화) 보광]

 

1. 말레이시아의 쌍둥이 고층빌딩을 지은 인력의 반이 퇴사했다 해서 다시 스카웃 하라 했음. 현황을 알아볼 것.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지시사항' 문건.
ⓒ 안윤학
이건희

 

[2003. 12. 12(금) 보광]

 

1. LG가 해외에서 덤핑을 일삼는다 하는데, 제대로 하면 몇조 이익이 날 것을 국가적으로 손해고 전부 같이 망할 수도 있다 하는 여론을 만들어볼 것. 경제담당 기자나 교수를 시켜서 삼성, LG의 이익 등을 비교해 홍보하고 이게 얼마나 손해인지 여론을 조성해볼 것.

 

2. 호텔 할인권을 발행해서 돈 안 받는 사람(추미애 등)에게 주면 부담없지 않을까? 금융관계, 변호사, 검사, 판사, 국회의원 등 현금을 주기는 곤란하지만, 주면 효과가 있는 사람들에게 적용하면 좋을 것임. Wine을 잘 아는 사람에게는 와인을 주면 효과적이니 따로 조사해볼 것. 아무리 엄한 검사, 판사라도 Wine 몇 병 주었다고 나중에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임.

 

[2003. 12. 13(토) 보광]

 

1. 반도체는 20년이 안되어서 일본을 뒤엎었는데 조선은 왜 뒤집지 못하나? 핵심은 아직도 일본이 갖고 있고 순이익도 일본이 좋음. 외형만 커있고 맥은 일본에 지고 있음. 이유는 사람임. 현대, 대우보다 우리가 사람이 뒤지고 있음. 조선은 일본 미쓰비시가 강한데 일본은 조선이 사양산업임. 그래서 S급 한 명 정도 데려왔음. 현대·대우에서도 몇 명 못 데려왔음. 인력 꽉 짜가지고 영업만 잘하면 될 것임. 2~3년부터 내가 떠들어서 겨우 이 정도인데 조선에 조금 빨리 신경쓸 것을 후회가 됨.

 

[2003. 12. 16(화), 2003년 사장단 송년 만찬시]

 

1. 삼성화재 애니카 서비스에서 정비 서비스를 받은 사례 중 운전 중 잠깐 잘못하여 나는 사고 등 아주 심플한 케이스(약 20~30% 정도 될텐데)는 사례 책자를 만들고, 간단히 알아서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요령, 예를 들면 타이어 에어를 덜 넣으면 사고나는 것 등을 책자로 만들어 나누어주는 방법을 검토해볼 것. 보험공사 등 적합한 곳과 같이 수천만부를 제작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국가사업으로 하든지 판촉용으로 쓰든지 판매하든지 연구해볼 것.

 

2. 한전에서 기술자들을 스카웃해보되 꼭 윗사람뿐 아니라 밑에 안전관리 잘하는 사람들, 은퇴한 사람들 중에서 고문급 등을 데려올 것. 인건비는 전혀 아끼지 말고, 안전에 대해서는 150%, 200% 철저히 한다는 정신으로 할 것.

 

3. 건설도 조선과 같이 사람이 중요하기 때문에 외부의 우수인재를 데려오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의 우수인력을 뺏기면 안됨. 쿠알라룸프르 쌍둥이 빌딩(KLCC)의 반은 우리가 지었는데 삼성이 백 몇층 지었다는 사실이 홍보가 안되었고 당시 초고층 빌딩 건설에 참여했던 인력들이 타워팰리스 지을 때 절반도 참여가 안되었음.

 

4. 지금 전자가 탁월한 실적을 올리고 있는데 다른 관계사들도 전자가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 배우는 자세가 필요함. 업종이 다르다고 무관심한 관계사는 뒤처지게 됨.

 

5. 금번 원자력발전소 건설 건은 제일 중요한 것이 안전하게 하는 것임. 처음 하는 것은 코스트가 다소 올라가도 다음부터는 코스트를 어떻게 낮추어 가는 것이 중요함.

 

[2003. 12. 17(수) 동경]

 

1. 곰팡이·진드기 등을 박멸할 수 있는 기기를 개발해볼 것.

 

[2003. 12. 19(금). 동경]

 

1. 03. 12. 18(목)자 '일일국제정보'에 지멘스가 최근 9종의 휴대폰 신모델을 출시하여 시장 선두업체로의 부상을 목표로 한다고 함. 29종의 모델을 모두 구입하여 보내고 더 좋은 모델도 있으면 모두 보내볼 것.

 

[2003. 12. 21(일) 호텔]

 

1. 삼성·LG의 화학사 제품군을 비교해보고, 동일 생산제품은 경쟁력을 비교해 보고할 것.

 

[2003. 12. 22(월) 한남동]

 

1. 신임임원 교육시 1박 정도 부부동반하여 테이블 매너 및 와인 교육 등 임원으로서의 매너 및 소양교육을 시킬 것.

 

2. 조선일보 기사에 의하면 보광 정수장 부지에 약 6000평 규모의 외국인 학교가 들어선다 함. 진행경과를 알아보고 영어·독일어 등이 들어간다 하는데 일본어가 포함될 수 있도록 해볼 것. 또 배수지를 택(宅) 가까이 하고 학교를 후방으로 배치할 수 있도록 협의해볼 것. 필요하다면 운영지원을 해도 좋음.

 

[2003. 12. 25(목) 보광]


1. 내년도 신년하례식 때 일본인 고문들 집에 안 돌아가고 있는 사람들을 참석시키고 회장께 인사시키도록 할 것.

 

[2003. 12. 26(금) 보광]

 

1. 보광 Senior 콘도 설립과 관련하여 사장단들 희망평수를 조사해볼 것.

 

2. 김운용 위원 한국에서 구속되어 실형을 선고받으면 IOC 위원 자격문제는 어떻게 되는지 알아볼 것.

 

[2003. 12.27(토) 보광]

 

1. 도요다 그룹 내에 별도 금융회사가 아닌 자동차내에 금융업무를 하는 사업부 형태로 존재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도요다 자동차 회사 내에 금융업이 있는지 조사해볼 것.

 

2. 스노우보드협회를 창설하여 우리 임원이 회장을 맡아 운영하는 것을 검토해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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