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북포럼 후기

Posted at 2010. 8. 23. 22:17// Posted in 이런저런 이야기
TGIF 중 Facebook 오늘 온라인 세미나 참가해서 개념을 알게 되었다.
정보를 얻는 가장 빠른 방법은 역시 전문가로 부터 배우는 강의이다.

지식 방송 후기
. 페이스북, 무엇이고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 구창환 원장(인맥경영연구원)/유윤수 /최규문(에반젤리스트)
http://www.gnaru.com/lecture/view.asp?idx=639
  오늘 방송 후기

나의 페이스북, 트위터북 ID
. @smilehun2
. 작명이 중요하듯 아뒤가 중요한 세상

핵심 내용
. 인간 관계에 관한 서양의 철학
 동양적인 관점과 차이가 있다.
 나란 놈은 이런 사람이다 라며 세상에 많이 알린다. 수평적인 관계
. 싸이월드는 99년 전 세계적으로 가장 먼저 소셜의 개념을 도입
 하지만 글로벌화는 실패

. 마이 스페이스 보다 후발주자인데 성공할 수 있었음. 이유는?
 서비스, 기술 이전에  인간 관계에 관한 철학이 잘 녹아들어 갔다.
 정말? 정말 페이스북을 만들기 전에 이러한 것들을 고려했을까? 난 아니라고 봄.
 결과를 놓고보니 성공이지 처음부터 계획적으로 했는지는 모르겠음.
 그래 보았자 주크버그도 하버드 대 철부지 대학생 이었는데.
. 페이스북은 5개월 간 변화가 극심함. 앞으로 6개월 후가 기대되는 이유임
 막강한 노트 기능 업데이트

. 정보불평등이 트위터 보다 심함.
. 상품을 파는 게 아니라 지식을 판다.

페이스 북의 강점
. 자기를 알리는 본능, 다른 사람이 어떻게 살고 있을까 알고 싶은 본능을
 잘 활용한 서비스, 퍼스널 마케팅 본능(블로그와 유사)
. 전 세계 5억명 사용자, 70% 이상의 미국 이 외 사용자
. 한, 중, 일, 독일, 인도가 주요 공략 대상 시장
. 이미 경제인구 전체가 가입되어 있다.

페이스 북을 어떻게 활용할 것 인가?
. 방송에서 페이스북 이용을 한다. CNN
. 외국 친구를 많이 사귄다.
. 친구 쌓기
. 비즈니스 모델 - 홍보, Like, connect
. 비즈니스 인맥 쌓기 특히 해외 사용자
. 그룹에 참여할 수 있다.

궁금한 점
. connect 버튼이 머지? SSO 기능 구현이나?

페이스북 중국 막혀있다.

싸이월드와 페이스북 차이점
. 싸이는 일상의 다이어리, 친구 관계에 중점, not Business
. 오픈 앱이 아니었음. 최근 어플리케이션 오픈 발표
. 이미 벌어진 앱 숫자
 갤럭시 S VS 아이폰의 차이만큼이나 앱 숫자가 절대적으로 차이남

페이스 북 VS 트위터
. 보완재이기는 하지만 철학이 다른 서비스
. 친구의 친구 - 페북, 하나의 이슈에 대하여 서로 다른 친구들이 공감
. 실시간 소통 - 트위터
. 즉석 만남 VS 포멀한 만남
. 대화 VS 토론

구글과 페이스북 전쟁
. 과연 페북이 구글의 경쟁자가 될까? 5년 전 MS가 구글을 경쟁 하였듯이
 하지만 한국에서 싸이가 네이버를 제치지 못하였듯이 쉽지는 않을 듯.
. 구글Me 만들어 경쟁 예정, 10조 VS 300조 

네이버와 페이스북
. 페북은 사람(자기) 중심으로 관계를 만든다.
. 모바일 웹에 최적화

페이스북 VS 미디어
. 실시간 서베이, 반응이 바로바로 볼 수 있다.
. 시사인보다 독설 님이 더 유명한 사례가 대표적

펜페이지
. 유재석 

앞으로 국가가 사리지고 새로운 페이스북 연방이 나오지 않을까?
. 국가의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이 필요.
. 최근 NGO 강의에서 들었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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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장 만들기 놀이

Posted at 2010. 7. 6. 13:46// Posted in 이런저런 이야기
에듀 머니 상담 후에 새로 만든 습관인 통장 만들기.
웬지 통장만 보아도 배 부르다는. ㅎㅎ


인터넷으로 통장 만드는게 생각보다 간단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분명히 투자할만한 가치는 있는 일 이었다.
약간의 게으름만 극복하면 얻을 수 있는게 참 많다.

핵심을 정리하자면
1. 장기가 아닌 단기 적금을, 그리고 여러 개 적금 통장을 만든다.
2. 지르는 것 보다 계획적인 소비가 더 큰 만족을 가져다 준다.
3. 생각보다 비정기 지출이 많다. (나는 연 7백만원이나...)
4. 신용카드가 아닌 체크 카드로. 지출은 정해진 예산 범위안에서 계획적으로.

내 통장 중 "사람이야기책이야기"는  내가 할 사업 밑천이다. 뿌듯뿌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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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인> 독자위원으로 선정되다.

Posted at 2010. 5. 28. 10:28// Posted in 이런저런 이야기
트위터에서 좋은 정보를 많이 주시는 고재열기자님(@dogsul)이 고마워서
<시사인> 독자위원 신청했는데 덜컥 되었다.

한 달에 한 번 모여서 대담을 하고 그게 기사가 되어 잡지에도 나온다고 한다.
실제 잡지에 내 이름이 나온다고 생각하니 기분은 좋아진다.

그런데 숙제가 있다. 1주일에 한 번씩 주간지를 보고 감상문을 제출하란다. 
머 부담은 되지만 가볍게 써 보기로 했다. 솔직히 기존 다른 분들의 글빨이 좋아서
챙피할까 걱정된다. 

아무튼, 
아래는 처음으로 작성해 본 기사 감상문이다. 

IT Insight : 페이스북 신화 일구어낸 따뜻한 청년의 비전과 우정 

우리 나라 현실과 대비되는 기사라 흥미로웠다. '전 세계가 숨을 죽이고 27세 젊은이의 한마디 한마디에 귀를 기울였고, (중략) 그는 이제 인터넷 웹사이트의 디폴트(사용자의 별도 명령없이 시스템이 미리 정해진 값이나 조건을 적용하는 것)가 소셜이 될 것이다''라고 기사는 전한다. 고작 27세의 청년에 전세계가 주목한다. 그리고 그 친구는 기술적인 언급이 아닌 인터넷의 기본 디폴트, 철학을 언급한다. 놀라웠다.

우리 나라는 어떤가? 휴학을 많이 해야되는 우리 나라 20대에게 27세면 아직 직장이 없거나 신입 사원이다. 그리고 <위풍당당 개청춘> 저자도 말하듯이 그들이 회사에서 하는 일이라곤 폰트를 바꾸거나 줄 간격을 맞추는 업무가 고작이다. 우리 나라는 왜 이런 친구가 없을까? 박지성, 김연아처럼 스포츠 스타의 몸짓이 아니라 20대의 입을 통해서 우리 나라의 미래, 세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활발히 논의됐으면 좋겠다. 이번 선거에 나오는 후보들도 구위원 정도를 제외하곤 전부다 50대 중반 이상이다.

그리고 이 친구는 야후로 부터 10억달러 매수 제안을 거절했다. 돈이 아니라 비전을 택한 것이다. 우리나라 고등학생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직업 중 하나가 수능 스타 강사라고 한다. 동영상 강의가 뜨면 연간 수입이 100억까지 보장되기 때문이란다. 우리 나라의 물질 만능주의가 그대로 반영된 것 같아 아쉽다. 언젠가 뉴턴이 한국에 태어났으면 과외 선생이 되었을 거라는 씁씁한 유머가 떠올랐다.

가장 부러운 건 또래 친구 3명이 이 거대한 페이스북 기업의 CEO, CTO와 부사장을 맡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물론 27세, 28세이다.

사람 IN & 금주의 저자

직업이 IT 엔지니어인데 주위에서 시사인을 읽는 사람들이 만나기가 쉽지 않다. 보수적인 사람들이 많은 편이다. 그래서 기사를 볼때면 항상 인물 기사를 유심하게 본다. 나와 유사한 사람들에게 조금 위안을 받고 싶은 마음으로.

하지만 시사인 기사에서는 한 사람에 대한 분량이 너무 작다. 단순히 프로필 소개 차원에 그쳐 그 사람의 매력을 발견하기가 어렵다. 이번 호에도 되살림 운동꾼 정진이씨, 진보단체의 진부함을 지적한 조병훈씨/양승훈씨, <몰씁년>의 저자 김성희씨는 참 흥미로운 사람들 같은데 정보가 너무 작아 답답했다.

보통 사람 누구나 소설 1권 분량의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다고 생각한다. 시사인에서도 우리 주변의 흥미로운 사람들을 선정해서 한 주에 한 명씩 소개하는 란이 있으면 어떨까? 물론 분량을 넉넉하게 해서. 시사인 독자들을 묶을 수 있고 진보적인 사람들에게 유대감을 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아, 그리고 인물 기사에 개인 블로그 혹은 트위터 정보를 같이 공개해 주면 좋겠다. 궁금해서 <몰씁년>의 저자 김성희 씨를 검색했는데 카라의 김성희 가슴 노출만 나와 잠시 방황했었다.

기타
. 가장 좋았던 기사는 '김정일 대화 공세 산산조각 낸 푸른 글자 ‘1번’ 이다. 다른 매체에서 잘 볼 수 없었던 북한 입장의 기사라 균형감이 돋보였다. 이런 공정한 잣대, 다양한 시각이 시사인 잡지를 사보게 되는 가장 큰 매력이다.

. 문화 IN에서 윤도현 씨, 김제동 씨를 만나서 반가웠다. 무엇보다 그들이 배 굶지 않고 산다는 게 기쁘다. 이 정부는 너무 치사해서 이 정부에 반대할 경우 그 사람의 밥벌이를 없애곤 한다. 김제동 씨는 이런 걱정이 더 걱정이다라고 하는데 그래도 그들이 밥은 계속 먹고 다닐 수 있도록 많이 응원해 주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 '지방선거 판세 분석' 인물 사진과 여론 조사 그래프가 너무 어지럽게 편집했다. 기사 읽기에 방해 되었다. 그 때문인지 기사 자체도 별다른 정보가 없는 것 같다. 그런데 20페이지라 차지하는 커버스토리라 당황스럽다.

. 'B급 좌판' 기사에는 왜 추천위원 명단이 기사만큼 많은 분량을 차지하는지 의아하다. 45명 너무 많다. 그들의 역할이 궁금하다. 머 투표라도 해서 과반수로 추천하는가? 그리고 그들의 직책 역시 불필요하게 길다. 

. '독자위원회'와 '독자투고'의 차이점은 무얼까를 잠시 생각해 보았다. 독자위원회 간의 소통, 그리고 시사인 기자와의 소통이 '독자투고'와 차이점 인 것 같다. 그래서 허전하다. 다른 독자위원들은 얼굴도 모르고 기자분과는 전화 한 통 받은게 다인데 그걸로 어떤 차이를 만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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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권 가약 모임 후기

Posted at 2010. 2. 24. 01:55// Posted in 이런저런 이야기

기분 좋아서 후배 넘이라 맥주 한 잔 하고 이제서야 씻고 자려고 합니다.

비록 오늘 장소는 열악(냄새도 나더군요. ㅎㅎ)하였으나 열기는 아주 뜨거웠습니다. 저는 15명이 신청해 주셔서 기존의 관례대로 50% 약 8명만 참석할 것이라 예상했는데 예상외로 11명이나 참석해 주셨네요. 그리고 불참하신 4명 모두 미리 알려 주셔서 더욱 감사 드리구요.

토론 자체가 굉장히 활발해서 좋았습니다. 오고간 이야기들도 '백분 토론'류의 논쟁을 위한 차이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간의 공통점을 많이 발견하는 동감의 이야기가 많았네요. 처음 만났는데 자기의 꿈과 현실 이야기라 굉장히 낯설고 어색할 것이라 걱정했는데 다들 스스럼없이 자기 이야기 많이 해 주셨습니다. 다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어떤 신뢰감이 바탕에 있어서 가능하지 않았나 합니다. 개인적으로 남자이자 책을 좋아하고 토론까지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기 힘든 세상에서 백권가약은 정말 저에게는 사막 한 가운데의 오아시스 입니다.

생각보다 개인이 중심을 가지고 자기 자리를 지키면 여자라고 간단히 이분법적으로 희생자로 분류할 수 없다며 이봉원류의 꿈을 쫓는 무책임한 남자를 용서해 주시는 대인배분들이 많으셔서 놀라웠습니다. 그 밖에 가족이 쓰는 돈이라는게 가족의 행복이라는 아웃풋을 위해서 사용해야 하는데 애들 학원 보내는데 쓰는 돈은 인풋 대비 아웃풋이라는 관점에서도 비효율적이라는 최고의 명언도 나왔구요,

2박 3일 가족 캠핑에 7만원이면 충분하다, 꿈을 바란다면 진정 노력을 해야 한다, 여자의 가계부 안에 남자의 우주에 대한 생각을 담을 수 없다, 나를 위한 명품 백에는 의연해 질 수 있지만 애기들 학원비와 아파트 평수에는 약해지는게 사실이다 등 메모할 꺼리가 정말 많은 풍성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모임 시간에 말씀드렸듯이 저는 이 모임이 활발한 피드백으로 가득가득 넘쳤으면 합니다. 토론 시간에 미처 말하지 못하였던 부문이나 앞으로 저희 모임의 발전 방향을 각 개인의 블로그, 행복한 상상 게시판 댓글, 전체 메일 등으로 자유스럽게 많이 많이 표현 해 주시길 부탁 드립니다.  같이 토론한 사람들의 이야기라 다른 사람들로 부터 더욱 진심어리고 풍성한 리플로 동감의 폭이 넓혀질 수 있을 것 같네요. 그러면 일종의 새로운 생태계도 기대됩니다.

저의 블로그는 erdia22.tistory.com, 트위터 ID는 smilehun2 입니다. 다른 분들도 미투데이, 싸이 등
자유롭게 공개해 주시면 제가 메일로 다른 분들에게 전체 전달하겠습니다.

벌써 다음 시간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 신영복' 기대 됩니다. 다른 1권이 선정되면 이번 주 내로 다시 메일 보내 드릴께요. 그리고 매달 마지막 주 화요일 7시 종로 윙스터디에서 다시 뵙겠습니다.
(필 받으면 주 1회, 월 2회도 가능합니다. ^^)

p.s
 1. 메일로 원하시는 책 추천 받구요, 같이 나누고 싶은 논제도 추천 받습니다.
 2. 첨부 파일로 오늘 찍은 사진 보내 드립니다. 다음 번에는 정면 사진을 찍어야 겠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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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 번 회사를 관둘 것 인가?

Posted at 2010. 1. 30. 01:52// Posted in 이런저런 이야기
포기하고 싶은 심정이 간절하다.

작년 10월에 입사했으니 이제 4개월이 되었다. 4개월이면 짧은 시간이 아니다. 하지만 나의 업무 실력은 여전히 초보이다. 당연하다. 4개월 동안 일을 열심히 하지 않았다. 실제 회사와서 일한 시간은 정말 몇 시간 되지 않는다. 그리고 보안 이라는 생소한 분야의 업무를 시작하였다. 외국계 기업이라 나의 짧은 영어는 엄청난 걸림돌이다.

이번 주는 APAC 전체 영업, 영업 지원 엔지니어, Support 기술자 들이 홍콩에 모였다. 매년 연 초에 홍콩에 모여서 트레이닝을 한다. 작년 정리도 하고 올해 계획도 발표하는 자리다. 하지만 나에게는 그저 시련일 뿐이다. 

영어가 안 되니 너무 답답하다. 알아듣는 내용이 없다. 궁금해 죽겠는데 물어볼 사람은 없다. 도대체가 무슨 말 하는지 모르겠다. 너무 답답해서 우울증 걸릴 정도다. 알아듣지도 못 하면서 병신같이 웃고만 있다. 이런 내가 너무 바보같다. 자꾸 현실 도피를 하게 된다. 이곳은 나에게 어울리지 않는 자리인 것 같다. 언젠가 외국에 유학 간 애들이 처음에는 말을 못 알아들어서 너무 힘들었다는 말을 한 적이 있는데 아마 비슷한 감정 일 것 이다. 하지만 개들은 자기 돈을 내고 공부하러 간거고 나는 돈을 받고 일하는 입장이다.

애네들 발표하는 걸 녹음을 했다. 지금 다시 들어봐도 무슨 말 하는지 모르겠다. 도대체 애네들은 나를 왜 뽑았을까? 영어도 못 하고 보안도 모르는 나를.

외롭다. 술 진 탕 먹고 뻗어 버리고 싶다. 다시 한 번 필름이 끊어지고 싶다. 예전 회사에서는 몇 번 그런 적이 있다. 학교 후배 넘 집에서는 입에 담기 힘든 실수를 한 적도 있고. (아.. 이건 평생 비밀로 간직해야 한다.) 

단순히 일을 잘 하고 싶다라는 말은 거짓말이다. 투철한 자기 반성이 없는데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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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동영상

Posted at 2009. 5. 2. 23:01// Posted in 이런저런 이야기

이범호의 원포인트 레슨

http://news.naver.com/sports/index.nhn?category=baseball&ctg=news&mod=read&office_id=295&article_id=0000000326

1. 알루미늄 배트의 끝 부분을 맞춘다.
공을 앞부분에서 맞춘다.

2.턱을 어깨에 붙여 시선을 고정한다.  왼쪽 어깨를 열리지 않는다.

이범호는 “머리가 돌아가지 않으려면 턱을 어깨에 붙이고 시선을 고정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직접 해보세요. 턱을 당겨 앞쪽 어깨에 묻는다고 생각하시고 최대한 붙여보세요. 그리고 시선은 투수를 향하세요. 그런 자세로 시간 날 때마다 1달 정도 스윙연습을 하면 몰라보게 스윙이 달라질 겁니다.

3. 커브는 횡으로 맞춘다는 생각으로 우익수로 보낸다.
 공을 횡으로 맞춘다는 생각으로 스윙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특히나 우타자일 경우 우익수 쪽으로 공을 보낸다는 마음으로 스윙하라고 말합니다.

4. 타격시 앞발은 움직이지 않는다. 앞발을 닫아야 한다.

여기서 한 가지. 스트라이드 할 때는 반드시 앞 발가락을 닫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앞발의 발가락이 투수 쪽을 향해선 안 된다는 것입니다. 


머든지 배워야 실력이 는다.

obp.vv.vc
야구 동영상 공유 사이트

//

[펌글] 파랑새는 없다.

Posted at 2009. 3. 11. 08:27// Posted in 이런저런 이야기

 

당장 무엇을 얻을 수 있는 결과물은 잘 없는 것 같다.
아래 글 처럼, “그저 그만한 그런 일을 오래 견디는 것”이 우리 인생사이리라.

김성근 감독님은 65살이 되어서야 인정을 받았다고 한다.
장인 정신, Craftmanship, Master, Geek
그런 사람~~

꽃들이 부르기 전에

남녘에서 화급한 꽃소식 네게 전해지기 전에 묻고 싶은 말 있었다.
아직 거기 서서 나를 바라보고 있느냐고. 다시 네게로 돌아가도 괜찮겠느냐고.


봉글봉글 맺힌 꽃 송이송이 터트리기 전에 네게 묻고 싶은 말 있었다.
전처럼 치열하지 않더라도, 그저 그만한 마음이더라도 나를 견디어 줄 수 있겠느냐고


지나는 자리자리마다 말없는 길손에게 아지랑이처럼 감겨드는 봄
나와 동행 길 삼은 꽃과 함께 상경하면 대답해 주려는지.


만개한 꽃들이 너를 도발 하기전에 묻고 싶은 말 있었다.
다시 너와 나란해도 되겠느냐고.


꽃이 피기전에 너에게 듣고 싶은 대답 있어 그렇게 서둘러 먼 길 떠나 왔었다.
꽃 피는 봄 서럽게 맞고 싶지 않아서, 행복한 너와 새 봄 맞고 싶어서.



오늘은 시 한편으로 아침을 엽니다.
어두운 경제소식 가운데 봄꽃 소식이 상경하는 것을 들으며, 오래전 끄적여 두었던 것이 생각났습니다.
‘봄꽃’ 이 주는 이미지는 생동감입니다.
졸시에서 그리고 있는 ‘너’는 아마도 그 당시는 연인이었을까요?
이 십 여년이 지난 지금, 그 대상은 ‘일’로 읽혀 집니다.

열정을 쏟고, 그 결과물을 당장 볼 수 있기 보다는 그저그만한 일을 견디는 것이 대부분의 우리네 일입니다. 또한 그저 그만한 일을 오래 견딘 사람만이 봄꽃이 터지는 순간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겠지요.
지금 당신에게 허락된 '그저그만한' 일이 있다면 당신은 봄꽃을 즐길 수 있는 행복한 사람이 아닐까요.

빨강머리앤의 10번째 편지 였어요. ^!~
//

[펌글] 행복 수칙 10가지

Posted at 2009. 3. 9. 19:40// Posted in 이런저런 이야기

내 삶의 목적 중 한 가지 혹은 전부는
행복한 삶을 사는 것 이다.
나는 그러기 위해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

http://www.samsung.net/service/ms/selectNews.htm

    행복에 관한 학문과 법칙은 넘치지만, 그것을 우리 삶에 어떻게 적용할지의 문제는 온전히 우리의 몫이다. 행복학 전문가에 따르면, 하루에 일어난 일 중 바람직했던 일과 바람직하지 않았던 일, 개선할 점 등을 적는 일이 행복해지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또한 현대 의학은 인간의 생각 자체가 뇌 구성을 바꾼다고 말한다. 행복에 관한 생각이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지도 모를 일이다.

낯선 사람이 당신에게 다가와 “당신의 행복은 어디에 있나요?”라고 묻는다면 어떤 생각이 들겠는가. 필자는 지난해 말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100여 명의 시민들을 만나 무작정 ‘당신의 행복’이 무엇인지 물었다. ‘2008년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 언제였는가’, ‘행복해지기 위한 당신만의 비법은 뭔가’, ‘당신의 행복지수는 몇 점인가’ 등을 물어 ‘우리 사회 행복의 근원’을 탐색하는 기사를 쓰자는 취지였다.

“행복이요? 어떤 행복을 말하는 거죠?”
대부분의 시민들은 처음 질문을 받고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손가락을 하나씩 꼽으면서 1월부터 12월까지 자신이 뭘 했는지 기억을 더듬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질문의 취지를 이해한 뒤엔 답변이 쏟아졌다. ‘행복’이라고 하면 가족, 웃음, 사랑, 희망이 연상된다는 대답이 가장 많았고, 그 밖에 따뜻한 커피, 천국, 여행, 남극, 푸른 하늘 등 개성있는 답변이 이어졌다. 행복에 관한 자신의 철학을 장황하게 논하다가 성적이 오른 손자와 취직한 아들 자랑으로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사람도 있었다. 경제불황으로 삶이 팍팍하지만 사람은 저마다 행복의 비밀을 찾으며 살아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취재가 끝난 후 필자는 지난 2005년 영국의 작은 도시 ‘슬라우’에서도 비슷한 실험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심리학자, 경영 컨설턴트, 사회사업가 등 여섯 명의 전문가로 이뤄진 행복위원회가 ‘행복의 근원’을 찾는다는 목적으로 계획한 실험이었다. 그들은 ‘행복학’이라는 현대 학문이 공염불이 되지 않고 어떻게 하면 현대인들에게 현실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까 고민했다.

행복위원회는 고대 플라톤의 행복론에서부터 현대의 긍정심리학에 이르는 인류의 행복 지식을 총망라해 열 가지 행복수칙을 만들었다. 그리고 ‘슬라우’ 주민들에게 그것을 따르도록 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3개월간의 행복 프로젝트가 끝나자 주민들은 “삶이 흥미진진해졌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주민들의 행복지수는 평균 33% 상승했다. 이 이색적인 실험의 전 과정은 영국 BBC방송에 의해 다큐멘터리로 방영돼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행복위원회가 제시한 행복수칙 열 가지는 다음과 같았다.

1. 운동을 하라. 일주일에 3회, 30분씩이면 충분하다.
2. 좋았던 일을 떠올려 보라.
; ; ; 하루를 마무리할 때마다 당신이 감사해야 할 일 다섯 가지를
; ; ; 생각하라.
3. 대화를 나누라.
; ; ; 매주 한 시간은 온전히 배우자나 가장 친한 친구들과 대화를
; ; ; 나누라.

4. 식물을 가꾸라. 아주 작은 화분도 좋다. 죽이지만 말라!
5. TV 시청 시간을 반으로 줄여라.
6. 미소를 짓자.
; ; ; 적어도 하루에 한 번은 낯선 사람에게 미소를 짓거나 인사를
; ; ; 하라.

7. 친구에게 전화하라.
; ; ; 오랫동안 소원했던 친구나 지인들에게 연락해서 만날 약속을
; ; ; 하라.
8. 하루에 한 번 유쾌하게 웃으라.
9. 매일 자신에게 작은 선물을 하라.
; ; ; 그리고 그 선물을 즐기는 시간을 가지라.
10. 매일 누군가에게 친절을 베풀라.

행복위원회의 10대 행복수칙 속에는 친구·돈·일·사랑·성생활·가정·음식·긍정적 마음·운동·공동체·반려·동물·웃음·영성 등의 행복의 조건들이 내포되어 있다. 심리학과 의학 등 행복과 관련된 각종 학문들은 각 분야마다 행복에 이르는 꽤 상세하고도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공하고 있다. 중요하지만 자칫 놓치기 쉬운 지침들이다. 10대 행복수칙도 이러한 학문적 지식을 토대로 한 것이었다.

먼저 돈과 행복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의식주를 해결할 정도의 돈을 소유하고 있다면 여분의 돈이 더 있어도 당신이 느끼는 행복감은 별 차이가 없다. 어느 정도가 최소로 필요한 돈인지는 결국 각자의 판단에 달려 있다. 그 밖에 친구, 연인, 가족 간의 원만한 관계가 삶을 풍부하게 하고 행복감을 맛보게 한다고 각종 연구결과는 말해주고 있다.

건강한 식습관 역시 행복에 이르는 중요한 길 중 하나이며, 과일과 채소 같은 특정 음식은 기분을 좋게 하는 효과가 있다. 전문가들은 규칙적인 식사를 강조하며 특히 아침식사를 꼭 챙기도록 조언한다. 신체의 열량 수치가 떨어지면 우울해지기 쉽고 특히 뇌는 포도당을 꾸준히 공급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추천 음식도 있다. 어류에 들어있는 오메가-3 지방산은 뇌 활동을 활발하게 해준다. 견과류, 씨앗, 쌀로 만든 떡, 바나나와 아보카도는 기분을 좋게 하는 화학물질인 세로토닌을 공급해준다. 과학자에 따르면 한 숟가락의 아이스크림은 돈을 벌거나 좋아하는 음악을 들을 때처럼 뇌의 쾌락 중추를 활성화한다. 특히 고수, 생강, 페퍼민트, 바벤더 등은 머리를 맑게 하고 피로를 회복하는 효과가 있다.

행복하고 싶다면 충분한 수면도 필수다. 하룻밤만 잠을 못 자도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가 45%나 상승한다고 한다. 하루에 여덟 시간은 꼭 자야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일률적인 원칙은 없다. 체질에 따라 수면시간이 짧은 쇼트 슬리퍼(short sleeper)와 수면시간이 긴 롱 슬리퍼(long sleeper)가 있다.

한 과학자의 실험에 따르면, 쇼트 슬리퍼는 활동적이며 근면한 야심가가 많고 롱 슬리퍼는 사색적인 예술가나 과학자가 많다고 한다. 실례로 나폴레옹의 수면시간은 세 시간 밖에 되지 않았고 아인슈타인의 수면시간은 평균 열 시간 이상이었다. 밤에 꾸는 꿈은 뇌가 창조적 유희를 즐기고 인생의 온갖 시름을 잊도록 심리적 안정을 준다. 결국 자신에게 맞는 수면리듬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한 심리학자가 일 년에 몇 명의 잠자리 파트너가 있어야 가장 행복한지 조사해 봤더니, ‘한 명’이라는 결론이 나왔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두 사람이 처음 만난 후 18개월 동안 잠자리에 대한 욕구가 가장 높다. 이것이 임신과 짝짓기를 위해 진화적으로 고안된 패턴이다. 그러나 이후부터는 잠자리의 횟수가 자연스럽게 줄어든다. 그러므로 죄의식을 느끼거나 서로에 대한 관심이 식은 것은 아닌지 걱정할 필요가 없다. 사랑하는 한 명의 파트너와 만족스러운 잠자리를 나누는 방법을 찾는 것이 행복에 이르는 길이라는 것이다.

적당한 운동이 건강에 좋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운동은 항스트레스 호르몬인 엔도르핀 분비를 촉진시키고 뇌세포 성장을 돕는다. 유산소 운동은 뇌에 산소를 더 많이 전달해 정신활동을 더욱 활성화시킨다. 일주일에 세 번씩 30분간 느긋하게 걷기만 해도 학습 능력, 집중력, 추상적 사고 능력이 15% 이상 향상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행복위원회의 행복 프로젝트에는 마을 묘지에서 명상을 하는 모임도 포함됐다. 실험 참여자들에게 죽음이 현실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하고 삶에 안주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주기 위해서였다. 일반적으로 명상은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를 낮춰 행복감을 높이는 효과를 낸다. 2005년 미국에서 이뤄진 연구 결과, 명상에 참여한 사람의 심장질환 발생률은 30%, 암 발생률은 49%나 낮았다고 한다. 단전호흡, 뇌호흡, 기체조, 요가 등 선택할 수 있는 명상법은 많다. 각종 종교 역시 훌륭한 명상법을 제공한다.

자신의 행복지수를 측정해 보는 방법은 없을까. 행복위원회가 슬라우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직관적으로 대답한 행복지수는 100점 만점에 평균 65점이었고, 정밀한 측정법에 의한 점수는 평균 62점이었다. 정밀한 방법이 직관적 방법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은 것이다. 시청 앞 광장에서 만난 시민들의 평균 행복점수는 75점이었다. 당신의 행복점수는 몇 점인가.

1. <;표1>;의 15항목에서 나온 점수를 모두 더하면 당신의 긍정점수(P)가 된다.
2. <;표2>;의 15항목에서 나온 점수를 모두 더하면 당신의 부정점수(N)가 된다.
3. 긍정점수에서 부정점수를 뺀 후 135점을 더하면(P-N+135) 당신의 기본 행복점수가 된다.
4. <;점수변환표>;를 통해 당신의 행복지수가 100점 만점에 몇 점인지 확인할 수 있다. (기본 행복점수에 상응하는 환산값 참고)

- 이종찬 / 중앙일보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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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글] 김성근 - 눈물나는 이야기

Posted at 2009. 2. 21. 22:31// Posted in 이런저런 이야기

 

이건 정말 평생 읽어야 될 이야기이다.
눈물난다.

하루 24시간 생각해야 하는 게 곧 직업이다.

박동희 칼럼

[박동희 in 캠프] 김성근 감독과의 대화

기사입력 2009-02-20 21:03

안녕하세요. 야구팬 여러분. 스포츠춘추  기자입니다. 그간 안녕을 기원 드립니다. 여기는 일본 오키나와입니다. 1월 말부터 시작한 각 팀의 스프링캠프 현장을 취재하기 위해 이곳에 왔습니다.

앞으로 12일간 스포츠춘추는 ‘박동희의 in 캠프’라는 타이틀로 미국 하와이에 스프링캠프를 차린 한화 김인식 감독과 팬들과의 인터뷰를 거절한 삼성선동열 감독을 제외한 6개팀의 스프링캠프 현장을 직접 찾아갈 예정입니다.

‘박동희의 in 캠프’는 기자가 스프링캠프 현장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차원에서 벗어나 독자들의 궁금증을 실시간으로 풀어드릴 것이며, 야구팬들이 직접 각 팀 감독들에게 실시간으로 질의하고 답변을 받는 새로운 형식을 취할 것입니다. 야구팬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의견 부탁드립니다.

오늘은 ‘박동희 in 캠프’의 두 번째 시간으로 SK 와이번스 김성근 감독을 모시고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올시즌 SK의 전력에 관해 궁금한 게 있으시다면 지금 바로 댓글로 질문해주세요. (지금부터의 질문은 스포츠춘추의 편집방향과는 무관하며 전적으로 야구팬들의 질문을 그대로 전달하는 것임을 밝힙니다.)

오늘 오키나와 우라소에 구장에서 벌어진 야쿠르트 스왈로즈와의 연습경기는 시사하는 게 찹 많았습니다. 경기 시작 바로 전까지 굵은 빗방울이 내려 자칫 경기가 무산될 위기에 처했는데요.

야쿠르트 측이 경기 강행을 위해 20여명의 인부를 동원해 물을 거둬내고 긴급 공수된 새 흙을 까는 등 혼신의 노력을 다한 덕분에 당초 경기시간을 1시간 넘긴 오후 2시에 연습경기를 할 수 있었습니다.

야쿠르트 측이 이처럼 경기 강행을 위해 노력한 건 한국 최강 SK와 겨뤄보고 싶다는 순수한 마음에서였는데요. 아마도 몇 일전 벌어진 연습경기에서 5-11로 SK에게 진 게 마음에 걸렸던 것으로 보입니다. 야쿠르트 다카다 감독이 경기 시작 전 SK 투수들의 연습투구를 뚫어지게 쳐다보기도 했는데요. 아니나 다를까 오늘 야쿠르트 타선은 거의 베스트멤버가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어쨌거나 일본프로야구팀이 한국프로야구팀과 경기를 하고 싶어 이처럼 노력한 것도 매우 드문 일이 아닐까 싶은데요. 그만큼 한국야구의 위상이 달라진 것이라 할 수 있겠지요.

한국야구의 위상이 높아진데 이분만큼 기여한 야구인도 없다는 생각입니다. 야구팬 여러분께 소개하겠습니다. 한국시리즈 2년 연속 우승 감독이십니다. SK 와이번스 김성근 감독입니다. 안녕하세요. 감독님.

오늘 야쿠르트와의 경기에서 0-3으로 졌습니다만 승패보다는 내용에 관심이 간 경기였습니다. 무엇보다 엄정욱의 등판이 관심사였는데요. 오늘 2번째 투수로 나선 엄정욱의 투구를 어떻게 보셨는지 궁금합니다.

작년 가을까지 엄정욱을 봤을 땐 올해 재기가 불가능 하지 않나 싶었어요. 하지만 꾸준히 자기 페이스를 밟아왔고 연습도 충실하게 했어요. 본인 스스로 노력을 많이 한 덕분에 본인이나 팀이나 좋은 기회가 주어진 것 같아요. 무엇보다 오늘 공을 던졌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싶어요.

지난해 부활에 성공한 이승호와 비교한다면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요.

지난해 이승호처럼 후반기에 적절한 활약을 하면 베스트지요. 만약 6월께 등판이 이뤄진다면 우리팀으로서는 정말 베스트에요. 2월 25일 온나손에서 열리는 삼성과의 연습경기에 선발로 내정했어요. 엄정욱은 계속 테스트를 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오늘 커브가 무척 좋았지요. 희망적이라 봅니다. 오늘 엄정욱의 구속이 시속 145KM가 나왔습니다.

(단호한 목소리로)서두르지 않을 거예요. 감독에겐 1승이지만 선수에겐 영원한 패가 될 수 있어요. 감독이 서두르면 선수가 죽을 수 있습니다. 지켜봐야지요.

전체적으로 아직 SK 선수들의 컨디션이 절정에 오르지 않았다는 느낌인데요. 어떻습니까. 감독님. 현재 SK 선수단의 전체적인 컨디션은 어느 정도 올라왔는지요.

SK의 3년째 스프링캠프 가운데 최악이네요. 왜냐하면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멤버로 6명이 차출됐고,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어요. 그나마 김용우가 희망이라면 희망이에요. 1%의 희망을 99%의 현실로 만드는 게 감독 아니에요? 낙담하지 않을 겁니다. (고개를 끄덕이며)네, 낙담하지 않을 거예요.

자, 본격적으로 김성근 감독님과 야구팬들의 실시간 채팅을 진행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첫 질문입니다. 아이디 deathkabi님께서 질문하셨습니다.

‘SK의 불펜진은 양과 질에서 국내 최고입니다. 선발진도 별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케니 레이번이 퇴단하고 이영욱이 군 입대를 하는 바람에 김광현, 채병룡을 제외하곤 뚜렷한 선발투수가 없다는 생각입니다. 따라서 마이크 존슨과 크리스 니코스키 두 외국인 투수에게 3, 4선발을 기대해야하는 형편인데요. 감독님이 보시기에 두 외국인 투수는 즉시 전력감인가요.’

저도 이 부분이 무척 궁금한데요. 어떻습니까. 감독님.

우선 두 선수 다 이전 외국인 투수보다 성격이 좋고, 팀을 생각하는 게 좋아요. 팀에 금방 융화됐어요. 마이크 존슨은 투구가 안 될 때 감독이나 코치에게 이것저것 물어봐요. 얼마 전 니혼햄과의 연습경기에서 ‘변화구를 많이 던지라’고 했더니 정말 많이 던졌어요. 니코스키도 괜찮아요. 자존심을 부리기보다 함께 연구하려는 자세가 있어요.

오키나와 이전 일본 고지 스프링캠프에서 두 외국인 투수 보고 “별로 좋지 않다”고 하셨는데요.

오키나와 넘어올 때도 걱정이 많았어요.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희망이 생겨요. 사실 처음 부진할 때만 해도 ‘아이쿠, 내 주제에 무슨 외국인 선수 복이냐’했다고(웃음). 안되면 만들어야지요. 그게 감독 아니겠어요(웃음).

아이디 givano님께서도 투수진과 관련돼 질문을 하셨습니다. ‘LG에서 온 이승호 투수, 편의상 큰 이승호로 부르겠습니다. 큰 이승호의 부활가능성을 어떻게 보시는지요. 만약 부활 기미가 보인다면 불펜과 선발 가운데 어느 보직에서 뛰게 할 생각이신가요.’

만약 이승호가 재기하고 엄정욱이 되살아난다면 우리팀은 투수진 전체가 바뀔 가능성이 커요. 이승호가 오늘 아침에 나와 면담했어요. 아직 팔꿈치가 아프긴 아파요. 왜냐? 투구폼을 바꿨으니까. 원래 쓰지 않던 근육을 쓰니까. 하지만 제대로 근육을 쓰기 시작한 거니까 문제될 건 없어요. 선수 자체가 결의가 있어요. 서두르지 않고 차분히 지켜보면 살아날 것 같아요. 이승호는 포크볼을 갖고 있어서 어느 보직 상관없이 쓸 수 있는 선수에요.

SK는 이승호, 엄정욱, 전병두, 제춘모 4명만 돌아오면 더 강해져요. 그 친구들만 살아오면 투수진은 괜찮아져요. 지금 현재 제춘모는 성공적이에요. 투구폼 바꾸고 난 뒤 성공했어요.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그럼 저도 질문 하나 드리겠습니다. ‘작은 이승호의 보직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역시 불펜인가요. 오늘 야쿠르트전을 앞두고 전병두가 불펜피칭만 200개를 했는데요. 전병두의 현재 상태는 어떻습니까. 올시즌 기대해도 좋을까요.’

고지 때만 해도 전병두는 5선발로 써도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올시즌은 아예 6선발 체재로 운영하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했으니까. 하지만 전병두가 요즘 별로 좋지 않아요. 오늘 공 던지는 것 보니까, 한 두 경기 더 던지게 한 뒤 결정해야 할 것 같아요. 남은 경기는 일단 선발로 던지게 할 생각이에요.
이건 다른 이야기인데…. 앞에서 말한 투수 4명이 잘하면 우리팀은 외국인 투수가 필요 없어요. 나이 먹은 타자들이 많으니까 오히려 외국인 타자 2명을 데려 오는 게 나아요. 그게 어쩌면 SK의 목표이자 비전이에요.

작은 이승호를 물으셨는데요. 작은 이승호는 작년과 똑같이 불펜이에요. 작은 이승호는 롱릴리프에요. 아주 귀중한 롱릴리프에요. 지난해만큼 해주면 좋겠어요. 아프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해요.
한 가지 걱정은 올시즌 슬로스타터가 되지 않을까 하는 거예요. 우리팀은 전체적으로 볼 때 윤길현이가 빠진 자리를 제춘모가 메워주기만 하면 정우람도 있고, 어느 정도 정상적 운용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어요.

아이디 stagezone님께서 재미난 질문을 해주셨습니다. ‘감독님은 투수에 대해 애착이 많으신 걸로 압니다. 그 가운데 좌완투수를 무척 아끼는 걸로 아는데요. 그 이유가 있나요’라고 질문하셨습니다.

야구는 배터리가 제대로 경기를 해서 0점만 막으면 지지 않는 스포츠에요. 공격 아무리 잘해도 점수 많이 뺐기면 진단 말이지요. 0점만 막으면 최소한 무승부에요. 피처라는 게 그만큼 중요한 것이지요. 제가 어느 팀을 가든 투수를 중요시 하는 건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에요.

왼손 투수 이야기를 하셨는데요. 왼손이라고 하는 이야기는, 왼손은 그만큼 귀중한 거예요. 귀중하니까 걔네들을 잘 키워나야지. 전 ‘팔의 위치’를 가리는 게 ‘팔의 희귀함’을 따지는 거예요.
세상엔 왼손으로 공을 던지는 투수가 많지 않아요. 국내 타자들 보세요. 요즘 국내 타자 가운데 얼마나 좋은 왼손 타자들이 많습니까.

자, 다음은 타선에 관한 질문입니다. 올시즌 SK 타선을 바라보는 시선은 동전의 양면과 같습니다. 올시즌 부터 LG 유니폼을 입고 뛰는 간판타자 이진영을 공백을 어떻게든 메워야 하는 곤란한 입장과 강타자 이호준이 팀에 복귀하는 호재를 동시에 경험하게 될 참입니다.

먼저 아이디 mk3208님께서 물으셨습니다.

‘개인적으로 SK는 한시즌 홈런 20~30개 사이를 칠 수 있는 확실한 4번 타자가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전지훈련 가운데 감독님께서 외국인 투수 2명 모두 썩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일단 운은 떼신 걸로 아는데요. 만약 2명 가운데 1명이 시즌 중 부진할 경우 20홈런, 80~90타점을 칠 수 있는 거포형 외국인 타자를 새로 영입하는 건 어떨까 싶습니다. 감독님의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좋은 질문이에요. 그럴 가능성 있어요. 두 가지 이유가 충족되면 가능해요. 첫째 외국인 투수가 나쁠 경우, 둘째 엄정욱, 이승호, 전병두, 제춘모 이 선수들의 컨디션이 좋을 경우 외국인 투수를 타자로 교체할 수 있어요.
전 무엇보다 이호준이 부활할 것으로 기대해요. 안경현이도 승부처에서 뭔가를 보여줄 것 같고요. 앞서 말한 김용우도 기대되고. 박정권이도 다시 돌아왔고. 지난해 후반기보다 긍정적이에요.

한 가지 우려는 SK는 언제나 스페셜리스트가 있었어요. 외야수비는 김강민, 왼손투수 나올 땐 이재원 하는 게 있었어요. 근데 지금은 그런 게 없어요. 그게 제일 나로서는 고민거리에요. 오늘 경기도 7회 2사에 굳이 투수를 바꿀 필요 없었지만 바꿔 봤어요. 스페셜리스트를 키우기 위해서죠. 그러려면 계속 테스트를 해봐야 해요.

SK는 한사람에 의존한 게 아니라 조직의 힘으로 이기는 팀입니다. 홈런 20, 30개씩 치는 타자가 있으면 좋지요. 하지만 그것보다는 조직의 능력을 극대화 하는 게 중요합니다.

오늘 야쿠르트 경기 보면 수비 정말 아니었어요. 1루수로 나온 이호준 봤나요. 공이 오른쪽으로 가는데 왼쪽으로 스타트하고(웃음). 자기도 혼란했을 거예요. 음, 우리팀은 그래요. 오펜스하면서 디펜스 하는 야구에요. 그게 SK야구의 핵심입니다.
아이디 leho4279님께서도 질문하셨습니다. ‘현재 이호준의 상태는 어떤가요.’

작년 이때보다는 좋아요. 다만 고지캠프에서 무릎을 다쳐 본인이나 저나 신경이 쓰였어요. 어제 펑고를 250개 쳐줬어요. 왜냐? 사람이 자꾸 아픈 부위에 신경 쓰면 오히려 위축되거든요. 그걸 잊으라고 해줬어요.
제일 중요한 포인트는, 나는 갖고 있는 철학이 ‘부상자에게는 크게 비중을 두지 않는다’에요. 부상자에게 미련을 갖으면 선수에게도 부담이고, 다른 선수들의 가능성도 발견하지 못하는 우를 범하게 되요. 무엇보다 ‘미련’이라는 게 적절한 대안이 아니라는 거예요.

그런 까닭 때문에 2군의 1군화, 전선수의 주전화를 외치는 거예요. 대안 없는 야구는 오래 가지 않아요. (물 한잔을 들이킨 뒤)SK야구는 언제든지 가능성을 보고 쫓아다니는 야구에요. 어떤 선수도 버리지 않고, 지켜보고 믿음을 주고 길을 알려주면 팀과 개인 모두 성공합니다.

잘 들으세요. 노력의 차이가 결과의 차이로 옵니다. 그게 SK의 야구입니다.

아이디 csdzzz님께서 질문하십니다.

‘LG로 간 이진영 선수도 잦은 포지션 변화와 타순변화 등으로 말 못할 아쉬움을 조금 가지고 있었고 이것이 이적을 하게 된 계기 가운데 하나였다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전처럼 앞으로도 어느 선수나 예외를 두지 않고 멀티 포지션을 계속 유지할 생각이신지요.’

제일 중요한 건…. 지금 갖고 있는 전력을 얼마만큼 극대화시켜 이길 수 있느냐는 겁니다. 전 지금까지 어느 팀에 가도…. 잘 들으세요.

손가락 보세요. 엄지가 짧다고 버릴 수 있나요? 중지가 유독 길다고 자를 수 있나요? 그럴 수 없지요. SK 야구는 ‘수비는 잘하는데 타격은 못하면 너 2군 가라’가 아니에요. ‘넌 수비를 잘하니까 그걸 극대화시키자’하는 거예요. 각자의 개성과 장점을 최대한 살리는 게 야구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겁니다.

‘멀티 포지션을 한다, 뭐한다’ 하지만 소화할 수 있는 포지션이 2개가 되면 선수에게 제일 좋아요. 더 중요하고 가치 있는 선수가 되는 거니까. 조동화 보세요. 포지션이 3개에요. 박재홍도 외야 2개를 볼 수 있어요. 얼마나 유능하고 가치 있는 선수가 됐습니까.

선수의 다양성을 살려야지 팀이 위기에 빠졌을 때 슬기롭게 살아날 수 있는 겁니다. 위기관리능력이 무언지 아세요. 일이 닥치기 전에 미리 준비하는 게 진정한 위기관리능력이에요.

이진영이 SK와 교섭이 끝나고 다른 팀과 교섭할 즈음이었어요. LG 갈 때 자정 12시 22에 전화가 왔어요. 지금도 기억해요. 진영이가 물었어요. “감독님, 어떻게 할까요.”

“남을 수 있으면 남아라. 하지만 어디 갈 곳이 있느냐”라고 했어요. 그러니까 진영이가 그래요. “LG에 갈 것 같습니다”라고.

“(SK와 LG의)금액 차이가 많이 나냐”고 했더니 “많이 난다”고 해요. 1, 2억 원 차이가 나면 잡고 싶었어요. 하지만 그게 아니었어요.

그렇다고 감독이 구단한테 어필할 수도 없는 상황이에요. 선수한테 서운하다고 할 수도 없어요. 왜냐? 구단은 경영을 하는 곳이고 선수는 돈을 더 받기 위해 노력하는 게 정상이니까요. 누굴 욕할 필요도 비난할 필요도 없어요. 이진영은…. 쌍방울 때부터 고생했던 친구에요. 잘 했으면 해요.

대신 안경현, 박정환, 최길성 등 새로운 선수들이 들어왔어요. 이 선수들이 잘하면 새로운 프로야구의 이정표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퇴출된 선수들이 항상 마지막으로 전화하는 이가 감독님입니다. 부담 되지 않으세요.

부담되고 귀찮은 건 없어요. 오히려 찾는 게 고맙지. 내가 지푸라기가 되는 거잖아요. 지푸라기 신세 이거 정말 의미 있고 감사한 일입니다.

음, 누군가 아무 대가없이 믿어준다는 것. 생각보다 중요한 겁니다. 전 그걸 하는 사람이고 그렇게 하라고 프로야구판에 남아 있는 사람입니다.

전 그래요. 가족한테는 미안하지만 우리집 아이들보다 남의집 아이들을 더 챙기게 돼요.

신윤호도 그래요. LG에서 나온 뒤 2년 정도 더 할 수 있다고 봤어요. 그래서 오라 했어요. 하지만 지난해 시즌 중 팔꿈치가 아프다고 했어요. 2년가량 재활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그러면 구단한테 미안한 일이고. 그래, 윤호가 지난해를 끝으로 은퇴를 했어요. 아쉬워요.

(먼 곳을 쳐다보며)옛날부터 그랬어요. 난 어떻게 되고 욕먹어도 좋아요. 하지만 우리나라 야구선수들 은퇴하면 할 게 없어요. 어쨌거나 기회를 주고 싶어요. 처자식 달린 선수들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고 싶어요.

얼마 전 이상훈에게 전화가 왔어요. “감독님, 보고 싶습니다. 목소리만 들어도 좋습니다” 이러더군요.

남자끼리의 믿음이랄까. LG 감독으로 왔을 때 상훈이한테 그랬어요. “머리 잘라라.” 그랬더니 상훈이가 “감독님 머리만은 딱 한번 봐주십시오.” 그랬어요.

그래 제가 그랬어요. “널 예외로 봐주면 앞으로 밑에 있는 아이들에겐 뭐라고 하냐.”

상훈이가 “감독님 죄송합니다. 그래도 이것만은 부탁드립니다”하는데…. 그래 제가 “알았다. 너 뿐만 아니라 어느 선수도 머리를 자르게 하지 않겠다”고 했어요. 그게 믿음이에요. 전 상훈이를 믿었어요. 상훈이 머릴 본 게 아니라 가슴을 봤어요. 상훈이가 그날 이후로 엄청나게 잘 던졌다고. 그런 게 남자들의 믿음이 아닐까 싶어요.

진실이란 건 언젠간 꽃이 피워요. 거짓말은 단거리이지만 진실은 마라톤경주에요.

아이디 misstelee님께서는 감독님께 야구고언을 듣고자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하셨습니다.

‘프로야구 홈런이 왜 이렇게 적을까요? SK뿐만 아니라 전체 프로야구에서 이승엽 이후 홈런이 너무 없습니다. 40홈런은 고사하고 30홈런도 구경하기 힘듭니다. 이는 외국인 타자도 별반 다르지 않다는 느낌인데요. 감독님께서는 그 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또 해결책은 무엇일까요? ’라고 질문해주셨습니다.

투수가 좋아진 게 절대적 원인이에요. 변화구가 무척 발전했지요. 예를 들어, ‘변화구를 던진다’는 시기와 ‘변화구로 승부한다’는 시기의 차이가 아닐까 싶어요. 예전에는 전자였어요. 지금은 후자의 시대입니다.

이대호, 김태균 등 많은 거포들이 있어요. 하지만 체력안배는 아직 경험이 없어 보여요. 양준혁이가 하고 있는 야구자세와 비교할 때 아직 부족한 게 있어요. 과거 이만수, 장효조 등 좋은 타자들과 비교해도 훈련량이 부족하지 않나 싶어요. 아직 젊으니까 그럴 수도 있겠지요.

젊은 거포들이 탄생하려면 오늘보다는 내일, 내일보다는 모레 잘한다는 향상심이 있어야 해요.

만약 어떤 투수의 공을 치지 못했다면 잠도 오지 않고, 오직 야구에만 미쳐야 해요. 억울해서 속에서 불이 타는 그런 게 있어야 해요. 그렇게 하면 젊은 거포들이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습니다. 전 그 선수들의 발전을 믿어요.

항상 사람이란 건 앞으로 가야지. 현재는 없어요. 현재는 후퇴에요. 여기서 어떻게 대처하고 앞으로 어떻게 나갈까 생각해야 해요. 프로는 뭔가 아세요? 장사꾼은 장사할 때 자지 않아요. 선수들 보세요. 선수들 다 개인사업자 아니에요. 못치고 못 던지면 자면 안돼요. 고민해야지. 아쉬움 속에서 살아야 하고. 그게 프로에요.

젊은 선수들 가운데 자질이 뛰어나면서도 한 단계 성장하지 못하는 이유가 그것일 수도 있어요.

SK의 전력에 관해서도 많은 분들의 질문이 계속 올라오고 있습니다. 먼저 아이디 smssmsa님의 날카로운 질문입니다.

‘감독님 본인이 생각하는 SK의 단점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가 그것입니다. 과연 SK의 단점이 있는가를 두고 많은 야구팬들이 논란을 벌이곤 하는데요.

투타에 기둥이 없다는 것. ‘이 선수가 나오면 반드시 이긴다’이런 게 없어요. 특정 위기에 따라 승패가 좌우되는 게 이 팀이에요. 우리팀은 경기 중 한 번의 위기를 극복하지 않으면 좀체 이기질 못해요. 왜냐? 개개인의 능력이 아주 뛰어나지 않으니까.

그래서 순간순간 판단이 늘 어려워요. 지난해 아시아시리즈 때 퉁이 라이온즈한테 진 건 실점 위기 때 제 판단이 늦었기 때문이에요. SK 선수층이 다들 두텁다고 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아요. 그건 꼭 알아주셨으면 해요.

아이디 dlsdnrchlrh님께서도 좋은 질문해주셨습니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여러 팀이 전력을 보강했습니다. 감독님이 보시기에 어느 팀이 SK의 라이벌이 될까요.’

이제 모든 구단들의 전력 차가 별로 나지 않는 것 같아요. 우리팀은 늘 2년 동안 스타트를 잘 했어요. 그건 앞시즌 11, 12월부터 준비를 잘 해왔기 때문이에요. 페이스를 어떻게 조절하느냐가 선수 보강보다 더 중요한 거예요. 야구라 하는 것은 실력도 중요하지만 흐름이 더 중요해요. 그게 야구에요.

흐름이란 건 처음에는 조용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파도처럼 거대해져요. 상대팀이 우릴 무서워하는 게 그런 이유에요. 올시즌 하나도 약한 팀이 없어요. 어떻게 보면 우리팀이 오히려 전력보강이 가장 덜 됐어요. 다른 팀에서 나온 선수들이 보강이라면 보강이지요. 하지만 불만은 없어요. 그런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고 우리팀 역시 좋은 결과를 얻는 게 야구 재미이지요.

제 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 감독선임을 두고 말들이 많았습니다. 설왕설래 끝에 김인식 한화 감독이 사령탑에 올랐는데요. 정규시즌 우승팀 감독이 WBC 감독이 돼야 한다는 구두논의로 원래는 김성근 감독님이 WBC 감독이 됐어야 했다는 말들이 있었던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제가 취재한 바로는 이와 관련돼 알려지지 않은 비화가 많은 걸로 압니다.

물론 감독님의 건강문제도 있었지만요. 비화 부분은 제가 훗날 기사로 쓰겠습니다만, 아이디 jundj9101님께서는 ‘왜 WBC 대회 감독직 포기하신건가요’라며 감독님의 말씀을 직접 듣고자 하십니다.

시기적으로 지금 이야기하면 김인식 감독에게 결례가 될 수 있어요. 지금 고생하고 있는데 지금 이야기하면 안 돼요. 내 뱃속에 갖고 있으면 돼요. 어떻게 하든 김인식 감독이 잘 되도록 도와주고 싶을 뿐이에요.

내가 인식이하고도 그런 이야기를 했어요. “미안하다.”고. 예전 어느 대담 때도 그랬어요. “내가 네게 짐을 떠안긴 건 평생 내게 짐이 될 것이다."”지금도 같은 생각이에요.

아이디 ppl25님께서는 감독님의 건강을 걱정하셨는데요.

‘지난해 스프링캠프에서도 나중에 알았지만 응급실을 2번이나 가셨다고 들었습니다. 건강은 괜찮으십니까’라고 질문하셨습니다.

괜찮아요. 1960년대 우리나라에 영구 귀국했을 때부터 전 그런 생각을 했어요. ‘내 몸이 아프면 내 가족이 무너진다“고. 난 몸이 자본이에요. 지금까지 누가 도와줬나요. 손가락질하고 비난하기 바빴잖아요. 아마 우리나라에서 종합검진을 가장 자주 받는 감독이 나일지 몰라요(웃음).

음, (눈시울을 붉히며) 지금이야 한국시리즈 2년 연속 감독이 됐으니까 많은 이들이 절 조금은 이해해 주잖아요. 예전엔…. 나이가 한스러울 때가 지금이에요. 좀 더 젊었을 때 날 이해해주는 이들이 많았다면 더 좋은 야구를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어요. 정말이에요. 정말…. 휴우-

고지 캠프 때 알려지지 않았지만 역도 금메달리스트 장미란이 캠프에 왔었어요. 왜 부른지 아세요?

잘 모르겠습니다.

운동선수는 운동 끝나면 집에서 쉬어야 해요. 장미란 선수도 같아요. 운동 끝나면 쉬어야 하는데 스포츠선수의 미래를 볼 때 운동 말고도 뭔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어야 해요.

그리고 그 길을 누군가는 열어줘야 해요. 장미란 선수 초청한 것도 그런 이유에요. 구단에서 얼마 줬는지 모르지만 그 선수의 높은 열정과 운동관을 많은 선수들이 듣고 배울 수 있었어요.

아주 좋은 일이라고 봐요. 이건 다른 이야기일 수 있는데, 나 예전에 야구할 때 지금도 마찬가지일지 몰라요. 야구인들 보고 무식하다고 했어요. 난 그렇지 않다고 봤어요. 장미란 선수뿐만 아니라 어느 선수라도 운동 이외 뭔가를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줘야 하고 내가 그렇게 되도록 씨를 뿌리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

다소 의미심장한 질문일 수 있겠습니다.

아이디 blueinriver님께서는 ‘지금껏 가장 기억에 남는 제자가 누구였나요’하고 물으셨습니다.

제일 아쉬운 건 심성보에요. 불쌍해요. 지금도. 당뇨 때문에…. 참 아쉬워요. 지금도 정말. 진짜 야구밖에 모르고 성실하고…. 쌍방울 감독으로 있을 때 김기태보다 더 믿었다고. 걔는 정말 아쉬워요. (혼잣말을 하듯)병 때문에…. 참…. 허허. 마지막까지 살려 주려고 LG 감독있을 때도 데려왔건만 결국 안됐어요.

전 이 질문이 무척 좋은데요. 아이디 7486sky님께서 물으셨습니다.‘김성근 감독님에게 야구란?’

생명이지요. 야구가 있어서 지금까지 투쟁하며 살아왔고 올바르게 살아왔고 공부도 했어요.

만약 야구가 없었으면 벌써 죽었지 않나 싶어요. 목적이 없었을 테니. 나는 매일매일 생과 사에서 싸우고 있어요. 그래서 지금도 숨을 쉬고 있는 거예요.

어쩌면 다른 사람과 내 인생이 그래서 다른 것일지 몰라요. 다른 이들은 그래요. “왜 그렇게 각박하게 사느냐”고. 야구란 건 늘 어마어마한 것을 가르쳐줘요. 야구는 가도 가도 끝이 없어요. 인생하고 똑같은 것 같아요.

됐다 싶으면 아니거든. 더 있거든. 어쩌면 인생보다 더 힘들어요. 야구는 상대가 있으니까. 야구감독이란 건 하루하루가 승부에요. 이거 굉장히 힘든 거예요. 매일 싸움이에요. 거기서 느끼고 배우는 게 얼마나 많겠어요. 사람들한테 배반당하는 것도 있을 거고, 그것을 어떻게 이기느냐가 문제지요.

아이디 paranais님께서 물으셨습니다. 우리나라 프로야구계가 풀어야 할 시급한 과제가 있다면?

야구저변 확대가 중요합니다. 선수복지도 중요하고. 무엇보다 지름길로 가려는 태도에서 벗어나 큰길로 가려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KBO와 선수협이 큰길을 가려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전 꿈이 있습니다. 그게 뭔지 아세요? (고개를 흔들자) 한국 프로야구팀이 메이저리그팀과 싸우는 거예요. 일본 도쿄에서 해마다 아시아시리즈 하고 있잖아요.

일전 일본야구 관계자한테 그랬어요. “아니 당신들은 왜 아시아시리즈에서 열심히 하지 않느냐”고. “아시아시리즈 할 때면 말이야. 왜 외국인 선수 다 보내고 에이스 안 내보내느냐”말이지. “이건 단순히 아시아시리즈가 아니다. 아시아가 서로 최선을 다해 발전해서 세계로 나가야 하는 중요한 대회다”말이지.

시대의 흐름을 보세요. 어느 누가 일본선수들이 메이저리그를 제 집 앞마당 다니듯 진출할 줄 알았나요. 또 누가 우리가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을 딸 줄 알았겠어요.

꿈은 이뤄지고 현실이 되는 게 운명입니다. 나중 아시아시리즈 최종 승자가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우승팀과 맞서는 날이 올 겁니다. 그 경기에서 전 감독을 맡고 싶어요.

선수들에게 늘 그래요. 현재에 만족하지 말고 끊임없이 꿈을 꾸라고. 잘 들으세요. 구단에는 미안해요. 한국 지도자들한테도 미안해요. 하지만 선수들의 미래, 한국야구의 미래를 위해선 제가 총대를 메야 합니다.

일본 코치들 데려온 거 모험일 수 있어요. 우리 지도자들 밥그릇 빼앗은 일일 수 있어요. 하지만 선수들에게는 많은 기회를 제공해야 하고 선수들 미래를 볼 때 가장 적합한 코치가 필요합니다.

부모가 과외선생 왜 붙여요?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서 다양한 시도를 하는 거잖아요. SK가 우승하기 위해서 일본인 코치들을 데려왔다고? 아니에요. 절대 아니에요.

아마추어 야구도 그래요. 기합 안주고 안 때리면서도 아이들이 야구를 하게끔 만들어야 해요. 그게 지도자에요. 앞으로 새로운 지도자들의 시대가 열릴 거예요.
야구를 제외하고 가장 관심 있는 게 무엇이신지 궁금합니다.

(단호하게) 없어요. 비는 시간에 책방 가요. 책방에서 책 보면서 좋은 문구 있으면 메모해요. 나중에 선수들에게 들려 주려고.

24시간 야구에 미치고 있는 거예요. 지금도. 얼마나 감사한 일이에요. 인생을 볼 때. 난 야구에게 늘 감사해요. 사람은 버리기는 쉬워도 갖고 있는 건 어려워요. 남의 집 자식들의 인생이 나한테 달려 있어요. 그래서 제겐 24시간도 부족합니다.

(호텔 직원에게 캠프 가이드를 부탁하며) 옛날 쌍방울 때 운동장에 비가 왔어요. 내가 새벽에 나가서 물 퍼요. LG에 있을 때는 제주도에 눈이 왔어요. 그럼 내가 새벽에 나가서 눈을 다 퍼 날라요.

그럼 LG 고위층들이 아침에 일어나서 그래요. “제주도로 오길 잘했다”고. 이분들이 “뭐하러 제주도에 와서 훈련해야 하느냐”고 핀잔줬던 분들이라고. 감독은 그런 사람이에요. 새벽에 일하는 사람이에요. 이 불황 속에서 당신 기자고, 내 감독이고,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하고 고마운 일이에요. 누구랑 싸울 시간 없어요.

김병현 문제를 물어봐달라는 분들이 많습니다.

김인식 감독 보세요. 말은 안 해서 그렇지 얼마나 마음이 아팠겠어요. 1년 야구 쉰 선수를 데려가는 용기 있는 감독이에요. 여권 잃어버렸다고 했을 때도 선수 감싼 감독이에요.

내가 선배니까, 난 말할 수 있고 말해야 하는 위치에요. 김병현 선수, 아쉬워요. 얼마나 좋은 선수고 훌륭한 선수에요. 그런 선수가 아쉬운 방법으로 못 왔으니까.

사실 될 수 있으면 내가 큰소리 안 치려고 해요. 내가 WBC감독 못 맡았으니까. (씁쓸하게 웃으며) 김광현 대표팀 보낼 때 내가 처음으로 광현이 펑고를 처음 쳐줬어요. 펑고 칠 때 내가 걔한테 아주 화를 냈어요. 왜 인줄 아세요?

4월 개막전만 보면 페이스가 좋았어요. 하지만 광현이 페이스는 WBC에 맞춰져야 했어요. 선수를 다그칠 수밖에….

(호텔 직원이 스프링캠프 가이드북을 가져오자) 자, 보라고. 여기 선수들 보이지요. 가이드북 커버에 나온 선수들 보이지요. 이런 가이드북 그냥 버릴 수 있지만, 난 버리지 않아요. 선수들한테 보여줘요. 그리고 말해요. “내가 반드시 꼭 널 이런 선수가 되게끔 도와 주겠다”고.

감독님의 마지막 꿈은 무엇이십니까. 이 질문이 오늘 실시간 중계의 마지막 질문입니다.

10년은 더 감독했으면 좋겠어요(웃음). 나중에 메이저리그나 일본프로야구나 다른 리그에서 감독도 한번 해보고 싶어요.

일본에서 코치는 해봤으니까. 그런 생각을 해요. 선수는 많이 수출됐으니 이제는 지도자도 수출해도 되지 않느냐고.

세계야구가 하나가 됐으면 하는 바람도 있어요. 또 몰라요. 10년 뒤 야구 잘하고 있으면 우리 SK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감독하고 있을지(웃음).

난 꿈이 무궁무진해요. 그 속에 살거든(웃음). 캐주얼 자주 입는 이유가 있어요. 캐주얼 입으면 마음이 젊어져요.

장시간 동안 질의응답에 응해주신 김성근 감독님께 감사드립니다. 오늘 연습경기도 있고 훈련도 많아 힘드셨을 텐데요. 정말 감사드립니다. 야구팬 여러분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제가 직접 듣고 글을 입력하느라 실수가 많았습니다. 이해와 용서 부탁드립니다.

지금까지 중계를 들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잠시만요.

네?

오늘 박 기자 컨디션이 어땠는지 모르겠어요. 50%인지 70%인지 몰라요. 하지만 난 그래요. 50%밖에 안 되니까 쉰다? 난 오히려 50%밖에 안 되니까 100%를 만들기 위해 50% 더 노력하자. 그거에요. 그게 성공하는 비결이에요.

여러분도 지금 현실에 좌절하지 말고 땀을 믿으세요. 성공은 곧 노력입니다. 설령 노력했는데도 성공이 좌절됐다고 무릎 꿇지 마세요. 또 도전하세요. 그래도 안 되면 또 도전하세요.

저는 67살이 되도록 그걸 믿으며 살았고, 65살에 성공을 했어요. 좌절하려거든 절 보세요. 절…. 여러분은 반드시 성공합니다. 자신을 믿으세요.

장시간 들어주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실시간으로 진행된 김성근 감독님과의 대화를 마치겠습니다. 진심으로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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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글] 구본형 - 김용규 연구원

Posted at 2009. 2. 19. 14:38// Posted in 이런저런 이야기

 

참으로 멋진 글이다.
공생, 더불어 사는 삶, Echo Life 이런 말들은 거창한게 아니라
아래처럼 까마귀를 위하여 감을 남겨놓는 그런 말이리라.

 



마을에서 산방으로 오는 길 가에 있는 커다란 감나무 두 그루를 기억하시는지요? 늦가을, 감을 단 풍경이 참 예쁜 나무지요. 그 풍경이 좋아서 이곳을 찾아오던 그대 발 길도 잠시 멈추게 했다던 그 나무입니다. 겨울 초입 어느 날 나는 그 감나무 아래에 갔습니다. 주인이 그 감나무의 꼭대기 줄기와 가지들을 벤 뒤, 바닥에 버려 놓은 것을 주어다 땔감으로 쓰기 위해서였습니다.


열심히 감나무 땔감을 주어 트럭에 싣고 있는데 갑자기 까마귀 한 쌍이 근처 전봇대에 앉아 섧게 울어대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은 나를 보며 울고 있었습니다. 즉시 일을 멈추었습니다. 그들도 소리를 늦추었습니다. 그들 말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하지만 알아들을 수 없었습니다. 역시 나는 아직 생명 공동체와 불통하는 인간입니다. 다시 나무를 적당한 크기로 잘라 트럭에 싣기 시작했습니다. 까마귀들도 다시 울기 시작했습니다. 이번에는 더욱 맹렬하게, 심지어 이 전봇대에서 저 전봇대로 옮겨 다니면서 ‘짖기’ 시작했습니다. 그제서야 알았습니다. 잘려진 가지 끝에 달린, 이미 홍시의 수준보다 더 물러있는 감들을 가져가지 말라는 항의였던 것입니다. 감이 달린 잔 가지들은 두고 큰 줄기들만을 챙겨 얼른 차에 싣고 돌아왔습니다.


지난 가을, 나는 그 감나무의 윗부분을 베어낸 분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는 아랫마을 어느 어르신의 아들입니다. 도시에 나가서 살고 있는 그가 연로한 모친을 대신해 감을 따고 있었습니다. 낮은 곳의 감은 다 땄는데 높은 곳의 감을 딸 방법이 없어 쩔쩔매고 있었습니다. 몇 주 뒤 다시 찾아온 그가 나무에 올라 높은 부분을 모조리 베어낸 것입니다. 이미 터져버린 감은 쓸모가 없었는지 잘려진 가지 끝에 그대로 달려 있었습니다. 그는 내년에는 낮은 가지에서 더 많은 감을 딸 수 있으리라 기대하면서 나무를 잘랐을 것입니다.


하지만 옛 어른들은 감을 따더라도 꼭 이삭을 남겨 두었습니다. 까치와 까마귀 같은 새들의 겨울 양식을 생각해서였습니다. 그것으로 새들은 겨울의 별미를 맛볼 수 있었고, 감나무 또한 다시 고욤나무로 싹 틔울 기회를 얻는 것이기도 했습니다. 감나무 이삭을 두는 모습이야말로 우리 조상들이 살아가던 방식입니다. 추수하며 흘린 벼 이삭, 탈곡할 때 다 떨어지지 않고 남는 곡식 몇 톨을 그대로 남겨둠으로써 자연의 생명들과 더불어 살고자 했던 모습. 이 모습이 바로 예전의 삶을 관통했던 삶의 얼개입니다. 이것이 확장된 얼개가 우리의 공동체였습니다. 우리의 공동체에 담겨 있던 삶의 얼개는 타자를 배려하고 품는 것으로 더불어 사는 방식이었습니다.


나는 요즘,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얼개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겪고 있는 이 위기와 절망의 원인이 개인들의 무능에서 비롯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얼개에서 비롯되는 것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얼개는 지나치게 무자비합니다. 손이 닿지 않는 감나무의 꼭대기마저 무참히 엔진 톱으로 잘라내는 방식의 얼개입니다. 누군가의 몫을 더 많이, 심지어 깡그리 거두어 부자가 되는 것에 문제가 없다고 보는 방식, 지방을 희생하여 도시가 번영하는 방식, 다른 나라 노동자의 낮은 임금을 토대로 생필품의 가격을 낮게 유지할 수 있는 방식, 원주민의 삶을 내몰아 더 크고 높은 집을 지어 이익을 창출하는 방식, 이 모든 것에 무감각한 방식……


지금의 위기가 그 좋은 돈을 풀어 극복되더라도 지금의 얼개로는 훌륭한 대안이 되지 못할 것입니다. 위기가 반복될 때 마다 희망은 점점 쇠할 것입니다. 더 많은 희망이 살 수 있는 새로운 얼개가 논의되고 연구되어야 할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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