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무단으로 퍼와도 되는걸까?
아무튼 멋진 글이라…..

잡담인데, 다방면에 뛰어난 능력을 보이는 건
여자분들이 잘하는 것 같아.
남자보다는 여러 가지 삶의 무게가 훨씬 더 심한 것 같아.

그런 능력이 부럽다.

저는 도심으로부터 멀리 달려와 밤새 파도가 뒤채는 소리를 들으며 이글을 쓰고 있습니다.
일 년 동안 기다려 왔던 저의 스물 두번째 혼자만의 여행, 휴가 입니다. 해마다 간절기인 이맘때, 저는 제 일상으로 부터 완전히 차단되는 시간을 갖습니다.


이시간은 제 삶의 안전지대와 같은 것이어서 삶이 야박한 얼굴로 딴청을 부릴때,일상이 마치 보이지 않는 목적지를 향해 걷는 것과 같을 때, 이여행을 상상하며 그것들을 견딥니다.


일 년에 꼭 한 번 주어지는 이시간을 통해 제 인생의 크고 작은 변화를 위한 결정을 내렸고, 피상적으로 생각하던 것들을 구체화하는 작업을 했습니다. 또한 십여년 전부터는 일년 동안 구상한 소설을 쓰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작년에 저는 이 여행에서 변화경영 연구소의 연구원으로 지원하기로 결정했으며, 그 전년도에는 잡지사에서 취재기자로 일하던 것을 그만두고 대학의 학부에 다시 입학해 삼모작 시대인 시점에서 새로운 중년을 설계하게 된 것을 자축 했습니다. 덕분에 저는 작년에 제 삶의 가장 치열한 가운데를 지나치는 과정, 변화경영 연구원과 학부 심리학과, 국문학과, 평생교육 경영학과 학생으로 일 년간을 지냈습니다.


또한 십 년 동안 습작했던 12편의 소설중 한 편이 당선되었고, 80편의 습작 시중 한 편이 당선되기도 했습니다.
소설이 당선 되자 많은 사람들이 그 바쁜 중에 언제 소설을 썼느냐고 물었습니다. 여러분도 알고 계시는 것처럼 소설은 단숨에 써지지 않습니다. 주변의 사람들의 개인사와 사회적 현상을 관찰하는 습관은 소설 습작을 하면서 생긴 버릇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어떻게 제가 주목하고 있는 현상을 소설로 쓸 수 있을까를 늘 구상하고 있는 것이고, 그 시간이 제게 당선이라는 선물을 안겨 준 것입니다. 어떤 일이든지 포기 하지 않고 십 년 이상을 하면, 결과로 나타난 것을 알려 준 교훈이기도 했습니다.


일주일간의 이번 여행에서는 제 인생의 첫책을 구상중입니다. 오랜 생각끝에 시작했던 연구원생활이 안겨준 준 선물, 프리 북페어를 마치자, 희미해 보였던 제가 쓰고 있던 첫 책의 컨셉이 분명하게 다가왔고, 그 책의 쓰임, 소명 또한 크게 다가왔습니다. 첫책을 위해 열심히 고민하고 있는 이 시간이 올 한해가 끝날 즈음, 또는 더 빨리 여러분들에게 저의 책을 선물로 드릴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며칠 전 군대 간 큰 아이에게 저는 저희집 가훈을 하나 지어서 그 군의 사이트에 올렸습니다.
'몸이 꼭 있어야 할 자리에 있으며, 그 자리에서는 최대한 명랑히 최선을 다할 것'
가훈을 정하지 않고 살던 제가 아들을 군대에 보내며 노심 초사하는 마음으로 정한 이말은 저에게 적용하며 푯대로 살아 온 말이기도 합니다.

제사를 모시는 종갓집의 맏며느리로, 아내로, 두 아이의 어머니로, 학생으로, 기자로 소설가로 사는 제게 사람들은 너무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저도 그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생각하시는 것처럼 그렇게 힘들지 만은 않았습니다. 위의 글처럼 단지 있어야 할 자리에서 최대한 명랑히 할일을 수행하다 보니, 내성이 생기고, 그것을 즐겁게 즐기는 방법도 알게 되었으며, 24시간은 생각처럼 짧지 않았습니다.


혹시 지금 당신이 너무 많은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선택과 집중이 최선의 선택이겠지만, 어느것 하나도 버릴 수 없는 당신의 일이라면, 저처럼 용감하게 당신만의 시간을 가져 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이 십 이 년 전 첫 여행을 떠나던 시점은 제가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여건이 아니었습니다. 제가 여행을 떠날 수 있었던 것은 그렇게 하지 않으면 도저히 삶을 지탱할 수 없을 것 같은 위기감때문이었습니다. 지금 또한 사정이 썩 좋아진 것은 아닙니다. 여ㅐㅇ을 떠나기에 좋은 시간은 어쩌면 평생 못 만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당신이 있어야 할자리에 있었고 그곳에서 최선을 다하는 이라면 기꺼이 당신을 위해 시간을 써야 합니다.


여행에서 당신은 당신의 모습이 아주 잘 보일 것이고, 또 개선의 방향점을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당신이 에너지를 충전하고 돌아 올 수 있다면, 그것은 당신 모든 주변인들에게도 좋은 선물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누구에게나 혼자만의 여행이 좋은 처방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 모든 것을 잘해내고 있는 당신이라면 다양한 방법으로 이미 삶의 여과장치를 작동하고 계신 것이겠지요.


스물 두번째의 여행을 떠나와 여러분들에게 쓰는 마음을 나누는 편지는 저에게 각별한 한 장의 연서로 기억 될 것입니다. 에너지를 충전하는 행복한 한 주가 되시길 기원합니다. 가능하다면 저의 휴가를 나눠드리고 싶습니다.


삶을 지독히 사랑하는 빨강머리앤의 여섯번째 편지.^!~

'이런저런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펌글] 김성근 - 눈물나는 이야기  (0) 2009.02.21
[퍼온글] 구본형 - 김용규 연구원  (0) 2009.02.19
1만 시간의 법칙  (0) 2009.02.02
휴가 보내기  (0) 2008.12.31
시지푸스의 신화  (0) 2008.12.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