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췌_슬로 라이프 by 쓰지 신이치

Posted at 2010. 12. 26. 11:59// Posted in 이 책 읽어 보세요

발췌
p.54 민속 연구가로 특히 도호쿠 지방의 음식 문화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갖춘 유키 도미오는 생산자 대신에 ‘대기자’라는 말을 제안한다. ‘그는 농사를 짓는다는 건 작물의 시간을 함께 살아내는 일이다’라고 말한다.

교육 역시 마찬가지가 아닐까? 사람을 변화시킨다는 건방진 생각을 버리고 그들이 변화 할 수 있도록 시간을 두고 지켜보는게 교육의 본질이 아닐런지. 선생이 할 수 있는 일이란 고작 학생들에게 동기 부여가 최선이다.

p.55 상대가 자연이든 사람이든, 우리는 기다리고 기다리게 하는 일에 점점 더 서툴러지고 있다. 요컨대 함께 살아가는 일에 점점 더 서툴어지고 있다는 뜻이 아닐까? 왜냐하면 함께 삼께 살아간다는 것은 기다리고 또 기다려 주는 일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기다리지 않고 우째하였든 억지로 만들려고 애썼던 숱하게 지난 날들. 반성할지어다. 기다릴지어다.  

p.79 소비도 마찬가지다. ‘다른 사람들이 모두 갖고 있으니 나도 명품 가방을 사야 한다’는 심리는 혼자서 뒤처질지 모른다는 공포에 근거하고 있다. 새로운 옷을 살 때의 기쁨에도, 그렇게 하지 않으면 후줄근해 보일지 모를 자신에 대한 공포가 숨어 있다. 소비 행위는 타자와의 경쟁이며, ‘지금 여기’에 있는 자기 자신과의 경쟁이다.

결국 나 스스로 자신감이 가장 중요하다. 내면에 자신이 있다면 외양은 그저 부산물일 뿐이다. 저절로 아우라가 뿜어져 나온다. 흔한 말로 명품을 사지 말고 나 스스로 명품이 되도록 노력하자. 그건 더욱 어렵고 가치 있는 일이다.

p.95 러미스에 따르면 지금 유행하는 세계화는 결코 새로운 현상이 아니다. 식민지화나 제국주의 모두 서구 문명과 경제 제도 속에 전 세계를 편입 시키려는 것이었으므로 세계화와 크게 다르지 않다.

과연 일제 시대의 발전과 IMF 이 후 신 자본주의 시대의 발전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모두다 자본을 가진 세력만 살찌운 행위가 아닌가? 하층 혹은 중산층의 삶이 개선되었는가? 시야를 돌려 다른 나라는 어떠한가?

선진국이라는 미국, 일본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하지만 복지가 발달한 유럽은 아닌 것 같은데. 결국 나라의 방향도 서민들도 잘 살 수 있는 복지가 우선이 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

살펴보면 이명박도 우리 나라가 복지 국가라고 하고 있다. 한미 FTA의 홍보 문구에는 어김없이 일자리 창출이라고 한다.

진실을 봐야 한다.

p.100 이반 일리히의 말에 따르면, 빈곤은 사람들이 시장에 의존하는 정도가 크면 클수록 더 깊어진다. 즉, 산업 생산에 의한 풍요에 지나치게 의존함으로써 손발이 비틀린 사람들이야말로 불만과 무력감에 시달리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과거 전통사회 속에서 각자가 지녔던 살아가는 기술을 잃어버리고, 그 대신 우리는 교육을 통해 ‘바람직한’ 또는 ‘돈이 되는’ 기능과 능력, 태도라는 가치(희소성이 높을수록 환금성이 커진다)를 획득하기 위해 서로 경쟁하고, 매우 오래 학교를 다닌다.

밥을 하자. 주말 농장을 체험하자. 귀농을 준비하자. 정작 나에게 필요한 것은 의식주가 아니더냐. 자연은 이미 갖추어져 있다.

p.111 서울 도심의 가로수를 잘라보면 그 단면에 나이테가 없다는 애기가 생각납니다. 그늘이 없는 것은 그렇다 해도 나이테가 없다니요!

인간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나이테가 없다는 것은 성장이 없다는 것이다. 나무가 이런데 사람이라고 다르겠냐?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그저 생명을 연장하고 있을 뿐이다.

p.126 “전후 일본은 구미 제국을 따라잡고 추월하겠다는 목표로 정치, 경제의 중앙 집권 시스템의 경제 대국을 향해 맹렬한 속도로 돌진해 왔다. 하지만 21세기를 맞이한 지금, 이와 같은 전후 50년의 가치관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흔히 일본을 목표없는 사회라고 조롱한다. 반면 우리 나라는 다이내믹 코리아 라고 자랑한다. 과연 우리의 목표는 무엇인가? 747로 대표되는 성장 제일주의? 정작 부끄러워 해야 할 일은 여전히 구시대의 환영에 사로잡혀 있는 우리 모습이 아닌가?

p.143 워싱턴에 있는 대통령이 우리 땅을 사고 싶다는 말을 전해 왔다. 하지만 어떻게 땅과 하늘을 사고 팔 수 있나? 이 생각은 우리에게 생소하다. 신선한 공기와 물방울이 우리 것이 아닌데, 어떻게 그것을 사가겠다는 건가?

p.167 우리 사회에서는 보통 그럴 여유가 있으면 돈벌이나 다른 경제활동에 나서야 한다고 여긴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자. 자신과 자기 자손들이 살아가야 할 이 사회를 더 나은 곳으로 만들어 가는 정치에, 어째서 우리들은 시간을 좀더 할애하지 않는 것일까.

정치에 참여하는 방법이 무엇이 있는가? 트위터 RT, 페이스 북? 아고라 서명? 너무 멀고 나약하다. 이러한 무기력을 떨쳐 낼 수 있는 방안이 없을까? 지방 자치, 풀뿌리 민주주의가 그 역할을 해 주어야 되는데 여전히 미약하다. 과연 우리에게 의무라고 하는 정치 참여의 자유는 보장되어 있는가?  

1사 1촌 농촌 후원같은 1인 1시민 단체 가입의 운동이 필요하다. 그것도 단순한 후원이 아니라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p.175 <빠빠라기>에서 투이아비는 이렇게 말한다.
“배불리 먹고, 머리 위에 지붕을 지니고, 마을 광장에서 축제를 즐기기 위해서 신은 우리들에게 일하라고 말씀하신다. 그런데 어째서 그 이상 더 일해야 하는 것일까?”

p.182 자동차를 부지런히 닦았으나 마음을 닦지는 않았습니다. 인터넷에 뻔질나게 들어갔지만 제 마음 속에 들어가 보지는 않았습니다.
나 없이는 아무것도 있을 수가 없으니 시간이 없는 사람들은 실은 자기 자신이 없습니다. 돈과 권력과 기계가 나를 다 먹어 버리니 당신은 어디 있습니까?

p.195 길에 서서 나누는 이야기의 대부분은 아마 잡담으로, 내용 자체는 그리 대단할 것 없는 소소한 이야기일 것이다. 다다의 말처럼, 문제는 대화의 내용이 아닌 것이다. 서로 마음이 맞는 사람들끼리 특별한 목적 없이 사소한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시간을 보내는 즐거움. 여기에 바로 놀이의 원형이 담겨 있는 것이다.

p.210 플러그를 뽑음으로써 시스템에 대한 의존도를 조금씩이나마 줄여나가면서 자족적인 생활을 향해 걸음을 옮겨놓는 것이다... (중략) … 그러나 일리히도 지적했듯이, 운동 차원의 언플러그에만 의미를 둘 필요는없다. 단순한 취미나 놀이, 도락이라 여겨지던 것 - 예를 들어 일요 목공이라든가 주말 정원 가꾸기 등에도 실은 중요한 가능성이 숨어 있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부분적인 플러그 뽑기의 경험을 통해 우리들이 무엇을 배워 나가는가’ 하는 점이다. 그리고 과거 플러그되어 ‘편리’하고 ‘쾌적’한 현대 생활을 즐기고 있는 것 이상으로, 지금 우리들은 조금씩 생활의 기술을 회복해 가면서 생태계와 공동체에 새롭게 플러그되는 경험을 즐기고 있다는 점이다.

p.227 새로운 제품들을 사지 않으면 생활하기 어려운 방향으로 사회의 틀 자체가 바뀌어 가기 때문이다.

요즈음은 스마트 폰이 없으면 대학 생활이 어렵다고 한다. 90년대는 핸드폰이 없으면 어려웠다. 여전히 대학 생활은 계속 힘들어져 간다. ‘청빈’(젊은 가난)의 가치를 말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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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한겨레 21에서 영어 교육 열풍 관련 글을 읽었다. 시사 주간지에서 머리기사로 나올 만큼 커다란 열풍을 가져온

최근 영어 현상에 대해서 나도 나름 할 말이 있다.

사실 나는 2년째 새벽에 일어나 영어 학원을 다니고 있다. 실력은? ~~~ ㅎㅎ 잘 알면서.

 

나는 영어는 곧 우리 사회의 새로운 신분제의 상징이라 생각한다.

영어를 잘 하면 20%의 상류층 못 하면 80%의 서민층.

명박이답게 취임도 하기 전에 확실한 명박이의 성장 비전을 보여주고 있다.

못 사는 사람 더욱 못 살게 하여 잘 사는 사람 더욱 잘 살게 하는 신 자유주의.

 

하지만 영어를 잘하고 못 하고는 영어에 얼마나 돈을 들이 부였느냐? 라는 것으로 좌우된다 생각한다.

즉 가장 큰 요소는 돈이 있고 없음이다.

 

영어 능력, 그 중에서 최근에 중시되는 영어 말하기, 듣기 능력은 영어 환경에 얼마나 많이 노출되었냐에 따라 많이 좌우된다.

우리가 잘 아는 학교 교실이라면 영어로 말하고 영어로 이야기하고 듣고 하는 그런 환경은 불 가능하다.

50명이 넘는 교실에서 가장 큰 덕목은 조용히 하는 것이다. 떠들면 안 되는데 무슨 영어 듣기냐 영어 이야기이냐?

 

우리처럼 학교 교실에서 열심히 읽기만 하였다면 영어로 한 마디만 하려고 해도 울렁되기 일쑤다. (영어 울림증이라 한다.)

어려서부터 사설 영어 말하기 전문 학원에 다니거나 외국에서 살다가 와야 그 나마 영어로 듣기, 말하기에 두려움이 없어진다

한 마디로 집에 돈이 어느 정도 있어서 학원이나 어학 연수를 다녀 와서 자신감이 있어야 한다.

 

얼마 전 신문 기사에서도 부모의 경제적 능력과 성적의 상관 관계가 가장 높은 과목이 영어라고 한다.

실제로 영어 선생님 여자 친구가 안산에서 과천으로 학교를 옮긴 경험이 있는데

과천과 안산은 많은 차이가 난다고 한다. 한 예로 안산에서는 수업 시간에 자기가 영어로 발음을 해도 무리가 없었는데

과천에서는 발음 문제로 수업 시간에 자기가 말하지 않고 꼭 테이프를 틀어 놓는다고 한다.

소위 살다 온애들이 많아서 자기가 말한 발음이 이상하면 학생들이 유창한 발음으로 무슨 말이냐며 질문을 한다고 한다.

 

대략 영어 성적이 더 중요해지면 강남에 살아서 영어라도 잘 했던 아이들은 더욱 유리한 세상이 될 것은 뻔한 결과일 것 같다.

 

학생은 그렇고 항상 짤릴 걱정을 하는 직장인 모습은... 즉 나의 모습은 어떤가?

상시 구조조정 세상에서(우리 회사 창사 이래 최대 흑자인 작년에 5% 명퇴했다.) 어찌되었건 버티어 보려는 불안감으로

나는 나름 열심히 영어 공부를 하고 있다.

그래 열심히 하면 된다, “못 하는 건 니가 능력이 없어서 그렇고 니가 노력을 안 해서 그런거다라는 가엾은 노예 근성 하나로

오늘도 새벽에 일어나 학원을 간다.

 

하지만 어학 연수, 유학 갔다 온 넘 들은 가만히 앉아서도 배낭 여행 한 번 못 가본 나보다 훨씬 유창한 발음을 구사하고 있다.

그리고 내가 영어를 잘 한들 10억이 넘는 아파트가 내 것이 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p.s

10억이 넘는 아파트를 가질 수 있다고 한들, 그 걸로 집 없는 사람들을 착취하고픈 생각도 전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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