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단장 놀이

Posted at 2010. 12. 22. 06:55// Posted in 카테고리 없음

야구를 즐기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경기장에 가서 흥겹게 노래하거나 자기가 좋아하는 선수를 신나게 응원하거나.  그 중 하나로 자기가 좋아하는 팀의 단장이 되어 자신의 팀을 최고로 만드는 상상을 하는 것도 큰 즐거움 중 하나다. 이미 ‘프로야구 매니저’라는 게임이 있고 축구의 경우에는 유럽에서 이혼 사유가 될만큼 사회적 이슈가 되는 ‘풋볼 매니저’도 있다. 최훈의 카툰 GM도 빠트릴 수 없고.

<최근 한글판이 정식 발매되었다>


최근 넥센발 트레이드로 한동안 잠잠했던 내 안의 야구에 대한 중독이 다시 타올랐다. 고원준을 받고 이정훈, 박정준을 내 주었다. 과연 롯데 단장은 어떤 생각으로 이 트레이드를 진행했을까?  

먼저 야구단을 경영의 입장에서 간단히 분석해보자. R&D, 영업, 내부 스태프 등과 마찬가지로  야구단 조직 역시 크게 본다면 투수력, 공격력, 수비력으로 나눌 수 있다. 투수는 다시 선발, 셋업, 클로져 공격은 장타력, 기동력, 출루율 수비는 내야, 외야, 포수로 나눌 수 있고.

내가 원하는 방향은 균형이다. 강한 팀이란 결국 팀 밸런스가 잘 갖추어진 팀이라 생각한다. (이건 다른 조직도 마찬가지) 그것도 장타력을 놓고 본다면 단순히 롯데처럼 이대호, 홍성흔, 강민호, 전준우로 이어지는 우타자 일색의 장타력이 아니라 좌우 균형을 갖춘 장타력을 더 낫다고 본다.

이렇게 놓고 보면 롯데의 약점은 셋업과 클로져이다.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다. A,B,C로 평점을 매긴다면 셋업 B-, 클로져 C 정도다. 그 중 이정훈은 롯데의 약점인 셋업맨 중 한 명. 아무래도 이번 건은 지난 시즌 연봉 조정 신청으로 인한 괘씸죄에 해당되는 것 같다. 그리고 전준우, 가르시아라는 주전 2명이 빠진 외야 자리의 백업 요원 박정준. 외야는 공,수를 겸비한 중견수 이 외에 김주찬, 손아섭이라는 확실한 카드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정보명, 이인구, 김문호, 황성용 등 비교적 백업도 풍부하고.

이 상황에서 롯데는 고원준이라는 선발을 한 명 더 받아왔다. 그것도 코리 라는 38세 선발 용병을 뽑은지 하루 만에. 기존 장원준, 송승준, 사도스키라는 준수한 선발에 이재곤, 김수완이라는 영건 + 코리, 고원준이라는 새로운 자원까지. 7명이나 된다. 게다가 손민한, 이명우, 진명호까지. 류현진 류의 1선발이 없다 뿐이지 양으로는 전혀 문제가 없다.

<이제 막 20살. 그런데 근성있는 친구란 칭찬도 많다.>


롯데 단장은 무슨 생각이었을까? 물론 양승호 감독의 인터뷰에서 “젊은 선발이 필요하다.” 라는 현장의 요구 사항에 대한 아주 만족스러운 결과물이다. 용병이랑 노땅들이 버텨주는 동안 영건이 무럭무럭 자란다는 생각 훌륭하다. 하지만 여전히 의문점은 남는다. 당장 내년 시즌 7명이나 되는 선발을 어떻게 활용하지?

그래서 나는 추가 트레이드가 있을 것 같다에 한 표 던지게 된다. 아니 내가 단장이라면 이렇게 하겠다가 더욱 정확하겠지만. 요즈음 트위터에 기자들 중심으로 이런 말들이 있다고 한다.

이러한 가정 하에서 강속구라는 확실한 스터프를 가진 중간 요원을 롯데는 데려와야 한다. 기아 곽정철, 삼성 안지만, 정현욱 정도가 가장 탐난다. 권혁, 권오준도 정말 훌륭하지만 중간 요원 특성 상 부상의 위험이 있는 넘들은 빼는게 좋다.  

그러면 송승준을 주는게 어떨까? 롯데 기업 특성 상 사생활 문제 있는 넘들 안 좋아하기도 하고. 물론 1:1로 하면 말도 안되는 손해니 곽정철 + @, 안지만 + @ 를 받아야 겠지만. 원래 트레이드라는게 조금은 손해를 보고 배팅 한다는 심정으로 해야 하니 과감하게 지르는 게 필요하다.   

<빵집은 잘 되고 있으려나?>


롯데 입장에서도 장원준, 사도스키라는 확실한 카드에 고원준, 코리, 이재곤, 김수완이면 해 볼만 할 것 같다. 만약 안지만이라고 하면 김사율, 강영식, 허준혁(좌), 임경완 계투진에 안지만 마무리라 놓고 보면 전체적으로 B+ 이상은 되어 보이고.

아무튼 현실과 전혀 무관하게 오로지 내 머리 속에서만 가능한 GM 놀이. 나같은 몽상가들에게 따악 적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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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계획

Posted at 2010. 12. 20. 20:44// Posted in 이 책 읽어 보세요

다산의 마음 (박혜숙 편역, 2008, 돌베개)



p.188 군자는 새해를 맞으면 반드시 그 마음과 행동도 한번 새로이 해야 한다. 젊을 때 나는 새해 첫날을 맞으면 항상 일 년간의 공부 계획을 미리 세웠다.

군자는 아니지만 나도 따라해본다.

2010년 평가
. 평생 만날 수 있는 좋은 사람들을 만났다. 백권 가약, 희망제작소 퇴근 후 렛츠 그리고 함글터 동기들. 이것만으로 충분하다. 더 이상 무엇을 더 바라겠는가?



. 일주일에 1권 이상 책을 읽고 한 달에 1번 이상 독서 토론 모임을 가졌다. 그리고 100일 연속 매일 글을 썼다. 내 안의 꼬마가 10cm 자랐다. 만족스럽다.

. 희망제작소 이직에 실패했다. 반대했던 사람들은 여전히 원망스럽다. 하지만 아직 끝난 게 아니다. 여전히 진행형이다.


<온라인 마케팅이 나의 업무가 될 수도 있었다. 거의>

2011년 계획
. 일에 성공하자. 여지껏 일이 아닌 다른 분야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썼다. 덕분에 독서, 글쓰기, IT, 마라톤, 야구, 축구는 이제 어느 정도 경지에 이르렀다. 하지만 아무리 취미를 잘해도 일에 실패하면 그 사람 인생은 실패한 것이다. 올해는 일에서 성과를 이루어야 한다. 취직하자.

. 사람의 마음을 얻자. 이제껏 내 안의 꼬마에만 온통 관심을 가졌다. 나 스스로 가난하게 자란 어린 내가 불쌍했나 보다. 이제 내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가지자. 그들을 관찰하고 그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 노력하자. 어른이 되자.


자 다른 분들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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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북포럼 후기

Posted at 2010. 8. 23. 22:17// Posted in 이런저런 이야기
TGIF 중 Facebook 오늘 온라인 세미나 참가해서 개념을 알게 되었다.
정보를 얻는 가장 빠른 방법은 역시 전문가로 부터 배우는 강의이다.

지식 방송 후기
. 페이스북, 무엇이고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 구창환 원장(인맥경영연구원)/유윤수 /최규문(에반젤리스트)
http://www.gnaru.com/lecture/view.asp?idx=639
  오늘 방송 후기

나의 페이스북, 트위터북 ID
. @smilehun2
. 작명이 중요하듯 아뒤가 중요한 세상

핵심 내용
. 인간 관계에 관한 서양의 철학
 동양적인 관점과 차이가 있다.
 나란 놈은 이런 사람이다 라며 세상에 많이 알린다. 수평적인 관계
. 싸이월드는 99년 전 세계적으로 가장 먼저 소셜의 개념을 도입
 하지만 글로벌화는 실패

. 마이 스페이스 보다 후발주자인데 성공할 수 있었음. 이유는?
 서비스, 기술 이전에  인간 관계에 관한 철학이 잘 녹아들어 갔다.
 정말? 정말 페이스북을 만들기 전에 이러한 것들을 고려했을까? 난 아니라고 봄.
 결과를 놓고보니 성공이지 처음부터 계획적으로 했는지는 모르겠음.
 그래 보았자 주크버그도 하버드 대 철부지 대학생 이었는데.
. 페이스북은 5개월 간 변화가 극심함. 앞으로 6개월 후가 기대되는 이유임
 막강한 노트 기능 업데이트

. 정보불평등이 트위터 보다 심함.
. 상품을 파는 게 아니라 지식을 판다.

페이스 북의 강점
. 자기를 알리는 본능, 다른 사람이 어떻게 살고 있을까 알고 싶은 본능을
 잘 활용한 서비스, 퍼스널 마케팅 본능(블로그와 유사)
. 전 세계 5억명 사용자, 70% 이상의 미국 이 외 사용자
. 한, 중, 일, 독일, 인도가 주요 공략 대상 시장
. 이미 경제인구 전체가 가입되어 있다.

페이스 북을 어떻게 활용할 것 인가?
. 방송에서 페이스북 이용을 한다. CNN
. 외국 친구를 많이 사귄다.
. 친구 쌓기
. 비즈니스 모델 - 홍보, Like, connect
. 비즈니스 인맥 쌓기 특히 해외 사용자
. 그룹에 참여할 수 있다.

궁금한 점
. connect 버튼이 머지? SSO 기능 구현이나?

페이스북 중국 막혀있다.

싸이월드와 페이스북 차이점
. 싸이는 일상의 다이어리, 친구 관계에 중점, not Business
. 오픈 앱이 아니었음. 최근 어플리케이션 오픈 발표
. 이미 벌어진 앱 숫자
 갤럭시 S VS 아이폰의 차이만큼이나 앱 숫자가 절대적으로 차이남

페이스 북 VS 트위터
. 보완재이기는 하지만 철학이 다른 서비스
. 친구의 친구 - 페북, 하나의 이슈에 대하여 서로 다른 친구들이 공감
. 실시간 소통 - 트위터
. 즉석 만남 VS 포멀한 만남
. 대화 VS 토론

구글과 페이스북 전쟁
. 과연 페북이 구글의 경쟁자가 될까? 5년 전 MS가 구글을 경쟁 하였듯이
 하지만 한국에서 싸이가 네이버를 제치지 못하였듯이 쉽지는 않을 듯.
. 구글Me 만들어 경쟁 예정, 10조 VS 300조 

네이버와 페이스북
. 페북은 사람(자기) 중심으로 관계를 만든다.
. 모바일 웹에 최적화

페이스북 VS 미디어
. 실시간 서베이, 반응이 바로바로 볼 수 있다.
. 시사인보다 독설 님이 더 유명한 사례가 대표적

펜페이지
. 유재석 

앞으로 국가가 사리지고 새로운 페이스북 연방이 나오지 않을까?
. 국가의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이 필요.
. 최근 NGO 강의에서 들었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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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인 151호 리뷰

Posted at 2010. 8. 5. 13:50// Posted in 책을 쓰자
시사인 151호 


내부 고발자 VS 행동하는 양심
이번 호 국정원, 위키리크스는 내부 고발자 혹은 행동하는 양심으로 같이 읽을 수 있는 기사다. 최근 채수창 강북 경찰서장 항명도 같은 범주이고.

난 여기에서 이러한 내부 고발자(다른 긍정적 의미의 단어가 잘 생각이 안 난다.)들의 실제 삶이 궁금하다. 위키리크스 기사의 대니얼 앨스버그는 사진에서 보니 신세가 훤한 것 같다. 79세에 박사까지 사회적으로 존경도 받는 인물인 것 같고. 그에 비해서 우리 나라는 어떨까? 대표적으로 <삼성을 생각한다> 김용철 변호사님은 잘 살고 있을까? 딴지일보 인터뷰(http://bit.ly/9mmPFG)를 보니 그렇게 웃기고 약간은 엉뚱해서 딴지일보스러운 분이 없던데 언론에 알려지기는 이혼남에 정신 이상자로 알려져서 세상의 질타를 받고 있다. 반대로 박종철 고문 사건의 안상수 대표는 잘 사는 것 같고.

우리도 위키리크스 처럼 이런 사이트를 만들 수 없을까? 어디 기부를 받아서 아예 재단 설립을 하면 어떨까? 이 분들 모두 ‘밥은 먹고 다닐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도록. 물론 태생적 연관이 깊은 ‘시사인’이 앞장서면 좋고. ㅎㅎ

음.. 그리고 어떤 말이 좋을까? 부정적인 어감이 드는 내부 고발자, 폭로 이 외 뭔가 다른 단어가 있으면 좋겠는데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우리가 필요한 건 관심 혹은 애정, 실천?
‘최저 생계비 체험’ 이 기사를 쓴 기자의 어려움, 한숨이 아주 잘 느껴진 기사였다. 그만큼 숫자 하나하나가 살아서 내 가슴에 박히고 있다. 8만 7000원 짜리 반지하 방의 곰팡이들, 5000원 짜리 백반 한 번 먹는 것, 달걀 60개. 기사를 쓰고 있는 모니터 너머의 기자의 안타까움이 보이는 듯 했다. 그리고 공감이 많이 갔다. 대학 시절 1000원 짜리 학생 식당 밥도 궁했던 시절에 연애란 사치요 친구들과 돈이 없어서 만나지 못했던 ‘관계 단절’의 힘들었던 기억이 선명히 다가왔다. 잃어버렸던 ‘평등을 향한 연대’가 다시 한 번 떠오른다.

권용선 님의 에세이와 비교되면서 새삼 기자님의 진심에 감사를 표현하고 싶다.

머리 좋은 것이 마음 좋은 것만 못하고,
마음 좋은 것이 손 좋은 것만 못하고,
손 좋은 것이 발 좋은 것만 못한 법입니다.

관심 보다는 애정이, 
애정 보다는 실천이,
실천 보다는 입장이 더욱 중요 합니다.
입장의 동일함 그것은 관계의 최고 형태 입니다.

다시 한 번 떠오르는 신용복 님의 글이다.

‘평범한 중년의 활동가들’
활동가 한 명 한 명 그 한 명 한 명 사람에 주목한 이번 ‘4대강 바벨탑’ 기사 좋았다. 그 순하디 순한 평균 나이 43세의 다섯 명의 중년들, 고소공포증이 있어 답답하게도 30분 넘게 크레인을 올라가야 하는 분들의 진실함이 잘 느껴졌다. 트위터 전문을 기사에 인용해서 그 분들의 실제 목소리를 듣는 것도 신선했다. 다시 한 번 느끼지만 실제 발언권을 누가 가지는 냐에 따라서 전달되는 정보의 진실은 많은 부분 달라진다는 것을 느꼈다. 그들과 같은 평범한 회사원으로 그들의 마지막 멘트인 ‘살아 있습니다. 인간답게 살고 싶습니다.’의 울림은 크게 다가왔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기사에서 그분들의 약력 소개 수준에 그쳤는데 한 분 정도는 따로 박스 기사로 떼어내서 자세하게 소개를 해 주셨으면 어땠을까? 단순 나열식이라 감동을 주기에는 미흡했다.

<하우스 푸어>
이번 호 <하우스 푸어> 책 소개 기사는 아쉽다. 물론 시사인 기자가 아닌 외부 필진의 기사 이지만. ‘하우스 푸어’가 앞으로 ‘블루 오션’, ‘88만원 세대’처럼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개념어가 될 것이다, ‘자가 거주율’ ‘공급 부족’의 오류를 지적하는 것에 내용이 그치고 있다. 필자이신 '시골 의사'님은 다소 현학적인 설명에 그쳐서 정작 이 책의 핵심인 일반 사람들이 실생활에서 겪는 고통, 그리고 그 고통 너머의 사람들의 대박 혹은 자본에 대한 헛된 욕망을 밝히는 것을 놓치고 있다.

많은 일간지와 중복되기는 하지만 실제 주택 대출 비용으로 어려운 일반 월급쟁이들의 어려움을 다시 한 번 소개하는 게 의미가 있었다. 그리고 일본, 미국에서는 오히려 경제 불황 시기를 사람들의 가치관이 변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여기는 사람들도 많았다. 실제 자본, 물질의 가치를 넘어서서 자연과 소박한 일상에서 그동안 잃고 살았던 삶의 대안적 가치를 발견하는 사람들이 늘어났었다. 우리 나라에도 집에 대한 환상이 깨지면서 점차 이러한 가치에 주목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데 이러한 사람들의 실제 이야기에 주목해야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기타
. 편집국장님의 중국 관련 외교 관계 관련 내용이 2주 연속 나오고 있다. 굉장히 궁금하다. 자세한 후속 기사를 중국 특집으로 밝혀 주었으면 한다. 정녕 우리 나라는 1세기 전처럼 다시 한 번 강대국의 꼭두각시가 되고 있는 건가?

. 유장관의 ‘김정일 밑에 가서 살아야지’는 말은 정말 평균적인 우리 나라 기득권 세력의 인식을 대표하는 표현이라 생각한다. 이 분들의 머릿속을 자세히 해부하는 만화 혹은 에세이를 기대한다.

. 이정희 인터뷰는 기자가 던진 질문의 집요한 편향성이 오히려 좋았다. 어차피 주간지에서 바라는 게 일간지의 단순한 정보 전달, 객관성이 아닌 관점이 선명한 의견이기에.

. 사람 in 의 ‘강남 좌파’ 개념이 궁금하다. 과연 ‘강남 좌파’는 무엇을 의미할까? 그리고 그들의 한계 혹은 기여하는 바는?
//
좋아하는 한 가지의 일을 선정하기 전에 먼저 전체 제가 하고 있는 일을
나열부터 하겠습니다. 제 명함에는 IT Sales Engineer라고 적혀 있습니다.
영업 지원 엔지니어이죠. 아무래도 IT 분야는 전문적인 분야이기에
영업이 잘 모르는 기술적인 분야에 관해서 도움을 줍니다.
고객, 영업 및 엔지니어 중간에서 코디네이션 한다 정도가 정확한 업무 정의일 것 같습니다.

실제로 하는 일은 제안서 등 각종 문서 작업(잘 모르는 영업/고객이 궁금한 내용에 대한 답이
되도록 보기 좋게 작성해야 합니다.)이 주가 됩니다. 하지만 직업에 대한 감흥은 없습니다.
직장 7년이 넘어가면서 좋은 집, 좋은 차에 대한 환상을 버린 후 별로 흥미가 없더라구요.
그저 제가 좋아하는 일과 관계가 될 때만 속도가 아닌 질에 집중해서
제대로 해 보려고 할 뿐 입니다. 직업이란 저에게 되도록 스트레스 덜 받고
농땡이 칠 수 있는 공간, 시간이면 충분 합니다.

다음은 취미입니다. 눈치채신 분도 있으시겠지만 전 취미로 하는 일이 굉장히 많습니다.
어떻게 보면 “책 읽고 토론하는 걸 즐겨하고 강의 듣고 달리는 걸 좋아한다”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새끼를 여러 개 쳐서 현재 정기적으로 사람 만나는 것만 나열해보면
함글터 글쓰기, 희망제작소 렛츠 1기(강의 후 모임으로 일종의 동문회) 서기,
RWS 한 도서관 한 책 읽기 운동 사회자, 백권 가약 독서 모임 진행자, 동아리 후배 독서 모임,
시사인 잡지 독자위원, 전 회사 야구 동호회, 등산이 있습니다.
평균 한 달에 한 번 정도 만나군요. (음... 회사일을 안하니 별걸 다 하군요. 참)

기타로는 조깅, 롯데 야구, 트위터/블로그 운영, IT 동향, 아이폰 등에 관심에 있구요.
예전에 하던 축구 동호회, 등산 동호회, 마라톤 참가는 이제 안 하는 편 입니다.

쭈욱 나열하니 이것저것 하는 게 참 많네요. 무슨 자랑하는 것 같아 쑥스럽습니다.
여자 친구가 참 괴로워 합니다. 일단 주말에도 자기랑 안 만나준다,
그리고 자기 만날 때는 아무런 계획도 없는 넘이 다른 모임 할 때는
운영자도 하면서 온갖 정성을 갖다 바친다, 모임에 여자 만나서 희희덕 거리지 않냐?
완전 무섭습니다~~

참 못난 남자 친구 입니다.
여자 친구가 없는 상태로 오래 있으면서 이것저것 많이 하던 게 버릇이 되어
아직까지 쭈욱 이어지고 있네요.그리고 요즈음 직업에 대한 미련을 버리면서
시간이 조금 여유로우니 요때다 싶어 좀 더 활발해지는 것도 있구요.

그 중 가장 좋아하는 일은 독서 토론입니다. 토론에서 배우는 소통이 화두입니다.
독서를 통한 소통이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내가 몰랐던 삶의 진실,
나 스스로의 모습, 다른 사람과의 동질감 혹은 이질감 이런 것들을 발견할때면
이런 것들이 저에게 큰 재미 혹은 흥분으로 다가옵니다..

다른 사람의 진심이 나에게 통하였다 혹은 내가 모르는 나와 서로 통하였다 등
이런 느낌이 들 때 기분이 좋아지죠.

회사일로 그야말로 기진맥진 해져 한 마디도 못 할 만큼 내 몸에서 기가 다 빠져갔다는
느낌이 들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 상태에서도 막상 독서 모임에 참가하면
어디서 모를 에너지가 나옵니다. 그래서 별로 말이 없는 과묵한 갱상도 남자가
어느새 모임에서는 신나게 떠들곤 합니다.
저도 어디서 그런 힘이 솟아나는지 가끔 신기하기도 합니다.

음, 그리고 전 이런 평등한 상태가 좋습니다. 독서 모임이라 서로 평등한 상태에서
이야기를 해야 됩니다. 그러니 나이가 어리건 배움이 작건 크건 평등하게 서로 의견을
교환합니다. 이건 권위를(혹은 어색한 긴장) 못 견뎌하는제 성격 탓입니다.  
대학교 동아리 모임에서도 선, 후배가 서로 ‘학형’하면서 서로 높임말을 했던 게
저희 동아리 가장 큰 매력 이었습니다.

물론 책을 통해 배우는 것도 참 많구요.

최근에는 한 도서관 한 책 읽기 준비하면서 배운게 많습니다. 전문가로 인정(전문가 인 척)
받기 위해 다른 분들과 같이 독서 토론 전문가 과정을 준비하는데
수준이 높은 분들과 토론을 하니 새로운 재미로 다가 오더라구요.

충실히 자료 조사도 하고 문화 다양성, 소외, 반자본, 타자 등 생소한 개념에 대해 의논하고...
즐거운 시간 이었습니다.

음.....
저는 운 좋게도 여러가지 많은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는 이제 취미가 넘어
직업이 될 수 있을 것 같구요. 운이 좋은 것 같습니다.

p.s
제 꿈은 ‘1층 북카페 2층 독서 모임 커뮤니티 공간’입니다.
돈 벌 생각 없고 능력도 없는 것 같아서 사업을 할 생각은 없구요,
이 아이디어를 가지고 희망제작소, 아름다운 가게에 적용할 거에요.
함글터 분들도 성공하시면 꼭 여기 기부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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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혈인 차별은 피해자의 몫?

Posted at 2010. 8. 2. 12:52// Posted in 이 책 읽어 보세요

까만달걀/벼릿줄 지음, 안은진.노석미.이주윤.정지윤 그림 / 샘터사 / 2006년 10월

한 도서관 한 책 읽기 운동의 일환으로 준비하는 독서 토론 모임을 위한 논제 뽑기.

논제 방향

. 차별은 당하는 사람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차별을 하는 사람의 문제이기도 하다. 아니 오히려 심각하다. 먼저 차별을 한다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하기에 그리고 자신도 빈부 격차, 지식의 유무로 차별을 당할 밖에 없기 때문에. 그래서 나는 이번 책에 대한 논제를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에게 초점을 맞추고 싶다.

. 피해를 당하는 사람은 결국 상처를 주는 가해자가 아닌가? 따라서 가해자의 반성 없이는 결코 어떠한 용서도 있을 없다. ‘밀양’의 문제 의식. 과연 누가 누구를 용서한다는 말인가?

책의 문제점

1) 혼혈인도 같은 한국인인데 그들이 피해를 당한다는 관념에 갇혀 마치 우리 민족, 혹은 단일 민족이 우수한 것인 마냥 호도하고 있다. 과연 우리 민족이 사는 대한 민국은 만한 나라인가? 단일 민족으로 지키고 싶고 자랑하고 싶은 가치가 무엇인지 의문이 든다.

출산율 꼴찌, 자살율 1위라는 우리 나라의 자화상. 거칠게 표현하면 태어나기는 싫고 죽고만 싶은 우리 나라이다. 정도면 그대로 지옥 자체가 아닌가?

2) 책의 소설들은 배경(혼혈)-전개, 갈등(편견)-반전(상처)-종결(화해) 도식화 있다. 하지만 갈등의 봉합은 항상 피해자에게 초점이 맞추어 진다. 작가들은 피해자를 타자로만 인식해서 그런지 문제의 원인과 해결이 철저히 그들에 의해서만 이루어진다. 이런 식의 문제 의식이라면 치유는 미봉책에 그치고 상처의 내상은 커져만 가는 아닌가? 과연 누가 누구를 용서한다는 말인가? 아쉽다.

인물소개

필리핀인 엄마를 부끄러워하던 아랑이, 까만 달걀을 가지고 학교에 오신 아빠를 재현이, 아비를 찾아 베트남에서 한국까지 경주, 학교 짱에게 뒤돌려 차기를 날린 경민이, 조센징/쪽발이로 상처받은 달이

논제별 자유 토론

1) 인상 깊은 대목을 발췌하고 한두 문단을 낭독해 주세요. 그리고 책을 읽고 소감을 자유롭게 이야기해 주십시오.

 

2) 책에는 필리핀인 엄마를 부끄러워하던 아랑이, 까만 달걀을 가지고 학교에 오신 아빠를 재현이, 아비를 찾아 베트남에서 한국까지 경주, 학교 에게 뒤돌려 차기를 날린 경민이, 조센징/쪽발이로 상처받은 달이가 등장합니다. 가장 애착이 가는 아이는 누구입니까?  간단히 이유를 설명해 주세요.

 

3) 만약 여러분이 베트남에 딸을 남겨둔 조덕기 씨라면 어떻게 했을까요? 늙어서라도 자식들을 찾았을까요? 아니면 처음부터 베트남을 떠나 한국으로 돌아오지 않았을까요?

 

4) 책에서처럼 우리는 우리 주위의 혼혈인 들에게 단지 혼혈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하곤 합니다. 하지만 우리 역시 미국이나 유럽에 가면 피부색이 노랗다고 김치 냄새 난다고 같은 차별을 받습니다. 차별의 원인이 무엇이며, 원인을 제거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5) 책의 달이 아버님은 일본인입니다. 그는 일본이 저지른 잘못을 사과하기 위해서 위안부 할머니들의 쉼터인 ‘나눔의 집’에서 봉사 활동을 합니다. 과연 우리는 어떻게 일본으로부터 용서를 받아야 할까요? 그리고 일본은 어떻게 용서를 해야 되는 것일까요?

 

6) 유명한 가수 ‘인순이’, 미식축구 스타 ‘하인스 워드’는 존경받는 연예인, 운동 선수 입니다. 피부가 까만 혼혈인 이지만 열심히 노력하여 성공한 케이스 이지요. 하지만 연예인 존경받는 혼혈인 학자, 정치인은 없는 현실입니다. 그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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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에 영향을 끼친 사람

Posted at 2010. 8. 2. 07:17// Posted in 이정훈 소개

‘내 삶에 영향을 끼친 사람’ 제목을 받아드니 참 난감합니다.
다시 한 번 가족 이야기를 써야 되는데 그러면 또 중복이 될 것 같구요.

하지만 ‘내 삶에 영향을 끼친 사람’이라는 제목에 충실하다면
전 엄마 뿐이 없네요. 선생님, 교수님 직장 선배 등 제 인생에 멘토가
있으면 그 분을 쓰면 좋겠는데 아직 없습니다.
(아, 최근에 RWS 김민영 이사님이 있네요. 
김민영 이사님이 진정으로 제 멘토가 될 수 있도록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겠습니다.)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점을 보았는데(아마 인터넷으로 추정됨)
부모와의 관계 풀이에서 제가 어머니의 꿈을 이루어주는 존재라고 했습니다.
피곤한 효자로 태어날 운명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죠.

돌이켜보니 많은 부문 맞는 말인 것 같습니다.
대학교 1학년 때 입니다. 그 때 부산에서 서울로 유학을 왔었는데
처음으로 빈, 부의 격차를 심하게 느꼈습니다. 어머니가 용돈을 준다고 해결되지
못하는 벽이 보였죠. 당시 압구정동에서 보았던 외제차들, 과 동기들이 입었던
많은 좋은 옷들, 그리고 선배들이 여자에게 껄떡거리기 위해 뿌리던 돈들.

학생 식당의 1,000원 짜리 밥이 항상 궁하였고 친구 넘이랑 소주 한 잔 하기가
궁했던 나에게는 그런 모습들이 벽으로 다가왔죠. 당시 현금카드에 9700원(수수료 300원)이
남아서 돈을 못 뽑으면 은행까지 달려가서 비굴하게 9000원 인출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 때 기억으로 전 은행 수수료를 무쟈게 싫어해요. 내 돈 내가 뽑는데 돈 내라는 나쁜 놈덜)

엄마를 원망했었죠. 그리고 가족을.
무슨 새끼들을 4명이나 나아서 이렇게 고생을 하는지.
책임지지도 못할거면서 능력도 안 되면서.
그리고 큰누나는 지가 맏이면 막내가 서울 왔으면 용돈도 주고 책임을 져야 될 거 아냐 등등

(아, 물론 일상은 아주 행복했습니다. 대개의 아이들이 그렇듯 객관적인 상황이
안 좋아도 그 속에서 나름 아이들은 재미있게 즐깁니다.)

그런 원망 속에서 답을 찾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제가 ‘독서 토론’이라는 ‘운동권’ 동아리를 했었는데
거기서 ‘사회 구조’의 문제를 깨우치게 된거죠.

이건 정말 죽도록 일하시는 엄마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구조의 문제이다.   
엄마 정도의 성실함이면 적어도 그 사회가 최소한의 양심이 있다면
자식 새끼 공부 시키는 건 문제가 없고 집도 있어야 한다.

어머니의 원망은 자랑으로 바뀌고 어머니에게 배운 성실함과 긍정적 마인드는
저의 최고의 자산이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몸에 각인된 기억이기에 나는
성공할 수 밖에 없다 라고 여기게 되었죠.

회사에 들어오고 인정을 받고 돈도 벌게 되었습니다. 또래 애들 보다 제 인생은
나아졌습니다. 어느 정도 인생의 길이 보입니다. 적어도 어머니처럼
남에게 비굴하게 굽신거리면서 살 필요는 없습니다. 알량한 자존심, 자존감은
지킬 수 있을 정도의 위치까지는 올라 왔습니다.

(아, 이게 제가 집을 샀다는 게 아닙니다.
대한민국이 그렇게 말랑말랑 하지 않다는 건 잘 압니다.
이걸 비유를 하자면 제가 아파트를 샀다는 게 아니라 음료수 정도는
내가 먹고 싶은 걸 마음대로 먹는다 정도입니다. ㅎㅎ)

하지만 전 이게 끝이 아니라 생각합니다.
불쌍하신 우리 어머니의 꿈을 이루는 것은 제가 보란듯이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우리 어머니 고개 안 숙여도 되도록 만드는 게 아니란 생각이 듭니다.

대학교 때 였습니다.
역시 동아리 였는데, 제 공부 정확히 장학금을 위해서 도서관을 갈 것이냐
동아리 후배 애들을 챙길 것이냐 대한 고민을 계속했었죠.
그러다 엄마도 원하는 게 내가 인생에서 성공하는게 아니라 인생에서 행복한 놈이
되는 걸 바라실거야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마음놓고 술 퍼먹고 놀았습니다. ^^

지금도 마찬가지 입니다. 비록 제가 지금 하는 일이 돈은 많이 받지만
이 일이 행복하지 않다면 언제든 빽도를 외치고 다시 시작해 보렵니다.
(아, 요즈음은 여자 친구라는 변수가 생겨 무쟈게 힘듭니다.)

‘가난해도 괜찮아’ 저의 새로 생긴 다짐입니다.

엄마가 가진 가난해서 작아야만 했던 집을 허물고
아파트를 사 주는 게 엄마의 꿈을 들어주는 게 아니라
그 작은 집에서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엄마의 꿈을 들어주는 거라 생각됩니다.

가난하기에 못 배우신 어머니라 비록 말로 표현을 못 하시겠지만
당신의 삶으로 보여주신 엄마의 꿈이 그것이라고 믿기에
조금 용기를 내어 보겠습니다.

p.s
이런 글도 올리고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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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태어나길 잘 했다.

Posted at 2010. 8. 1. 11:30// Posted in 이 책 읽어 보세요

9월달부터 시작하는 서울 문화재단 한 도서관 한 책 읽기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각 도서관마다 독서 토론을 한다. 여기에 독서 토론 운영자라는 타이틀을 달고 참여한다. 그래서 준비한 내용.
(독서 토론 전문가란 명함을 달고 돈을 받아야 한다. 엄청 부담이다. ㅎㅎ)

이 세상에 태어나길 참 잘했다
박완서 글/한성옥 그림/어린이 작가정신


논제
. 책의 후반부에 아들은 쓸쓸히 한국 드라마를 보시는 아버지에게 안마를 해 주십니다. 태어나서 제대로 아버지 얼굴도 모른 체 자란 아이가 처음으로 아버지와 진심 어린 신체 접촉을 하는거죠.  그런데 아버지는 묵묵히 보시던 TV만 봅니다. 여러분이 아버지라면 어떻게 했을까요?

. 이 책의 제목은 ‘이 세상에 태어나길 참 잘했다’ 입니다. 작가는 무엇이 세상 살아가는 이유라고 말하고 있나요? 그리고 여러분은 언제 이 세상에 태어나길 참 잘 했다고 생각하나요?

. 주인공 ‘복덩이’는 지 어미를 죽이고 죽이고 태어난 아이입니다. 하지만 다행히 성격이 비뚤어지지 않은 건강한 아이입니다. 어떤 힘으로 가능 하였을까요?

. 이 책에서 이모는 돌아가신 언니를 대신해서 복동이를 키웁니다. 친자식도 아닌 복동이를 정성스럽게 키우죠. 심지어 자신의 결혼도 복동이를 위해서 양보할 정도입니다. 여러분도 이처럼 자신의 핏줄이 아니더라도 잘 키울 수 있을까요?


짧은 감상
. 잘 노는 게 세상을 살아가는 이유이다. 자기 어미를 죽이고 태어난 ‘복덩이’ 이지만 친구들과 잘 어울리기에 구김 없이 잘 살아간다. 사람에게는 가족의 사랑 만큼이나 중요한 게 친구 관계이다.

책의 중간 부에 미국에 아버지 보러 간다고 했을 때 ‘복덩이’는 단지 친구들이 자기 몰래 영어 연수를 간다는 사실에 분해서 자기도 가야 한다고 결정 하였다. 나는 이게 단순히 아이의 짧은 생각, 혹은 작가의 설정이라고 생각되지 않는다. 어른들도 마찬가지. 가족보다 중요한 건 또래 집단에서 따돌림을 당하지 않는 것 이다.

. 불교에서는 윤회설을 믿는다. 하나의 생명은 죽어서도 사라지지 않고 계속 다른 개체로 생명을 이어간다고 한다. 그건 곧 하나의 생명이 태어났다는 건 다른 생명이 죽는다는 걸 의미하기도 한다. 이 책의 주인공 ‘복덩이’도 병약한 자기 어미를 죽이고 태어났고, 브라운 박사는 추운 겨울 날 자기 어미는 동사 했지만 자기가 알몸이 되더라도 어린 갓난 아기를 추위로부터 지켜 주었기에 살 수 있었다.

그들은 모두 자기 목숨을 바꿀 만큼 사랑했던 분들이 있었기에 생존이 가능하였다. 비록 그들의 어린 시절은 어미가 없어서 힘들었지만 그들은 태어날 때 부터 절대 사랑을 받고 태어난 것 이다. 그러고보면 이 세상의 모든 생명은 사랑으로 태어났다. 이 세상에 태어나길 참 잘 한 것이다.

발췌
p.17 예쁘면 머 하나, 아빠를 붙들어 두지도 못한걸. 아빠는 그 때 딱 한 번 나를 보고 나서 미국으로 이민을 가 버렸다.

p.111 나는 암만해도 가족보다도 친구를 더 좋아하나 보다. 그 애하고 친해지고부터는 아버지네 집에서 내가 겉도는 게 조금도 고통스럽지 않았다.

p.151 이 세상에서 아무도 그를 반기지 않고 사랑하지도 않았을 거라는 생각은 소년으로 하여금 이 세상의 아무것도 사랑할 수 없게 만든 겁니다.

p.152 아무렴 달라지고 말고요. 나 같은 게 이 세상에 왜 태어났을까, 하면서 살 때하고 이 세상에 태어나길 참 잘했다, 하면서 사는 세상이 같을 수가 없죠. 앞의 것은 원망이고 뒤의 것은 감사니까요.

p.153 그 아이가 나를 보고 “너 울었니” 하는 걸 보니 내 눈도 글썽한가? 어떻게 안 우냐? 나야말로 어떻게 태어난 목숨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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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의 통찰력(?)
분쟁 지역 전문 기자 김영미, 뉴욕/뉴저지 한인유권자센터 소장 김동석 그리고 이번 호에서는 편집장님까지. 기존 언론에서 잘 다루지 않는 새로운 소재에 대하여 높은 통찰력으로 일목 요연하게 정리해 주셔서 관련 흐름을 알게 된 좋은 기사들 이었다. 시사인이 아닌 다른 매체에서는 접하기 힘든 기사였으리라. 

근데 이게 내가 이러한 분야에 전혀 지식이 없어서 이러한 기사가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라는 의문점이 들었다. 예를 들어 이번 호 ‘밤 10시 드라마’에 관한 기사는 나에게 참 새로운 기사였다. 미니시리즈를 거의 보지 않았기에 10시 드라마가 전체 주말, 아침 드라마의 유행을 선도한다는 개념 자체가 신선한 통찰 이었다. 내가 만약 드라마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이러한 기사는 단순히 잘난 척하는 식상한 기사였을까? 

유사하게 미국에 관한 김동석 님의 기사도 한국인이 아니라 만약 미국 정치에 관심이 있는 미국 시민이라면 이러한 기사들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그들이라면 이 기사는 한국인과 달리 소재와 표현 방식이 신선하지 않을 것 이다. 그러면 과연 미국인들게는 어떤 것이 있어야 할까? 이 기사를 쓰신 분의 기저에 깔린 사고 내지는 철학이 존경할만한 하다 라는 생각이 들까? 그리고 이 기사가 그들의 삶에 변화를 줄 만한 진실 혹은 감동이 있을까? 

이번 백악관 기사에서는 앞 부분의 기사 대부분을 실제 백악관에서 3명의 주요 참모가 나눈 대화를 그대로 인용하였다. 실제 옆에서 들었을리가 만무하니 다른 기사를 그대로 받아 썼으리라. 한국인이 아닌 미국인이라면 전혀 새롭지 않은 내용이 아닐까? 

읽다 보니 소재의 새로움이 외 별다른 가치를 찾아보기 힘든 기사였다 라는 아쉬움이 들었다. 상대적으로 다른 분들에 비해서.


“여기가 강간의 공화국이냐”
와글와글, 캄보디아 초은 씨, 피자가 햄버거를 제명하는 외부 기고까지 이번 호에서는 대한 민국 남자임을 부끄럽게 하는 기사들이 많았다. 정말 창피하다.

이번 호에 처음으로 선정적인 사진들이 보였다. 굳이 끈까지 벗어서 썬탠을 하고 있는 여자 분들의 사진을 자외선 차단 기사에 자료 사진으로 사용하였다. 다른 잡지라면 평범한데 약간 의아했다. 그리고 동물사랑협회실천협회의 철창 퍼포먼스 사진에서는 사람들의 일그러진 표정보다는 중간 여자분의 하얗게 들어난 허벅지가 내 눈에는 더 들어왔다.


이러한 사진은 당연한 인간 본성의 하나인 수컷 본능으로 극히 자연스럽게 바라볼 수 있는 사진인데 어째 ‘외국 사람들이 보면 한국 사람 전체가 성도착증에 걸린’ 대한민국의 남자라 이 사진들도 참으로 민망했다. 

불쌍한 대한민국 남자들이 건강한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피해자의 관점으로 본 후속 기사를 기대해 본다.


표지 
독자위하면서 본 최고의 표지다. 대담한 클로즈 업으로 사진 속 인물의 슬픔이 그대로 담겨져왔다. 눈물을 머금은 입술이 선명하다. 정말 눈물 이 외 할말을 잃은 사람들이다.


기타
. 임지영 기자의 차분하지만 따뜻한 관심이 넘치는 커버스토리 잘 읽었다. 나도 그들에게 초호은릉에이 아닌 초은, 탓티황옥이 아닌 황옥이라고 불러야 겠다.

. 4대강의 새로운 국면일까? 앞으로 피해를 당하는 4대강 사진이 아니라 투쟁하는 4대강 사진 많이 보았으면 한다. 나부터 가야되나? ㅎㅎ

. 2주 연속 대박이다. 폭행, 성회롱까지. 와글와글 재미있게 잘 읽었다.

. 슬슬 기자들 이름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객관성을 잃어가고 있는 것 같은 불길함. 허...

. 굽시니스트의 끝은 어디일까? 게임아이템까지 끌어들이는 솜씨가 놀라울 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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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위원으로 있는 시사인 149호 리뷰.
별거 다 하고 산다고 여자 친구에게 엄청 욕먹고 있다.
아~~~ 일을 요리 하면 벌써 잘 되었을 건데. 최소한 밥벌이는 제대로 할 건데.


* 사회 in : 인천대교 마티즈 사고
여지껏 읽은 기사 중에서 최고로 쉬운 기사였다. 건강 보험 하나로 기사 등이 좋아지기는 하였지만 여전히 시사인의 과학 in, 경제 in 의 기사는 친절한 편이 아니다. 조금만 어려운 내용 혹은 단어가 나오면 이게 뭐지라고 갸우뚱 하게 된다. 

그에 비해서 이번 마티즈 기사는 쉽게 설명 했다. 더 좋은 건 기사의 메세지도 분명했다. 먼저 3장의 사진으로 의문점이 풀렸다. 특히 인천대교 참사 당일 마티즈 행적 설명은 시간별 사건의 순서가 약도와 함께 표시되어 그 날 상황이 눈에 보이는 것 같았다. 그리고 실제 CVT 경고등을 보여주어 어려운 CVT 용어가 쉽게 와 닿았다.

또한 기사의 메세지도 분명했다. 그동안 마티즈 CVT 관련 사건이 여러 번 발생했음에도 제대로 된 제조사 조치와 홍보가 되지 않았다는 이 사건의 문제점이 선명하게 나타났다. 기사 표현대로 이 사건 운전자가 사전에 마티즈 문제를 알고만 있었어도 이런 참사는 없었을 것인데 읽는 내가 정말 안타까웠다.

앞으로 어려운 기사가 이 기사처럼 많이 많이 쉽게 표현되었으면 한다. 

* 섬세하지 않는 편집
시사인은 표지의 ”남색 띠” 만큼이나 세련되지 못한 잡지라는 인상을 많이 준다. 철저하게 기자의 기사, 글자로만 승부하려는 고집일까? 상대적으로 섬세한 편집 과정을 거친 디자인이라는 맛이 없다.

이번 호도 마찬가지다. 강원도 막국수에 나온 지도는 이제 네비 때문에 더이상 보지않는 지도책에만 나오는 지도이다. 구글 어스도 이제 나온지 꽤 되었는데 이건 너무 클래식 하다. 홍대 기사의 스트리즈 H 약도와 깔끔함이 너무 대비된다. 지도의 이미지는 선명하지도 않아 맛깔 넘치는 아래 막국수 사진과 어울리지 않는다. 그리고 p.30 서울시 부채 현황이라는 의 표도 어지럽다. 일단 색깔 자체가 남색 타이틀에 빨간색, 초록색 넘쳐난다. SH 공사를 강조하는 것 같은데 글쎄이다. 그리고 23,593,336(단위 백만원) 이건 한참봐야 23조라는 걸 알 수 있다. 그냥 23.5조라고 하지. SH 공사가 16.3조 이던데 이건 전체 숫자를 쓰지 말고 16.3조(69%) 이러면 좀 더 잘 나타날 수 있을 것 같고.

* 마피아들
편집국장의 편지, 커버스토리-금융, 특집-지방재정, 시사에세이 등까지 한 번에 아우르는 ’야마'는 권력이란 곧 자기 이속만 챙기는 집단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 본다. 지방 재정을 거덜내는 지방 토건 마피아 들, 자기 사람 이익을 위해 시장의 원리를 무시하는 금융 마피아, 그것도 기득권이라고 거기에 안주하는 야당 마피아 들. 인간이란 이리도 자기 욕망에 충실한 집단이라는 게 새삼 느껴진다.

* 표지 이미지 약하다.
빨대가 너무 작고 조약스럽다. 기사 내용과는 다르게 겨우 조그마한 빨대를 꼽아서 떨어지는 떡고름 받는다는 느낌. 기사 내용에서 보여지는 누군가 뒤에서 전체를 조종한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그리고 시장의 원칙이 아닌 자기 잇속 챙기기라는 핵심도 들어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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